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지지 않은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 중간균의 진실

모든 질병은 장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는데요. 과장처럼 들릴 수 있지만, 진료실에서 수많은 환자분들을 만나보면 이 말이 진실임을 매번 확인하게 됩니다. 장이 무너지면, 면역이 흔들리고, 뇌가 흐려지고, 피부가 망가집니다. 반대로 장이 건강하면, 몸 전체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고요. 오늘은 우리 장 속 세균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장 건강 관리법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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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3, 2025
잘 알려지지 않은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 중간균의 진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누구는 속이 편하고, 누구는 더부룩하고 배가 아픕니다.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누구는 피부가 뒤집어지고, 누구는 혈압이 올라가죠.
 
이 차이를 만드는 건 뭘까요?
 
바로 우리 장 속에 사는 39조 개의 미생물, 장내 세균의 균형이 그 주인공입니다. 마치 우리 몸속에 작은 우주가 펼쳐져 있는 것처럼, 이 보이지 않는 미생물들은 매일 우리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모든 질병은 장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는데요. 과장처럼 들릴 수 있지만, 진료실에서 수많은 환자분들을 만나보면 이 말이 진실임을 매번 확인하게 됩니다. 장이 무너지면, 면역이 흔들리고, 뇌가 흐려지고, 피부가 망가집니다. 반대로 장이 건강하면, 몸 전체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고요.
 
오늘은 우리 장 속 세균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장 건강 관리법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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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세균, 누가 우리 몸을 지배하는가?

 
우리 장 속 세균들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 이로운 유익균, 해를 끼치는 유해균, 그리고 상황에 따라 역할이 바뀌는 중간균입니다.
 

우리 몸의 든든한 동맹군, ‘유익균’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는 주로 소장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유익균입니다. 김치, 요구르트, 낫또 같은 발효식품에 풍부하게 들어있죠. 이 균들은 장 환경을 산성으로 만들어서 유해균이 자라지 못하게 막아주는 파수꾼 역할을 합니다.
 
락토바실러스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장 점막에 단단히 붙어서 유해균의 침입을 막고,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며, 여러 장내 유익균들과 함께 비타민 K 같은 일부 비타민 합성에도 기여합니다. 일부 락토바실러스균주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으로 인한 복통을 줄여주고, 유당불내증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대장에서 주로 일하는 유익균입니다. 변비와 설사를 동시에 개선하는 신기한 능력을 가지고 있죠. 장 환경이 무너져 있을 때, 이 균이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일부 비피도박테리움 균주는 알레르기 증상 완화,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건강한 노화를 돕는 데 유익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특히 백혈구 증식을 촉진하고 비타민 B군을 생성해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어린이 설사에도 도움이 됩니다.
 

조용히 독소를 만드는 불청객, ‘유해균’

 
일부 클로스트리디움 종 암모니아, 유화수소, 페놀 같은 독소와 노폐물을 만들어내는 유해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고지방, 고탄수화물 식단을 좋아해서, 서구화된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견됩니다.
 
클로스트리디움이 과다하게 증식하면 변비, 설사는 물론 장 질환, 아토피와 같은 염증성 문제와도 연관이 있고,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에서 특정 클로스트리디움 군이 더 많이 관찰된다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다만 아직 ‘원인’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고, 상관관계를 보는 수준의 연구가 대부분입니다. 이 균들이 만들어내는 독소들은 장 벽을 통과해 혈액으로 들어가고, 간을 거쳐 뇌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대장균(E. coli) 역시 잘 알려진 유해균입니다. 일부 대장균은 비타민 K 합성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과다 증식하면 설사와 장염을 유발합니다.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균, ‘중간균’

 
재미있는 건 ‘중간균’의 존재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들을 "해바라기 균"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왜냐하면 해바라기가 해를 따라 고개를 돌리듯, 이 균들도 장내 환경에 따라 역할이 완전히 바뀌기 때문입니다.
 
