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A 축(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은 우리말로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이라고 합니다. 용어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개념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느낄 때 작동하는 '호르몬 명령 체계'죠.
HPA 축은 단순한 신체 기관의 연결이 아닙니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우리 몸이 스트레스에 적절히 반응하고, 면역력을 유지하며, 수면과 감정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몸 전체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죠.

어떻게 작동하나요?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뇌 깊숙한 곳의 시상하부(hypothalamus)가 이를 가장 먼저 감지합니다. 시상하부는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지휘관’으로, 위험 신호를 받으면 즉시 뇌하수체(pituitary gland)에 명령을 내립니다.
뇌하수체는 다시 콩팥 위에 위치한 부신(adrenal gland)에 신호를 보내고, 부신은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코르티솔(cortisol)을 분비합니다. 코르티솔은 혈당을 높이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며,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시켜 우리 몸이 위기 상황을 견딜 수 있도록 돕습니다.
코르티솔 농도가 충분히 올라가면 다시 시상하부로 “이제 괜찮다”는 신호가 전달되어 시스템이 과도하게 작동하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이 정교한 자기조절 회로를 음성 피드백(negative feedback)이라 하며, 건강한 상태에서는 아침에 높고 밤에 낮은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을 보입니다.
균형이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요?
문제는 만성 스트레스가 지속될 때 발생합니다.
HPA 축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코르티솔이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되어 면역력이 떨어지고, 체중이 증가하며, 잠을 잘 자지 못하게 됩니다. 반대로 장기간의 스트레스 후 탈진 상태에 빠지면 코르티솔 분비가 부족해져 만성 피로와 무기력을 느끼게 됩니다.
기능의학에서는 코르티솔 분비 패턴을 분석하는 검사를 통해 HPA 축의 상태를 정밀하게 평가하고, 규칙적인 수면 리듬 유지, 균형 잡힌 식사, 명상과 요가 같은 이완 요법으로 이 시스템을 회복시킵니다. HPA 축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 곧 진정한 건강 회복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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