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 치료로, 세가지 문제를 함께 해결? (이명, 당뇨, 과민성대장증후군)

정민호 님(가명, 30대 후반 남성, 이하 ‘민호’)을 처음 만난 건 어느 늦가을이었습니다.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온 민호님의 첫마디가 아직도 생생하네요."선생님, 저 3군데 병원을 다니고 있어요. 소화기내과, 내분비내과, 이비인후과. 각각 약을 받아서 먹는데… 나아지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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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31, 2025
한가지 치료로, 세가지 문제를 함께 해결? (이명, 당뇨, 과민성대장증후군)
정민호 님(가명, 30대 후반 남성, 이하 ‘민호’)을 처음 만난 건 어느 늦가을이었습니다.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온 민호님의 첫마디가 아직도 생생하네요.
"선생님, 저 3군데 병원을 다니고 있어요. 소화기내과, 내분비내과, 이비인후과. 각각 약을 받아서 먹는데… 나아지질 않습니다."
손에는 여러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 사본과 검사 결과지가 한 묶음 들려 있었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쌓인 기록들이었죠.
민호님의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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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대 중반,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장이 예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음식을 먹으면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야 했고, 어떤 날은 며칠씩 화장실을 가지 못해 배가 빵빵해지기도 했습니다. 내과에서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약을 처방받았습니다. 약을 먹으면 잠시 괜찮아졌다가, 또다시 증상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렇게 장과 씨름하며 30대에 접어들었을 무렵, 건강검진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당뇨.
 
2️⃣
"설마 내가?" 싶었다고 합니다. 가족력도 없었고, 그렇게 단 음식을 즐기는 편도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수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내분비내과에서 당뇨약 처방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또 하나의 증상이 찾아왔습니다.
귀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 이명.
처음엔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싶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소리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기계가 돌아가는 듯한, 윙윙거리는 소리가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특히 밤, 조용한 방에 누우면 그 소리가 더욱 선명해져서 잠들기가 어려웠다고.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청력검사, MRI까지. 결과는 '특별한 이상 없음'이었습니다.
"이상이 없는데 왜 소리가 들리는 거죠?"
의사 선생님은 "스트레스성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게 무려 2년 전이었습니다.
 

3가지 병, 3개의 병원, 그러나 해결되지 않는 답답함

 
민호님은 그렇게 3개의 병원을 오갔습니다.
 
월요일은 소화기내과에서 장약을 받고, 수요일은 내분비내과에서 당뇨약 처방을 받고, 필요할 때마다 이비인후과에 들러 이명에 대한 상담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3군데 병원에서 각각 약을 받아 먹는데, 어느 하나도 시원하게 나아지질 않더라는 것. 오히려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엔 3가지 증상이 동시에 나빠졌다고 합니다. 장도 뒤틀리고, 혈당도 흔들리고, 귀에서 나는 소리도 더 커지고.
 
민호님이 진료실에서 했던 말 중에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혹시… 이 3가지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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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봐서는 안되는 것들

 
기능의학에서는 증상을 '분리된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소화기내과의 영역이고, 당뇨는 내분비내과의 영역이며, 이명은 이비인후과의 영역이라는 건 맞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의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의 치료를 하고 계시죠.
 
하지만 우리 몸은 칸막이로 나뉘어 있지 않습니다.
 
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혈액을 타고 온몸에 영향을 미치고, 혈당의 변화는 혈관과 신경에 흔적을 남기며, 이 모든 것이 뇌의 상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민호님께 이렇게 말씀드렸죠.
 
과민성대장증후군과 당뇨와 이명을 따로 봐서는 안 된다고. 이 3가지 증상이 같은 뿌리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습니다

 
민호님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다시 들어보겠습니다.
 
💬
20대 중반, 사회생활 시작과 함께 장이 예민해졌습니다.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잦은 회식. 위장이 먼저 무리를 받았고, 그 영향은 소장과 대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장의 환경이 무너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리가 먹은 음식에서 영양분을 흡수하는 곳이 바로 소장입니다. 소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같은 필수 영양소의 흡수가 줄어듭니다. 몸은 에너지가 부족해지고, 자연스럽게 '빠르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을 찾게 됩니다.
 
바로 당(糖)입니다.
 
밥을 먹어도 허기지고, 단 음식이 자꾸 당기는 건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세포가 에너지를 갈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패턴이 몇 년간 반복되면 어떻게 될까요? 혈당 조절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고, 결국 당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명.
 
이명의 원인을 저희 하이맵의원에서는 크게 5가지로 분류해서 살펴봅니다. 민호님의 경우, 그중 두 가지가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먼저 염증.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다는 건 장에서 반복적인 염증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장 점막이 손상되면 몸 전체에 미세한 면역반응이 지속됩니다. 이 염증 신호가 뇌에 전달되면 뇌가 과각성 상태에 놓이게 되고, 실제로 없는 소리를 '듣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혈류. 당뇨가 있으면 혈액 속 당 농도가 높아집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 벽이 손상되고,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됩니다. 뇌와 귀로 가는 미세혈관의 혈류가 나빠지면 이명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장에서 시작된 문제가 대사 이상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다시 뇌에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그러니까… 제 증상들이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거네요?"
 
민호님이 물었습니다.
 
