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의학 비판에 대한 대답 by 하이맵의원

피로가 계속되거나, 잠이 오지 않거나, 소화가 되지 않거나, 설명할 수 없는 통증이 찾아옵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지만 "정상"이라는 결과만 돌아옵니다. 그럼 이 불편함은 대체 어디서 온 걸까요? "질병이 생기기 전, 우리 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오늘은 이 질문을 중심으로, 기능의학을 둘러싼 여러 물음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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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7, 2025
기능의학 비판에 대한 대답 by 하이맵의원
우리 몸속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약 수십조 개의 세포가 쉬지 않고 일하고 있습니다. 심장은 하루에 10만 번 이상 뛰고, 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먹은 음식을 분해하며, 면역세포는 침입자를 감시합니다. 이 모든 것이 정교하게 조율되어 '건강'이라는 하나의 교향곡을 연주하죠.
 
그런데 어느 날, 이 교향곡에 불협화음이 생깁니다. 피로가 계속되거나, 잠이 오지 않거나, 소화가 되지 않거나, 설명할 수 없는 통증이 찾아옵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지만 "정상"이라는 결과만 돌아옵니다. 그럼 이 불편함은 대체 어디서 온 걸까요?
 
이것이 기능의학이 시작된 질문입니다. "질병이 생기기 전, 우리 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오늘은 이 질문을 중심으로, 기능의학을 둘러싼 여러 물음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과학과 의학 사이, 그 미묘한 거리에 대하여

비판 1. ‘근거가 부족하다.’

 
김 선생님은 3년째 만성 피로로 고생 중이었습니다. 여러 병원을 다녔지만 혈액검사, 갑상선 검사, 심지어 MRI까지 찍어봐도 모두 정상. "그냥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말만 들으셨다고 했습니다.
 
유기산 검사를 해보니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현저히 낮았습니다. 마치 세포마다 작은 발전기가 돌아가야 하는데, 그 발전기들의 출력이 30%밖에 나오지 않는 상태였던 거죠. 특정 비타민 B군과 코엔자임 Q10이 부족했고, 이것을 정밀하게 보충하자 3개월 만에 에너지가 돌아왔습니다.
 
실제로 기능의학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치료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미토콘드리아가 우리 몸의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것, 비타민 B군이 에너지 대사에 필수적이라는 것, 이 모든 것은 수천 편의 논문으로 검증된 사실입니다. 하버드 의대에서도, 존스홉킨스와 같은 유수의 기관에서도 가르치는 기초 생화학이죠.
 
그렇다면 무엇이 논란일까요? 기존 의학은 "당뇨병 환자 1,000명에게 A약을 투여했을 때의 효과"를 연구합니다. 이것은 중요하고 필요한 연구 방식입니다. 그런데 기능의학은 다릅니다. "왜 이 사람에게 당뇨병이 생겼는가?"를 먼저 묻습니다.
 
같은 '당뇨병'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어도, 어떤 분은 인슐린 저항성이 원인이고, 어떤 분은 만성 염증이, 또 어떤 분은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문제입니다. 원인이 다르니 해결 방법도 달라야 합니다. 이것을 의학에서는 '개인 맞춤형 치료'라고 부릅니다.
 
출처 : 클리브랜드 클리닉 기능의학 센터 홈페이지
출처 : 클리브랜드 클리닉 기능의학 센터 홈페이지
 
클리블랜드 클리닉이 기능의학 센터를 운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서 의미 있는 개선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기존의 연구 방법론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맞춤형'이라는 특성 때문에 오해를 받는 것이죠.
 

약 없이 vs 약 의존 없이, 단어 하나의 차이

비판 2. ‘결국 약 처방해주더라.’

 
어떤 분들은 기능의학은 비약물 치료라고 들었는데, 왜 약을 처방하냐고 묻기도 합니다. 저희는 이렇게 답변드립니다. "화재경보기를 상상해보세요. 불이 났을 때 경보기가 울립니다. 우리의 선택지는 두 가지예요. 경보기를 끄거나, 불을 끄거나. 대부분의 약물은 경보기를 끄는 방식입니다. 시끄러운 소리는 멈추지만, 불은 여전히 타고 있죠."
 