장내 유익균의 비율이 높으면 이 중간균들도 유익균처럼 착한 일을 합니다. 반대로 유해균의 비율이 높으면, 이들도 덩달아 유해균처럼 행동합니다. 그래서 장 건강 관리의 핵심은 단순히 유익균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장내 환경 자체를 유익균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봐야 하죠. 그러면 중간균들까지 아군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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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만난 ‘장 건강의 진실’

 
"원장님, 저 프로바이오틱스 매일 챙겨 먹는데 별 효과를 모르겠어요."
 
평소 건강을 잘 챙기는 분들에게 종종 듣는 얘기입니다. 좋은 유산균 제품을 열심히 먹는데도 변비는 그대로고, 피부는 여전히 트러블이 나고, 피로는 풀리지 않는다고 하소연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죠.
 
위에서도 설명드렸지만, 하이맵의원 의료진이 7만 건 이상의 기능의학 검사를 분석하면서 깨달은 것은 장 건강의 핵심은 '유익균을 먹는 행위'가 아니라 '유익균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노력'이라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좋은 씨앗을 뿌려도 토양이 황폐하면 싹이 트지 않습니다. 장도 다르지 않아요. 고지방·고탄수화물 식단, 항생제 남용, 만성 스트레스로 장 환경이 망가져 있다면, 아무리 비싼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어도 제대로 정착하지 못합니다.
 

장내 미생물검사로 본 현주소

 
실제 ‘장내 미생물검사’를 해보면, 현대인들의 장 상태가 어떤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유익균이 부족하고, 유해균이 과다한 분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가공식품과 정제당을 자주 먹고, 과거 항생제를 여러 차례 복용했으며,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서 나타나는 증상도 비슷합니다. 만성피로, 브레인포그, 피부 트러블(아토피, 여드름), 그리고 우울과 불안입니다. 둘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요?
 
장은 단순히 소화기관이 아닙니다. 장은 제2의 뇌라고 불릴 만큼 뇌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면역세포의 70%가 장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또 행복감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의 90%가 장에서 생성되죠.
 
그러니 장이 무너지면 뇌가 흐려지고, 면역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감정이 불안정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관련 사례 : 20년 아토피, 장에서 답을 찾다.

 
장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사례를 하나 공유해 드릴게요. 40대 남성분이셨는데요. 중고등학교 때부터 20년 넘게 전신 아토피로 고생하신 분입니다. 수십 년간 피부과에서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았지만, 약을 끊으면 더 심하게 재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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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검사를 해보니, 유익균은 현저히 부족하고 유해균인 클로스트리디움과 진균이 과다하게 증식되어 있었습니다. 푸드 알러지검사에서는 밀, 달걀, 유제품 등 여러 항목에서 지연형 알레르기 반응이 나왔고, 모발 미네랄 검사에서는 중금속 축적과 아연 결핍이 확인됐습니다.
 
우리는 피부를 직접 치료하기보다, 면역 오작동의 원인 축부터 정비하기로 했습니다. 항염식단으로 전환하고, 장누수를 회복시키는 영양요법을 시작헀죠. 프로바이오틱스도 검사 결과에 맞춰 맞춤 처방했습니다.
 
약 4개월 후, 피부는 70% 이상 개선됐습니다. 스테로이드 없이도 일상생활이 가능해졌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재발하지 않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능의학적 접근이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증상이 아니라 원인을 치료하는 것, 그 원인의 많은 경우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장’ 건강에서 시작됩니다.
 

일상에서 시작하는 장 건강 관리법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거창한 게 아니라, 매일의 작은 선택들이 우리 장 속 세균들의 균형을 바꿉니다. 아래 하나씩 소개해 드릴게요.
 

유익균 늘리는 습관 5가지

 
첫째, 발효식품을 매일 먹습니다. 김치, 요구르트, 낫또, 템페, 된장. 우리 조상들이 먹어온 전통 발효식품들은 천연 프로바이오틱스의 보고입니다. 하루 한 끼, 발효식품을 식탁 위 기본 메뉴로 올려보세요. 익숙해지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둘째, 프리바이오틱스를 챙깁니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유익균의 먹이입니다. 식이섬유와 저항성 전분이 여기에 속하죠. 양파, 마늘, 바나나, 아스파라거스, 통곡물, 고구마를 자주 드세요. 유익균들이 이 먹이를 먹고 더 활발하게 일합니다.
 
