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건선? 이름 모를 난치성 피부병 회복 기록

난치성 질환이라 불리는 것들도 뿌리를 찾아 하나씩 해결하다 보면, 그 문제를 언젠가는 반드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완주하시기를 바랍니다. 이 글이 지금 같은 어둠 속에 있는 분들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이맵의원's avatar
Dec 24, 2025
아토피? 건선? 이름 모를 난치성 피부병 회복 기록
"4년 만에 이불을 덮고 편안하게 누웠어요.
아무 이물감 없이 그냥 잘 수 있다는 게…
엄마랑 같이 울었습니다."
27세 청년의 이 한마디에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시간의 무게가 담겨 있습니다. 이불을 덮고 눕는 것.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이 환자에게는 4년간 꿈꿔온 일이었습니다.
22살, 누구보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던 나이.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던 그때,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부질환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청년은 자신의 몸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이 글은 그 5년간의 여정과 회복에 대한 진솔한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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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작은 두드러기였습니다

 
최형식(가명, 이하 형식님)에게는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 있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신약 임상 시험에 참여하던 중, 생전 처음 피부에 발진이 나타나기 시작했죠. 그리고 자전거를 타다 왼쪽 팔꿈치에 미세골절이 생겨 소염진통제를 며칠 복용한 후,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허벅지 안쪽부터 시작된 가려움과 두드러기. 처음에는 그저 가벼운 피부 트러블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증상은 점점 위로 올라왔습니다. 몸 전체가 붉어지고,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했습니다. 비듬처럼 각질이 끝없이 떨어져 내렸고, 상처에서는 진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아토피인가요?"
"건선 같기도 하고…"
"습진 양상도 있는데…"
 
병원마다 다른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토피도, 건선도, 습진도 아닌.. 어디에도 정확히 해당되지 않는 증상. 안에서 뭔가 숨었다가 나타났다를 반복하는 느낌. 의사들조차 정의를 내리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피부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먹어도 소화가 되지 않았고, 대변은 일주일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했습니다. 형식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산송장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여기서는 안 됩니다"

 
내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심지어 정형외과까지. 갈 수 있는 모든 과를 찾아다녔습니다. 대략 15군데에서 20군데는 다녀봤던 것 같다고. 한의원도 세 군데를 갔습니다.
 
병원마다 반응은 비슷했습니다.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의사 선생님들의 표정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한참을 보시다가 돌아오는 대답은 늘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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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토피도 아니고 건선도 아닌 거지. 증상이 어때요?"
 
오히려 환자에게 역으로 질문을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처방은 언제나 항히스타민제 아니면 스테로이드 연고. 약을 먹으면 잠깐 호전되지만, 끊으면 다시 올라오고 더 심해지기를 반복했습니다. 어느 병원에서는 진료비를 돌려주며 다른 큰 병원에 가보라고까지 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곳에서 들은 말은 더 가혹했습니다.
 
"얘는 안 돼. 죽었어. 이거는 어느 세계의 약도 없어."
 
그때 기분이 어땠냐는 질문에, 환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악에 받쳤던 것 같아요. 무시도 워낙 많이 받았고,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더 찾아봤던 것 같아요."
 

영상 하나가 바꾼 방향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찾아보던 중, 우연히 '이웃집 닥터'라는 유튜브 채널을 발견했습니다. 한 의사가 환자의 검사 수치를 상세하게 다루며, 치료 과정을 하나하나 풀어주는 영상이었습니다. 어떤 검사를 했고, 어떤 결과가 나왔으며, 그에 맞춰 어떤 약과 영양제를 맞춤형으로 처방했는지.
 
모든 영상을 다 봤습니다. 그리고 확신이 생겼습니다.
 
"병명은 내려줄 수 없지만,
그 병명에 맞게 맞춤형 치료를 해줄 수 있는 의사.
어쩌면 이분이지 않을까."
 
하이맵의원에서 운영 중인 이웃집닥터TV
하이맵의원에서 운영 중인 이웃집닥터TV
 
기능의학이라는 분야를 처음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돈이 얼마가 들든 여기를 가야겠다는 결심이 섰다고 하셨죠.
 
하이맵의원에 처음 방문했을 때, 다른 병원과 확연히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의료진이 당황한 기색이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심한 환자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 담담함이 오히려 신뢰를 주었습니다.
 
