귀에서 ‘이 소리’나면 이명 아니라 뇌졸중?

많은 분들이 이명을 '귀에서 나는 소리' 정도로 생각하십니다. 참고 견디다 보면 언젠가 나아지겠지, 혹은 이게 내 운명이려니 하며 체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명은 때로 우리 몸이 보내는 아주 중요한 위험 신호입니다. 특히 어떤 종류의 이명인지에 따라, 그것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의 직접적인 경고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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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0, 2025
귀에서 ‘이 소리’나면 이명 아니라 뇌졸중?
많은 분들이 이명을 '귀에서 나는 소리' 정도로 생각하십니다. 참고 견디다 보면 언젠가 나아지겠지, 혹은 이게 내 운명이려니 하며 체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명은 때로 우리 몸이 보내는 아주 중요한 위험 신호입니다. 특히 어떤 종류의 이명인지에 따라, 그것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의 직접적인 경고일 수 있는데요.
오늘은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이명, 그중에서도 뇌졸중과 직접 연결된 위험한 신호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그 첫 번째는 아마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명과는 조금 다른 소리일 수 있습니다.
 

심장처럼 ‘두근두근’ 환청이 아닐지도

 

귀가 아니라 혈관 소리?

 
일반적인 이명과 달리, 심장 박동에 맞춰 '쿵쿵', '두근두근' 울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이것을 박동성 이명이라고 부르는데요. 실제로 이 소리는 환청이 아닙니다. 귀 주변 혈관을 흐르는 비정상적인 혈류의 소리를 실제로 듣는 물리적 현상입니다. 의사가 청진기를 귀에 대면 함께 들을 수 있을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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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속 혈관은 잘 뻗은 고속도로처럼 매끄럽게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혈액이 빠르고 조용하게 흐를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런데 어딘가 좁아지거나,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거나, 잘못 연결된 곳이 생기면 그곳을 지나는 혈류에 난기류가 발생합니다. 마치 좁은 통로로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가며 소음이 생기는 것과 같아요. 바로 그 소리가 우리 귀에 박동성 이명으로 들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소리를 만드는 혈관의 문제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박동성 이명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그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혈관이 보내는 직접적인 경고

 
박동성 이명의 원인을 살펴보면 이 증상이 얼마나 위험한 신호인지 이해하게 됩니다.
 
원인 1. 경동맥 협착증입니다.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목의 큰 혈관인 경동맥이 점점 좁아지는 질환입니다. 혈관벽에 콜레스테롤과 염증성 물질이 쌓이면서 혈관 지름이 줄어들고, 좁아진 통로를 억지로 지나가는 혈액이 소리를 냅니다. 이 혈관이 완전히 막히거나 쌓여있던 찌꺼기가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발생합니다.
 
원인 2. 동정맥루입니다. 원래 동맥에서 모세혈관을 거쳐 정맥으로 흘러가야 할 혈액이, 동맥과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직접 연결되어 버리는 질환입니다. 높은 압력의 동맥혈이 낮은 압력의 정맥으로 쏟아지면서 소용돌이가 생기고, 이것이 박동성 이명으로 들립니다. 뇌 안에 이런 연결이 생기면 혈관이 터질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원인 3. 뇌동맥류입니다. 뇌혈관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입니다. 약해진 혈관벽이 혈압을 견디지 못하고 꽈리 모양으로 팽창하는데, 이곳을 지나는 혈류가 불규칙해지면서 소리가 발생합니다. 이 풍선이 터지면 뇌출혈로 이어집니다.
 
박동성 이명을 무시하는 것은 심근경색이 오기 전 가슴 통증을 방치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우리 몸이 소리로 직접 위험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더 급박한 상황이 있습니다. 이명과 함께 다른 증상이 동반될 때인데, 이때는 뇌에서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일에 즉각 대응해야 합니다. 아래 이어서 설명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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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과 함께 나타나는 ‘뇌졸중의 신호’들

 

1분마다 수백만 개의 뇌세포가 죽어갑니다

 
뇌졸중은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갑자기 차단되는 질환입니다. 우리 뇌에서 소리를 처리하는 부위에 혈액 공급이 막히면 비정상적인 신경 신호가 발생하고, 이것이 이명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1분마다 수백만 개의 뇌세포가 죽어갑니다. 망설이는 그 순간에도 뇌는 계속 손상되고 있습니다.
 
