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 계속하는 이유, 개선(치료) 방법은?

아침마다 반복되는 복통과 설사. 출근길 지하철에서 내려야 할지 고민하고, 중요한 회의 중에도 화장실 위치부터 확인하게 되는 날들. 약속 장소를 정할 때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혹시 급하면 어디로 가야 하지?"라는 생각입니다. "도대체 원인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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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3, 2025
설사 계속하는 이유, 개선(치료) 방법은?
아침마다 반복되는 복통과 설사. 출근길 지하철에서 내려야 할지 고민하고, 중요한 회의 중에도 화장실 위치부터 확인하게 되는 날들. 약속 장소를 정할 때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혹시 급하면 어디로 가야 하지?"라는 생각입니다.
금방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며칠을 인내해 봅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고, 2주가 지나도 증상은 계속됩니다. 대장내시경을 받아봐도 '특별한 이상 없음'이라는 결과만 반복될 때, 우리는 질문하게 됩니다.
"도대체 원인이 뭐야?"
설사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배탈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몸이 보내는 더 깊은 신호일 수 있죠.
 

급성 설사 vs 만성 설사, 무엇이 다를까요?

 
설사를 이해하려면 먼저 급성만성을 구분해야 합니다. 의학적으로는 2~4주를 기준으로 나눕니다.
 
급성 설사대부분 2주 이내에 자연스럽게 회복됩니다. 감염, 식중독, 과식, 일시적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죠. 우리 몸이 유해한 것을 빨리 내보내려는 방어 반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만성 설사4주 이상 지속되며, 단순히 '무언가 나쁜 것을 먹어서'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때는 장 자체의 문제, 면역 체계의 이상, 호르몬 불균형, 혹은 생활 전반의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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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설사, 왜 생기고 어떻게 대처할까요?

 

Q. 주요 원인은?

#감염성원인 #식중동 #급체 #과식 그리고 #스트레스
 
감염성 원인이 가장 흔합니다.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나, 살모넬라, 대장균 같은 세균이 장에 침입하면 우리 몸은 이를 빨리 배출하려고 설사를 일으킵니다. 식중독도 비슷한 메커니즘입니다. 상한 음식이나 오염된 물을 섭취했을 때, 몸은 독소를 빠르게 제거하기 위해 장 운동을 촉진합니다.
 
급체나 과식은 소화기관에 갑작스러운 부담을 줍니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기름진 음식을 먹었을 때, 소화효소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설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스트레스인데요. 중요한 시험 전날, 발표를 앞두고 배가 아픈 경험, 있으신가요? 바로 장-뇌 축(Brain-Gut Axis)이라는 연결고리 때문입니다. 우리의 장과 뇌는 신경을 통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있으며, 정신적 긴장은 곧바로 장 운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급성 설사, 이렇게 대처하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과 전해질 보충입니다. 설사로 잃어버린 것은 단순히 물만이 아닙니다. 나트륨, 칼륨 같은 전해질도 함께 빠져나갑니다.
 
경구수분보충요법(Oral Rehydration Therapy)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물 1리터에 소금 1티스푼(약 3g)과 설탕 6티스푼(약 18g)을 섞어, 15분마다 150ml씩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시중의 이온음료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당분이 너무 많다면 물로 약간 희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지사제는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설사를 멈추려고 지사제를 먼저 찾습니다. 하지만 세균성 장염의 경우, 지사제가 오히려 독소 배출을 막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 같은 염증성 장질환이라면 더욱 위험할 수 있습니다.
 
섭취하면 좋은 음식들
  • 바나나 : 펙틴 성분이 장을 진정시키고, 칼륨 보충에 효과적
  • 흰쌀죽 : 소화가 쉽고 변을 단단하게 만드는 효과
  • 삶은 계란 : 영양가가 높으면서 소화 부담이 적음
  • 으깬 감자 : 칼륨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됨
  • 요거트 : 프로바이오틱스가 함유되어 장내 균형을 도움
  • 생강차 : 항염 효과로 장벽을 진정시킴
  • 매실 : 구연산 성분이 박테리아 번식을 억제
 