우리 몸의 증상은 일종의 경보입니다. 두통, 불면, 소화불량, 이 모든 것이 "여기 문제가 있다"고 알려주는 신호예요. 기능의학의 목표불을 끄는 것, 즉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런데 불이 너무 크게 번졌다면? 당연히 먼저 경보기도 꺼야 하고, 동시에 불을 꺼야 합니다. 이것이 약물 병행의 이유입니다.
 
어느 날 진료실을 찾은 이명 환자분이 계셨는데요. 20년간 귓속에서 맴도는 소리 때문에 밤잠을 설쳤고, 항불안제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웠습니다. 처음에는 약을 유지하면서 뇌기능 개선, 염증 조절, 스트레스 호르몬 관리를 시작했습니다. 6개월쯤 지나자 이명의 강도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약을 조금씩 줄여나갈 수 있었습니다. 1년 후, 완전히 약 없이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기능의학은 우선 '약 없이'가 목표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약을 쓰지 않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환자의 안전과 점진적 개선, 이것이 우리의 원칙입니다.
 
진료 방식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는 하이맵의원 의료진
진료 방식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는 하이맵의원 의료진
 

"운동하고 채소 드세요."의 진실

비판 3. ‘순 뻔한 말만 하던데?’

 
기능의학 병원에 가봐야 순 뻔한 이야기만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으로의 개선, 이건 누구나 아는 이야기가 아니냐면서.
 
맞습니다. 채소를 많이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충분히 자야 한다는 것. 이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에요. 그런데 왜 실천이 안 될까요? 의지가 약해서? 그렇지 않습니다.
 
장내 미생물 중 '페르미큐테스'라는 균이 과도하게 많으면 우리 몸은 같은 음식을 먹어도 더 많은 칼로리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마치 연비가 나쁜 자동차처럼,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 되는 거죠. 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건 인간의 의지 문제를 넘어서는 개념이죠.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면 포도당이 세포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액에 떠다닙니다. 뇌는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해서 계속 "음식을 먹어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배가 부른데도 자꾸 먹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기능의학이 보는 관점입니다. 우리가 왜 생활습관을 바꾸기 어려운가? 라는 생리학적 이유를 찾아내 개선을 돕고 있죠.
 
그리고 생활습관 조언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장내 미생물 검사 결과에 따라, 어떤 분에게는 발효식품이 약이 되지만 어떤 분에게는 독이 됩니다. SIBO(소장 세균 과증식)가 있는 분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주면 오히려 복부 팽만이 심해집니다
 
실제로 한 환자분은 평생 '의지박약'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검사를 해보니 장 문제와 혈당 조절 이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자연스레 장과 혈당을 먼저 치료하니까 이어 식욕이 조절되고 체중 감량으로 이어졌죠.
 
이런 70,000건의 진료 경험으로 기능의학의 실효성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조언은 일반적인 효과를 낳지만, 개인에게 정밀하게 맞춘 조언은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내죠.
 
기능의학의 중심, 하이맵의원 입구의 모습
기능의학의 중심, 하이맵의원 입구의 모습
 

비용과 가치 사이에서

비판 4. ‘기능의학 진료, 치료는 비싸다.’

 
솔직하게 이야기하겠습니다. 기능의학 진료는 저렴하지 않습니다.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이 많고,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고혈압 약을 20년간 복용하면 얼마일까요? 당뇨병 합병증으로 투석을 받게 되면 얼마일까요? 만성 피로로 일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삶의 질이 반으로 줄어든 상태로 수십 년을 보낸다면, 그 비용은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요?
 
‘정원을 가꾸기’를 상상해보세요. 당장 제초제를 뿌리면 빠르고 저렴하면서 신속하게 문제가 해결되는 듯 합니다. 반대로 토양을 개선하고, 좋은 미생물을 넣고, 건강한 식물을 심어 생태계를 만들려면 그만한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그런데 한번 건강한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더 이상 제초제가 필요없게 됩니다. 정원은 스스로 그 균형을 유지하죠.
 
우리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증상을 억제하는 약이 빠르고 저렴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하다는 건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자연의 섭리이자 자명한 사실입니다.
 
물론 모든 분께 기능의학을 권하지는 않습니다. 급성 질환이나 응급 상황에서는 기존 의학이 최선입니다. 하지만 만성 질환으로 고통받고 계시다면, 기존 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기능의학은 충분히 고려해볼 가치, 그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치유는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비판 5. ‘치료가 너무 오래 걸린다’

 
정원 이야기를 계속 해볼까요? 관리되지 않은 자연은 잡초가 무성하고, 흙도 딱딱하고, 벌레가 득실거립니다. 당장 제초제를 뿌리면 일주일 안에 잡초는 사라지겠죠. 효과가 빠릅니다. 하지만 한 달 후, 잡초는 다시 자라납니다. 흙은 여전히 딱딱하고, 생태계는 더욱 망가집니다.
 
