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역습, 발효 식품이 우리 몸을 망치고 있다?

김치와 같은 발효 식품들이 오히려 우리 몸을 망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얘기를 처음 듣는다면, 이 글을 꼭 읽어보세요. 아무리 좋은 음식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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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3, 2025
김치의 역습, 발효 식품이 우리 몸을 망치고 있다?
"선생님, 저는 건강에 정말 신경 쓰는 편이에요.
 
김치도 꼬박꼬박 챙겨 먹고,
요구르트도 매일 마시고,
마늘도 열심히 먹거든요.
 
그런데 왜 속은 점점 더 불편해지는 걸까요?"
이렇게, 건강을 위해 좋은 음식을 열심히 챙겨 먹는데, 오히려 몸이 더 안 좋아진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특히 소화가 잘 안 되고, 배에 가스가 차고, 더부룩함이 일상이 되어버린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죠.
혹시 여러분도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건강에 좋다고 해서 열심히 먹었는데, 정작 내 몸은 불편한 신호를 보내고 있진 않으셨나요?
오늘은 조금 불편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당연히 '몸에 좋다'고 믿어왔던 발효 식품들, 김치와 마늘, 양파 같은 음식들이 어떤 사람에게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 물론 이 음식들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꼭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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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식품이 좋다는 진짜 이유

 
발효 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익숙합니다. 김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건강식품이고, 요구르트는 장 건강의 대명사처럼 여겨지죠. 마늘과 양파는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알려져 있고, 된장과 청국장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발효 음식으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이런 음식들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유익한 미생물들이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면역 기능을 돕고, 영양소의 흡수를 높여주기 때문이죠. 건강한 장을 가진 사람에게 이 음식들은 정말로 훌륭한 건강 파트너가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건강한 장을 가진 사람에게'라는 조건입니다.
 
우리 장 속에는 약 39조 개의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 미생물들 중에는 우리 몸에 이로운 일을 하는 유익균도 있고, 해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유해균도 있습니다.
 
건강한 장이란, 이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잘 잡혀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유익균이 우세한 환경에서는 발효 식품이 들어왔을 때 좋은 영양소가 더 잘 만들어지고, 장 건강이 더욱 좋아집니다. 마치 비옥한 토양에 좋은 거름을 주면 식물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과 같죠.
 
그런데 유해균이 많은 장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같은 음식이 들어와도 유해균들이 먼저 이 음식을 먹어치우면서 가스와 독소를 만들어냅니다. 좋은 거름을 줬는데 잡초만 무성해지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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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포드맵, 낯설지만 알아둬야 할 이름

 
혹시 '포드맵(FODMAP)'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마 대부분 처음 들으시는 분이 많을 겁니다. 조금 어려워 보이는 이름이지만, 개념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포드맵은 영어 약자인데요, 풀어서 설명하면 '발효되기 쉬운 탄수화물'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 중에는 위장에서 소화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것도 있고, 장까지 내려가서 미생물들에 의해 분해되는 것도 있습니다. 포드맵 음식은 후자에 해당하는 것들이에요. 장내 미생물들의 '좋아하는 먹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고포드맵(High FODMAP)'이런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말합니다.
 
우리가 건강식품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많은 음식들이 바로 이 고포드맵에 속합니다. 마늘, 양파, 콩, 우유, 사과, 배, 수박, 꿀, 그리고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와 양념들까지.
 
이 음식들 자체가 나쁜 건 절대 아닙니다. 다만, 장내 세균의 균형이 무너진 사람에게는 이 음식들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셔야 합니다.
 
하이맵의원 ‘이웃집닥터TV’ 중에서 (영상 바로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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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실제로 장 속에 유해균이 많은 사람이 고포드맵 음식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유해균들이 이 먹이를 먹고 빠르게 번식하면서 가스와 독소를 만들어냅니다. 대장균이나 클로스트리디움 같은 유해균들은 이런 음식을 분해하면서 각종 노폐물을 만들어내거든요.
 
결과적으로, 건강해지려고 먹은 음식이 오히려 장을 더 힘들게 만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먹이가 풍부해지니 유해균은 더 많아지고, 장벽은 더 손상되고, 염증 반응은 더 강해지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거죠.
 

내 장이 보내는 경고 신호에 주목하세요

 
그렇다면 나는 고포드맵 음식을 주의해야 하는 사람일까요?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는 몇 가지 신호가 있습니다.
 
  • 평소에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자주 찬다면,
  • 방귀가 잦고 특히 냄새가 심한 편이라면,
  • 식사 후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든다면,
  •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나타난다면,
 
이런 증상들이 여러분의 일상이라면 한번 귀 기울여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증상들은 장내 세균 불균형, 의학적으로 '디스바이오시스(Dysbiosis)'라고 부르는 상태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장 속의 균형이 무너져 있다는 뜻이죠.
 
여기서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해볼까요? 장벽의 안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포와 세포 사이에 '치밀 결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마치 손깍지를 꽉 끼고 있는 것처럼, 이 치밀 결합이 장 속의 독소나 노폐물이 몸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하이맵의원 ‘이웃집닥터TV’ 중에서 (영상 바로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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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환경이 나빠지면 이 치밀 결합이 느슨해지기 시작합니다. 손깍지가 풀리는 것과 같은 효과인데요. 장벽 사이로 각종 독소와 노폐물들이 스며들어 혈액으로 흘러들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을 '장누수증후군'의 시작입니다.
 