"일단 검사를 먼저 해보자.
장 누수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명쾌한 제안이었습니다. 피부를 직접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 문제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찾겠다는 접근. 그동안 어느 병원에서도 듣지 못했던 이야기였습니다.
 
"좋아질까요?"라는 질문에 담담하게 건넨 한마디. 그 말 한마디가 마지막이라 생각했던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열어주었습니다.
 

피부가 아닌, 뿌리를 치료하다

 
검사 결과, 예상대로 장 누수가 확인되었습니다. 피부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뿌리가 장에 있었던 것입니다. 동시에 부신 기능 저하도 발견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만성 스트레스와 염증에 시달리며 부신이 지쳐 있었습니다. 다행히 균 감염이나 중금속 축적 문제는 없어서, 치료 기간이 다른 환자들보다 단축될 수 있었습니다.
 
치료는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시작되었습니다. 장점막을 회복시키는 영양요법, 지쳐있던 부신 기능을 되살리는 수액 치료영양 처방, 떨어진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치료, 전신에 퍼진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치료. 여기에 식이요법까지 병행했습니다.
 
초기 반응은 드라마틱했습니다. 눈에 띄게 피부가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빨리 좋아질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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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그리고 완주

 
하지만 회복의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간 기능 회복을 위한 수액으로 치료를 전환한 후, 갑자기 피부가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온몸이 다시 벗겨지고, 가만히 있어도 진물이 수돗물처럼 흘러내렸습니다. 운동을 아무리 해도 그렇게까지 땀을 흘려본 적이 없는데, 가만히 있어도 계속 진물이 나왔습니다.
 
의료진도 놀랐는데요. 그런데 형식님은 의외로 담담했습니다.
 
"약이 잘못됐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아, 죽어있던 장기들이 이제 일을 시작하나 보다,
안에 있던 독소들이 빠져나오나 보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이맵의원과 형식님은 원인을 찾기 위해 약을 하나씩 끊어보고, 다시 하나씩 먹어보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용했던 영양제 중 특정 허브 성분이 이 환자에게는 과민 반응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확인되었습니다. 해당 성분을 빼고 다시 치료를 조정하자, 다시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포기를 안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원장님이 옆에 계셨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그게 정답이었고요."
 
함께 고비를 넘긴 시간, 포기하지 않고 끈을 잡고 간 것이 회복의 열쇠였습니다.
 

일상이라는 선물

 
이제 형식님의 피부는 깨끗합니다. 진물도 더 이상 나지 않습니다. 완전히 재생 과정으로 넘어갔습니다.
 
한여름에도 오토바이 전용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모든 시선이 느껴져서 싫었고, 앞에 있던 사람이 몰카(?)인 줄 알고 뛰어간 적도 있었습니다. 짧은 옷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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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마스크 없이 외출할 수 있습니다. 짧은 옷도 입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4년 만에, 이불을 덮고 편안하게 누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22살부터 27살까지. 형식님은 꿈을 향해 달려가야 할 시간을 병과 함께 보냈습니다. 아픈 와중에 우울증도 겪었고, 주변에서는 늘 "날카롭다", "살기가 돋는다"는 이야기도 들어왔었죠.
 
하지만 이제 그 시간들이 앞으로 살아갈 남은 여생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합니다. 쉽게 되는 것은 없다는 것, 훌륭한 사람이 옆에 있어도 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멀쩡하게 걸어 다니고 멀쩡하게 일어나는 것. 그런 사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배웠다고 합니다.
 

같은 길 위에 있는 분들께

 
형식님처럼 떼려고 해도 떨어지지 않은 피부 질환의 길을 걷고 있는 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치료 중에 좋아지다가 나빠지는 것,
어쩌면 그게 초록불일 수 있다고.
 
내가 이때까지 쌓아온 과오,
몸을 혹사시키고 스트레스 받고
좋지 않은 것들을 먹은 결과물이
빠져나오는 거라고 생각하라고.
 
그걸 견디셔야 이겨내실 수 있다고.
 
경제적인 문제로, 심리적인 이유로 치료를 중단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시작조차 엄두를 내기 어려운 분들도 계시고요. 모든 것을 다 하기 힘들다면, 내 여건에 맞는 한두 가지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내가 가능한 것에 맞는 치료의 조합을 찾아서, 생활요법에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난치성 질환이라 불리는 것들도 뿌리를 찾아 하나씩 해결하다 보면, 그 문제를 언젠가는 반드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완주하시기를 바랍니다.
 
이 글이 지금 같은 어둠 속에 있는 분들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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