이제 다른 방법을 시도합니다. 딱딱한 흙을 뒤집고, 퇴비를 넣어 토양을 개선합니다. 좋은 미생물을 넣고, 건강한 식물을 심습니다. 이로운 벌레들이 해로운 벌레를 조절하도록 생태계를 만듭니다. 3개월이 걸립니다. 6개월이 걸립니다. 드디어 1년 후. 정원은 스스로 균형을 유지합니다. 더 이상 제초제가 필요 없습니다.
 
기능의학 진료, 치료가 왜 이렇게 오래 걸린냐는 물음에 답하기에는 이 정원만한 비유가 없어 보입니다. 장 건강이 정상화되고, 뇌신경이 재구성되며, 염증이 가라앉고, 미토콘드리아가 다시 활성화되는 데는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건 사실 느린 게 아니에요. 제대로 치유되는 정속이라고 부르는 게 맞습니다.
 
왼쪽부터 이희창 원장, 이승은 원장, 김혜연 원장.
왼쪽부터 이희창 원장, 이승은 원장, 김혜연 원장.
 

💊 단계별로 찾아오는 변화

이해를 돕기 위해 기능의학 치료의 변화를 계단식으로 설명드립니다.
 
STEP 1. 대부분 크게 체감되는 변화가 없습니다. 몸속에서는 변화가 시작되었지만, 아직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 시기가 가장 힘듭니다.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 걸까?" 의심이 들 수 있습니다.
 
STEP 2. "뭔가 달라진 것 같아요"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잠이 조금 깊어지거나, 아침에 일어나기가 조금 수월하거나, 소화가 조금 편해지거나. 작지만 확실한 변화들입니다.
 
STEP 3. 뚜렷한 개선을 체감합니다. "요즘 증상을 잊고 지낼 때가 있어요", "예전보다 활력이 생겼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입니다.
 
STEP 4. 몸의 균형이 안정됩니다. 가끔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리하면 증상이 약하게 돌아올 수 있지만, 이전처럼 심하지 않고 빨리 회복됩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2년간 생리가 없던 환자분이 계셨습니다. 가장 먼저 찾아온 건 심리적 안정 상태였고, 이내 자연 생리가 돌아왔습니다. 기적 같다고 하셨지만, 기적이 아닙니다.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호르몬 균형을 맞추고, 부신 기능을 회복시킨 결과입니다. 우리 몸이 제 기능을 되찾았을 뿐입니다.
 

Q. 그래도 너무 오래 걸리는 거 아닌가요?

 
여전히 이렇게 물으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10년간 복용하면서 점점 용량을 늘려가는 것과, 6개월~1년 동안 근본 원인을 해결해서 약 없이 자연스럽게 잠드는 것. 어느 것이 더 빠른 해결일까요?
 
💡
수면제 10년간 복용하기 vs 1년간 약 없이 자연스럽게 해결하기
 
당장의 증상 억제는 빠릅니다. 하지만 근본 해결은 지속됩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입니다. 물론 급성 질환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죠. 급성 감염, 심근경색, 뇌졸중. 이런 상황에서는 즉각적인 약물 치료와 응급 처치가 생명을 구합니다. 기능의학은 이것을 대체할 수 없고, 대체해서도 안 됩니다.
 
하지만 만성 질환은 다릅니다. 10년, 20년에 걸쳐 쌓인 불균형을 하룻밤에 바로잡을 수는 없습니다. 빠르게 억제할 수는 있어도, 제대로 치유하려면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시간을 존중해야 합니다.
 

완벽하지 않기에, 완벽을 향해서.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습니다. 기능의학 역시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더 정밀한 데이터가 쌓여야 합니다. 우리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으로 병원을 전전하는 분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냥 나이 들어서,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말만 듣고 방도를 찾지 못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기능의학이 할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의학으로 알 수 없는 근본적 원인을 찾고, 삶을 다시 회복하고 싶은 분들에게, 우리는 그 길을 함께 걷자고 제안하는 중입니다. 기능의학과 관련한 질문이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궁금하다면 아래 서식을 통해 질문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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