피해야 할 음식들
  • 유제품(요거트 제외) : 설사 중에는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 > 일시적 고갈 > 증상을 악화
  • 기름진 음식 : 장 수축을 촉진하여 설사를 악화
  • 가스 생성 음식 : 콩류, 브로콜리, 양배추, 양파 등
  • 알코올, 카페인, 탄산음료 : 소화계 자극
  • 인공 감미료 : 완하 효과(인분을 부드럽게 하고 배변을 증가시키는 물질)가 있어 증상을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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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설사,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4주 이상 설사가 계속된다면, 이제는 다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만성 설사는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1. 과민성 장증후군 (IBS)

 
국내 성인 10명 중 1명 이상이 겪는 가장 흔한 만성 설사의 원인입니다. 구조적으로는 정상이지만, 장의 운동성과 감각이 과민해진 상태입니다. 스트레스, 특정 음식, 수면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증상을 일으킵니다.
 
진료실에서 많은 환자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검사는 다 정상인데, 왜 이렇게 계속 아픈지 모르겠다고. 바로 이것이 과민성 장증후군의 특징입니다. 보이는 문제는 없지만, 기능의 불균형이 있는 것이죠.
 

2. 염증성 장질환 (IBD)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같은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잘못된 신호를 받아 장 자체를 공격하면서 만성 염증이 생깁니다. 혈변, 심한 복통, 체중 감소가 동반되며,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3. 음식 불내증

 
유당불내증이나 글루텐 불내증처럼, 특정 음식 성분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문제는 증상이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 먹은 음식이 내일 혹은 며칠 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원인 음식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4.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신체 대사가 전반적으로 빨라집니다. 장 운동도 함께 증가하면서 설사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체중 감소, 심장 두근거림, 손 떨림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갑상선 검사를 고려해봐야 합니다.
 

5. 췌장 질환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효소가 부족하면, 음식물이 제대로 분해되지 못합니다. 특히 지방 분해가 어려워지면서 기름진 변과 함께 설사가 나타납니다.
 

6. 약물 부작용

 
항생제, 제산제, 혈압약, 항암제 등 많은 약물이 설사를 부작용으로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항생제는 유익균까지 함께 죽이면서 장내 미생물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기능의학이 보는 만성 설사의 연결고리

 
만성 설사를 겪는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왜 나만 이럴까요? 같은 음식을 먹어도 다른 사람들은 괜찮은데..."
 
여기에 대한 답은 우리 몸의 '기능적 균형'에 있습니다. 기능의학에서는 만성 설사를 단순히 장의 문제로만 보지 않습니다. 몸 전체 시스템의 불균형이 장이라는 기관을 통해 드러나는 것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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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 1. 장내 미생물 불균형 (Dysbiosis)

 
우리 장 속에는 약 39조 개의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 숫자가 얼마나 많은 걸까요? 우리 몸의 세포 수만큼이나 많은, 그야말로 보이지 않는 동거인들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장 속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음식물을 분해하고, 비타민을 합성하고, 면역세포를 교육하며, 심지어 우리의 기분과 감정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연구들은 장내 미생물이 뇌 건강, 면역 기능, 대사 건강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관련 연구 1 (바로가기)
🔗 관련 연구 2 (바로가기)
 
항생제 사용, 만성 스트레스, 가공식품 섭취, 수면 부족 등으로 유익균이 줄어들고 유해균이 증가하면 어떻게 될까요? 장은 제 기능을 잃습니다.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고, 장 점막은 자극받으며, 결과적으로 설사가 반복됩니다.
 

check 2. 장누수 증후군 (Leaky Gut Syndrome)

 
건강한 장벽은 정교한 방어벽입니다. 필요한 영양소는 흡수하면서도, 독소나 미소화된 음식 입자, 박테리아는 혈류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줍니다. 마치 정밀한 필터처럼 작동하는 것이죠.
 