이명과 함께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야 합니다.
 
check 1. 거울을 보고 이하고 웃어보세요.
한쪽 입꼬리가 처지거나 얼굴 한쪽이 비뚤어진다면 뇌졸중의 신호입니다.
 
check 2. 양팔을 앞으로 쭉 들어보세요.
한쪽 팔이 스르륵 내려온다면 뇌의 운동 중추가 손상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check 3. 간단한 문장을 말해보세요.
갑자기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평소 쓰던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면 언어 영역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check 4. 머리 통증을 확인하세요.
망치로 맞은 듯 생전 처음 겪는 극심한 두통이 시작된다면 뇌출혈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증상들은 '지켜보자'라는 태도로 그냥 넘길 수 없습니다. 직접 운전해서 병원에 가는 것도 위험할 정도인데요. 119 구급대원이 최적의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안전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응급실까지는 아니더라도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또 다른 위험한 이명이 있습니다. 바로 한쪽 귀에서만 들리는 이명입니다.
 

한쪽 귀만 들리는 이명? ‘골든타임’ 중요해

 

돌발성 난청이 보내는 경고

 
아침에 일어났더니 갑자기 한쪽 귀가 먹먹하면서 '윙' 하는 이명이 들립니다. 처음에는 '귀에 물이 들어갔나?' 싶어 면봉으로 귀를 후비거나, 하루 이틀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생각하며 넘기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건, 돌발성 난청이라는 응급 질환입니다.
 
돌발성 난청은 청각신경이 갑자기 손상되면서 발생합니다. 청력이 떨어지고, 손상된 신경이 비워버린 소리 신호를 뇌가 스스로 채우려고 발현되는 증상이 바로 이명입니다. 심각한 손상의 직접적인 증거인 셈이죠.
 
사실 생명이 위험한 건 아니지만, 청력을 영구적으로 잃을 수 있는 또 다른 종류의 응급상황입니다. 골든타임은 단 3일에서 7일입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청력 회복 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귀가 갑자기 안 들리면서 이명이 반나절 이상 지속된다면 즉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전문의의 진단을 받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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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만 계속 들리는 이명의 의미

 
돌발성 난청이 아니더라도 한쪽 귀에서만 지속적으로 이명이 들린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좌우 대칭인 우리 청각신경 경로 어딘가에 국소적인 문제가 생겼다는 증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문제가 청신경 종양입니다. 청각신경에 생기는 양성 종양으로, 대부분 천천히 자라지만 크기가 커지면 뇌간을 압박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고전적인 초기 증상이 한쪽의 이명과 점진적인 청력 저하입니다. 정밀 검사와 뇌 MRI가 필요할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서 혹시 이런 생각이 드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명과 뇌졸중이 정말 관련이 있나요? 단순히 귀의 문제 아닌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과학적 연구 결과들이 보다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뇌졸증, 이명 환자가 더 위험한 이유

 

연구로 입증된 위험성

 
2018년, 대한민국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2002년부터 2013년 사이 775명의 돌발성 난청 환자를 11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돌발성 난청 환자군에서는 연간 1,000명당 13.5명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반면 돌발성 난청이 없는 대조군에서는 연간 1,000명당 7.5명이었습니다. 거의 2배 가까이 높은 수치입니다.
 
숫자로만 보면 단순한 통계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 뒤에는 우리 몸의 혈관 시스템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가 숨어 있습니다.
 

‘미세혈관’이 보내는 메시지

 
우리 몸의 다른 부위는 대부분 이중으로 혈액 공급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손은 요골동맥과 척골동맥, 두 개의 동맥에서 혈액을 공급받습니다. 한쪽 동맥이 막히더라도 다른 쪽에서 혈액이 들어올 수 있어 조직이 보호됩니다.
 
그런데 내이(內耳)는 다릅니다. 단 하나의 작은 동맥으로만 혈액을 공급받습니다. 혈전이나 염증으로 이 동맥이 막히면 대안이 없습니다.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얻을 방법이 사라지면서 청각을 담당하는 유모세포가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데요. 작은 혈관이 막힐 정도로 혈액 상태가 좋지 않다면, 심장으로 가는 큰 혈관이나 뇌로 가는 중간 크기 혈관도 당연히 위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미세혈관의 문제는 전신 혈관 건강의 적신호인 셈이죠.
 
실제로 이명 환자분들의 혈액검사 결과를 보면, 혈액의 끈적끈적한 정도가 높거나 혈관을 좁게 하는 염증성 물질이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됩니다. 이런 상태는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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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 징후를 어떻게 알 수 있죠?

 
여기서 더 불안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명이 뇌졸중의 위험 신호일 수 있다고 했는데, 원인을 모르면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요? 이비인후과 이명 검사상 이상이 없다는데, 그럼 혈관 건강은 괜찮은 걸까요? 돌발성 난청 환자가 일반인보다 뇌졸중 위험이 2배 높다는 연구 결과는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일까요?
 