이렇게 장벽이 무너지면 몸 전체에 염증 반응이 일어납니다. 피부가 예민해지고, 알레르기 반응이 심해지고, 피로감이 가시지 않고, 심지어 기분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장과 뇌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거든요.
 
건강에 좋다고 믿었던 음식을 열심히 먹는데 피부 트러블이 심해지고, 만성 피로가 나아지지 않고, 우울하고 예민한 감정이 계속된다면, 혹시 그 음식이 나와 맞지 않는 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만의 식단을 찾아가는 여정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은 소식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입니다. 조금의 관심과 인내심만 있다면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식단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고포드맵 → 저포드맵’으로 전환

 
첫 번째 단계는 고포드맵 음식을 저포드맵 음식으로 대체하는 겁니다. 고포드맵과 저포드맵을 구분하는 것이 처음에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몇 가지 기본적인 것만 알아두시면 됩니다.
 
과일의 경우, 사과나 배, 망고, 수박 같은 과일은 고포드맵에 속합니다. 대신 바나나, 블루베리, 딸기, 포도, 오렌지 같은 과일은 저포드맵이에요. 평소 사과를 즐겨 드셨다면 바나나나 블루베리로 바꿔보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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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은 대표적인 고포드맵 식품군입니다. 일반 우유 대신 유당이 제거된 우유나 아몬드 우유, 쌀 우유로 대체해보세요. 요구르트도 유당이 제거된 제품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채소 중에서는 양파, 마늘, 양배추, 콜리플라워 등이 고포드맵입니다. 대신 당근, 오이, 가지, 시금치, 호박 같은 채소는 저포드맵이에요.
 
처음에는 다소 극단적이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고포드맵을 피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금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애매하게 하시면 효과를 느끼기 어려워요. 최소 2주에서 6주까지, 일단 철저하게 저포드맵 식단을 유지해보세요.
 
이 기간 동안 장 속의 유해균들이 먹을 것이 줄어들면서 활동이 감소합니다. 제대로만 실천한다면 더부룩함이나 가스, 소화 불량 같은 증상들이 점차 나아지는 걸 확실히 체감할 수 있죠.
 

3일에 하나씩 ‘테스트’

 
두 번째 단계는 3일에 하나씩 테스트하는 겁니다. 저포드맵 식단으로 증상이 좋아졌다면, 이제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하나씩 다시 시험해볼 차례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하나씩', 그리고 '3일 간격'이라는 규칙입니다.
 
예를 들어 사과를 좋아하셨다면, 3일 동안 다른 고포드맵 음식은 피하면서 사과만 먹어보세요. 그리고 몸의 반응을 관찰합니다. 속이 더부룩해지거나 가스가 차는 증상이 나타나나요? 아니면 별다른 문제가 없나요?
 
문제가 생긴다면 이 음식은 나와 맞지 않는 것이니 일단 목록에서 제외합니다. 괜찮다면 안전한 음식 목록에 추가하면 되고요. 이렇게 3일마다 하나씩, 내가 좋아하는 고포드맵 음식들을 전부 테스트해봅니다.
 

안전 식단 완성하기

 
마지막으로 나만의 안전 식단을 완성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나에게 맞는 음식'과 '나에게 맞지 않는 음식'이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어떤 분은 우유는 안 되지만 사과는 괜찮을 수 있고, 어떤 분은 그 반대일 수 있어요. 사람마다 장내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각자 다릅니다.
 
이 과정이 어렵고 번거롭게 느껴지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건강을 위해 열심히 챙겨 먹는 음식이 오히려 몸을 해치는 상황이 계속됩니다. 건강에 관심이 많을수록 오히려 건강이 나빠지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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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 관리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때

 
여기까지 실천해보셨는데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조금 더 정밀한 접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이맵의원에서는 '음식 과민증 검사'를 진행합니다. 한국인들이 많이 먹는 90여 가지 음식에 대해서 내 몸이 어떤 면역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하는 검사예요. 이 검사를 통해 어떤 음식이 나에게 염증을 일으키는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놀라운 건, 이 검사에서 많은 분들에게 양성 반응이 나오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마늘이라는 점입니다.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알려진 마늘이 어떤 분들에게는 오히려 면역 반응을 일으키고 있었던 거죠.
 
또 장내 미생물 검사를 통해 현재 장 속에 어떤 균들이 살고 있는지, 유익균과 유해균의 비율은 어떤지 확인해볼 수도 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알면 해결책도 명확해집니다.
 

건강한 선택은 '나를 아는 것'에서 시작

 
오늘 드린 이야기를 정리해 드릴게요.
 
발효 식품은 분명 좋은 음식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장내 환경이 건강한 사람에게는 훌륭한 건강식품이 되지만, 장내 균형이 무너진 사람에게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좋은 음식'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게 맞는 음식'을 찾는 것입니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보세요.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자주 차고, 소화가 잘 안 된다면 그것은 몸이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건강을 위해 먹는 음식이 정말 나에게 맞는 음식인지, 한번 점검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건강은 진료실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일상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 건강을 만들어갑니다. 오늘 저녁 식탁에서, 내 몸의 신호에 조금 더 귀 기울여보시길 바랍니다. 그 작은 관심이 여러분의 건강을 틀림없이 지켜줄 겁니다.
 
물론 개인마다 장내 환경과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지속적인 불편함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해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함께 답을 찾아가시면 됩니다.
 

 
💡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건강 문제가 있으시다면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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