셋째, 천천히 꼭꼭 씹어 먹습니다. 소화는 입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한 입에 최소 20번 이상 씹으면, 장에 도달하는 음식물의 크기가 작아져서 소화가 훨씬 수월합니다. 장에 부담을 덜어주는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넷째, 8부만 채웁니다. 과식은 장에 과부하를 줍니다. 배가 80% 찰 때 수저를 내려놓는 습관, 처음엔 어렵지만 2주만 실천하면 몸이 적응합니다.
 
다섯째, 물을 충분히 마십니다. 하루 1.5~2L의 물은 장운동을 촉진하고, 노폐물 배출을 돕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미지근한 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해보세요.
 

유해균 줄이는 습관 4가지

 
첫째, 가공식품과 정제당을 줄입니다. 유해균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가 바로 정제당가공식품입니다. 과자, 빵, 탄산음료, 인스턴트 식품. 이것들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유해균의 증식을 크게 막을 수 있습니다.
 
둘째, 스트레스를 관리합니다. 스트레스는 장내 환경을 악화시키는 1등 공신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항진되고, 장 점막이 약해지며, 유해균이 쉽게 증식합니다. 깊은 호흡, 산책, 명상. 당신에게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보세요.
 
셋째, 충분히 잡니다. 수면 부족은 장내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밤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고,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넷째, 항생제는 정말 필요할 때만 씁니다. 항생제는 유해균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유익균까지 함께 죽입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항생제 복용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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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바이오틱스, 제대로 고르는 법

 
오래 전부터 방송에 수차례 나오며 유명한 균이 바로 ‘프로바이오틱스’인데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만큼 고를 때 주의도 필요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선택할 때 최소한 이건 따져보고 구매하세요.
 
Check 1. 균주를 확인하세요.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도박테리움이 포함되어 있는지 보세요.
 
Check 2. 균 수를 체크하세요.
많은 임상연구에서 하루 100억 CFU(10¹⁰ CFU) 안팎의 용량이 사용됩니다. 그래서 제품을 고를 때도 이 정도 이상 용량을 기준으로 보면 도움이 됩니다.
 
Check 3. 장용 캡슐 여부를 확인하세요.
위산으로부터 균을 보호해야 장까지 살아서 도달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내 장 상태에 맞는 균주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장내 세균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누구에게 좋았던 제품이 나에게도 좋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
하이맵의원에서는 장내미생물검사를 통해 개인의 장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그에 맞는 프로바이오틱스와 영양 플랜을 설계합니다. 검사 기반의 1:1 맞춤 치료가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입니다.
 

작은 습관이 장 건강을, 내 삶을 바꿉니다.

 
이제 장 건강을 단순히 소화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길 바랍니다. 장이 건강해야 면역이 강해지고, 뇌가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지고, 피부가 깨끗해집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 70%가 장에 모여 있고,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의 90%가 장에서 만들어집니다. 장-뇌-호르몬 축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장이 무너지면 몸 전체가 흔들립니다.
 
번거롭더라도, 반대로 생각하면 희망적인 일입니다. 장 건강만 제대로 잡아도, 많은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오늘부터 작은 것 하나씩 실천해보세요.
 
  • 매일 김치나 요구르트 한 그릇
  • 천천히 꼭꼭 씹어 먹기
  • 가공식품 한 가지 줄이기
  • 밤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기
 
이 작은 습관들이 여러분의 장을 바꾸고, 장이 당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성피로, 브레인포그, 피부 트러블, 소화불량같은 만성 질환이 계속되고 있다면, 그건 단순히 나이 탓이나 스트레스 탓이 아니라 ‘장내 세균’ 불균형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늘 이야기하지만 건강은 진료실에서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매일의 선택, 일상의 습관이 건강을 지켜줍니다. 오늘 하루, 당신의 장에게 좋은 선택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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