많은 분들이 바로 이 지점에서 갇혀버립니다. 증상은 분명히 있는데 원인은 알 수 없고, 위험하다고는 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
 

증상이 아니라 ‘원인’을 봐야 합니다.

 
답은 명확합니다. 귀가 아니라 다른 곳을 봐야 합니다. 이명은 단순히 귀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우리 몸 전체가 보내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귀 자체에 구조적 문제가 없다는 것은 오히려 좋은 소식입니다. 그것은 전신 건강의 불균형을 바로잡으면 이명도 함께 좋아질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숨어있던 뇌졸중의 위험 요인들도 미리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능의학은 바로 이 '근본 원인 찾기'에 집중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증상이 아니라, 그 증상을 만들어낸 몸 전체의 불균형을 찾아내는 것.
 

이명의 숨겨진 뿌리들

 
그렇다면 귀에는 이상이 없는데 이명이 들리게 만드는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것들이 어떻게 뇌졸중 위험과 연결되어 있을까요?
 
대사기능의 불균형이 첫 번째입니다. 혈당이 불안정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면 미세혈관에 손상이 생깁니다. 내이로 가는 작은 혈관들의 순환이 나빠지면서 이명이 발생하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미세혈관이 손상되었다는 것은 뇌로 가는 큰 혈관도 서서히 손상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계와 호르몬의 불균형도 중요한 원인입니다. 만성 스트레스로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류가 감소합니다. 갑상선 호르몬, 코르티솔, 성호르몬의 불균형 역시 이명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킵니다. 이런 호르몬 불균형은 동시에 혈압 상승, 혈관 경직도 증가로 이어져 뇌졸중 위험을 높입니다.
 
혈관순환의 장애가 직접적인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혈중 지질 농도가 높거나 혈소판이 쉽게 뭉치는 상태, 혈관벽의 만성 염증은 미세순환을 방해합니다. 이명 환자분들의 혈액검사를 해보면 혈액이 끈적끈적하거나 염증 수치가 높은 경우를 자주 발견합니다. 이것은 바로 뇌졸중의 직접적인 위험 요인입니다.
 
중금속 중독이나 장 염증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납이나 수은 같은 중금속은 신경세포에 직접적인 독성을 가집니다. 장 점막의 염증은 전신 염증 반응을 일으켜 혈관 건강에 영향을 줍니다. 만성 염증은 혈관벽을 손상시키고 혈전 형성을 촉진합니다.
 
이렇게 보면 귀에는 이상이 없지만, 그 속에 오히려 더 중요한 메시지를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몸 전체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그리고 뇌졸중 같은 큰 문제로 가기 전에 지금 바로잡아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이명의 근원을 찾는 곳, 하이맵의원
이명의 근원을 찾는 곳, 하이맵의원
 

이명 때문에? 이명 ‘덕분’일지도

 

어쩌면 생명을 구할 기회

 
대부분의 정보가 이명의 치료에 집중합니다. 물론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제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명을 통한 심각한 질환의 조기 발견입니다.
 
실제로 이명 덕분에 뇌졸중이나 뇌종양을 조기에 발견해서 생명을 구한 사례가 많습니다. 이명이 없었다면 혈관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채 큰 사고로 이어졌을 케이스들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이명은 우리 몸이 보내는 고마운 경고 신호입니다. 그리고 이명의 근본 원인을 찾아 치료하면, 예상치 못한 긍정적인 변화들이 함께 찾아옵니다.
 

뿌리를 치료하면 몸 전체가 회복

 
이명은 귀만의 단일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의 신호이기에 그 근원을 알아내고 개선하면 연결된 다른 문제들도 함께 회복됩니다.
 
예를 들어, 뇌기능의 불균형을 해소하면 불안, 공황장애, 우울증 같은 증상이 좋아질 뿐 아니라 인지 기능도 개선됩니다. 혈관이 좁아지고 혈액이 끈적끈적해지는 문제를 해결하면 심장병의 발병 위험도가 낮아집니다. 장 기능을 좋게 해서 근육량을 늘리고 몸 안의 염증 반응을 낮추면 자가면역질환이 같이 호전되는 사례도 정말 많습니다.
 

작은 신호를 놓치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이걸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명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뇌졸중이나 청력 손실을 미리 알리는 우리 몸의 소중한 경고 신호라는 것. 박동성 이명, 한쪽 귀에서만 들리는 이명, 신경학적 증상과 동반되는 이명은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증상을 체크하고,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으세요. 그리고 기억하세요. 이명이 들린다는 것은 ‘아직 우리 몸이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그 신호에 귀 기울이고 적절히 대응한다면, 더 큰 문제를 예방하고 소중한 내 건강을 제자리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
이명의 증상은 개인차가 있으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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