하지만 만성 염증, 스트레스, 알코올, 특정 약물(소염진통제 등) 사용으로 이 장벽에 미세한 틈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본래 장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되는 물질들이 혈류로 흘러들어가면서 전신 염증 반응이 일어납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이를 '침입자'로 인식하고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장은 더욱 자극받고, 염증은 악순환을 만들며, 설사는 계속됩니다.
 

check 3. 과민증 (지연성 알레르기)

 
"제가 뭘 먹으면 배가 아픈 것 같은데, 정확히 어떤 음식인지 모르겠어요."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일반적인 알레르기 검사에서는 잡히지 않지만, 특정 음식에 대한 지연성 면역 반응이 설사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제품, 밀가루, 계란, 대두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들이 장에 미세한 염증을 일으키고, 이것이 수일에서 수개월에 걸쳐 누적되면서 만성 설사로 이어집니다. 문제는 증상이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원인 음식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check 4. 소화효소 부족

 
음식물이 잘게 분해되어야 영양소로 흡수됩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소화효소인데요. 위산, 담즙, 췌장 효소 등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으면 음식물은 제대로 소화되지 못한 채 장으로 내려갑니다.
 
소화가 덜 된 음식물은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 과도한 가스를 만들고, 장을 자극하며, 설사를 유발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또는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서 소화효소 분비는 자연스럽게 감소합니다.
 

check 5. 자율신경 불균형과 장-뇌 축의 교란

 
장은 '제2의 뇌'라고 불립니다. 장 속에는 수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으며, 이들은 미주신경을 통해 뇌와 끊임없이 소통합니다. 이것이 바로 '장-뇌 축'입니다.
 
긴장하면 배가 아프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설사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만성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은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장의 운동성과 분비 기능을 교란시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관계가 양방향이라는 점입니다. 장이 건강하지 못하면 뇌의 기능도 떨어지고, 뇌가 불안정하면 장도 제 기능을 못합니다. 왜 이제 장 건강과 정신 건강을 함께 봐야 하는지 이해가 되시나요?
 

만성 설사, 어떻게 개선(치료)할 수 있을까요?

 
만성 설사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이미지 : 진료 중인 하이맵의원 의료진
이미지 : 진료 중인 하이맵의원 의료진
 

원인별 접근법

 
과민성 장증후군이라면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생활 리듬, 식이 조절이 핵심입니다. 저FODMAP 식이(발효당 제한 식단)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필요시 약물 치료를 병행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전문적인 의학적 관리가 필수입니다.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등을 통해 염증을 조절하고, 장기적인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반복적으로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먼저 제거해야 합니다.
 
음식 불내증이 확인되면 원인 식품을 일정 기간 제거하는 '제거 식이'를 진행합니다. 보통 4~8주간 원인 식품을 완전히 끊으면서 장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증상 변화를 관찰합니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에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도움이 됩니다. 의학적으로 인정받은 효능은 항생제 관련 장염과 설사 예방입니다. 락토바실러스, 비피도박테리움 등 유효 균주를 한 달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소화효소 부족이라면 식사 방식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천천히 충분히 씹기, 적절한 식사량 유지, 규칙적인 식사 시간 등이 기본입니다. 필요시 소화효소 보충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생활 습관의 중요성

 
약물이나 영양 보충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만성설사는 반드시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명상, 요가, 심호흡 같은 이완 기법도 자율신경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세요.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즉시 전문 의료진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 4주 이상 설사가 지속되는 경우
  • 혈변이 보이거나 심한 복통이 동반되는 경우
  • 발열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
  • 체중 감소가 동반되는 경우
  • 야간 설사로 잠을 깨는 경우
  •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 설사
 
이런 증상들은 단순한 설사가 아니라, 더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반드시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설사가 오래 지속될 경우 혈액검사, 대변검사, 대장내시경 등을 통한 정확한 원인 진단이 필요하며, 필요시 장내 미생물 검사, 음식 과민증 검사 등 기능의학 검사를 통해 보이지 않는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설사는 신호입니다.

 
다시 이야기 드리지만, 설사가 계속된다면 그건 그 자체로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우리 몸에 무언가 이상이 생겼다는 일종의 신호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증상을 단순히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신호가 말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급성 설사라면 충분한 수분 보충과 적절한 식이 조절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만성 설사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장내 미생물 균형, 면역 기능, 소화 능력, 자율신경 상태 등 몸 전체의 기능적 균형을 통합적으로 함께 살펴봐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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