"네, 맞아요. 그래서 따로따로 치료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웠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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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를 찾기 위한 검사들

 
민호님의 몸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여러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기본적인 체성분검사혈액검사는 물론이고, 자율신경검사(HRV)를 통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을 살펴보았습니다. 정량뇌파검사(qEEG)로는 뇌의 활동 패턴을 확인했습니다. 예상대로, 뇌가 쉬지 못하고 과각성 상태에 있다는 신호가 보였습니다.
 
기능의학 검사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소변 유기산검사에서는 영양분의 대사 과정과 장내 세균 환경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타액 호르몬검사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 리듬을 살펴보았는데, 아침에 높아야 할 코르티솔이 낮게 나왔습니다. 오랜 기간 스트레스와 피로에 시달리면서 부신이 지쳐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혈관 상태분석 검사에서는 혈류의 흐름과 혈관 건강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검사 결과들을 종합했을 때,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이 하나의 그림으로 맞춰졌습니다.
 
위장과 소장의 기능 저하
영양 흡수 불량
에너지 부족과 당 의존
혈당 조절 이상
혈관 건강 저하 (동시에 장의 만성 염증)
전신 면역반응
뇌 과각성
이명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부신이 과부하를 받아 기능이 저하된 상태. 결국, 3가지 증상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각 증상을 하나씩 잡는 게 아니라, 이 흐름 자체를 바로잡는 것이었죠.
 

하나의 치료 루틴으로, 세가지 문제를 함께

 
치료 계획은 크게 3가지 축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첫째, 장 건강 회복

 
  • 식이조절
  • 소화효소, 프로바이오틱스
  • 장누수 회복을 위한 영양요법
 
모든 것의 시작점이 장이었으니, 장부터 바로잡아야 했습니다. 식이 조절을 시작했습니다. 장에 자극을 주는 음식들을 줄이고, 소화가 잘 되면서도 영양가 있는 식단으로 바꾸었습니다. 소화효소와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처방하여 장내 환경이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장 점막이 손상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았기에, 장누수 회복을 위한 영양요법도 병행했습니다. 글루타민, 비타민A, 비타민D, 아연 등 장 점막 회복에 필요한 영양소들을 보충했습니다.
 

둘째, 혈당과 대사 안정화

 
  • 항염 식단으로 조정
  • 당독소 줄이기
 
당뇨약을 갑자기 끊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약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몸 스스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합니다.
 
항염 식단을 중심으로 식습관을 조정하고, 당독소(최종당화산물)를 줄이는 방향으로 생활습관을 바꾸어 나갔습니다. 장이 회복되면서 영양분 흡수가 좋아지면, 몸이 '빠른 에너지'에 덜 의존하게 됩니다.
 

셋째, 뇌 안정화와 이명 관리

 
  • rTMS 치료 설계 (정량뇌파검사 기반)
  • 부신 회복을 위한 영양 처방
 
정량뇌파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rTMS(경두개자기자극술) 치료를 설계했습니다. rTMS는 뇌의 특정 부위에 자기장 자극을 주어 과각성된 뇌 활동을 안정시키는 치료입니다. 약물 없이 뇌 기능 자체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명 환자분들께 많이 적용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동시에 부신 회복을 위한 영양 처방도 진행했습니다. 비타민B군, 비타민C, 마그네슘, 아답토젠 허브 등을 활용하여 지친 부신이 제 기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것이 '따로따로'가 아니라 '하나의 치료 루틴'으로 설계되었다는 점이죠.
 
‘장’이라는 하나의 문제, 그래서 해결책도 하나.
‘장’이라는 하나의 문제, 그래서 해결책도 하나.
 

4주, 8주, 12주…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변화는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찾아왔습니다.
 

치료 4주 차

 
민호님이 진료실에 들어오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 요즘 화장실 스트레스가 확실히 줄었어요. 예전엔 밖에 나갈 때 화장실 위치부터 확인했는데, 요즘은 그 생각을 덜 해요."
 
장 증상이 안정되기 시작한 겁니다. 물론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었지만, '통제할 수 없다'는 느낌에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느낌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치료 8주 차

 
혈당 수치에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공복혈당이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고, 식후 혈당의 급격한 상승폭도 줄어들었습니다. 내분비내과 주치의 선생님도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피드백을 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명.
 
"아직 소리가 들리긴 해요. 그런데… 예전만큼 신경 쓰이지 않아요."
 
이명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바로 '불편도'입니다. 소리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더라도, 그 소리로 인한 스트레스와 일상의 방해가 줄어든다면 그것이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민호님은 예전엔 이명 때문에 잠을 못 자서 다음 날 하루가 망가졌는데, 요즘은 좀 나아졌다고 하셨습니다.
 

치료 12주 차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선생님, 조용한 방에 있어도 이명이 덜 거슬려요. 그리고 신기한 게… 장이 편해지니까 전체적으로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에요. 혈당도 안정되고, 피로감도 줄었고."
 
3가지 증상이 동시에 나아지고 있었습니다. 따로따로 약을 먹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변화였습니다.
 

3가지 병? NO, 원인은 하나

 
치료를 시작한 지 4개월이 지났을 무렵, 민호님과 다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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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여기 왔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어요. 세 군데 병원에서도 안 됐는데 여기라고 다를까? 싶었거든요."
 
"지금은 어떠세요?"
 
"이제는 제 몸이 왜 이랬는지 이해가 돼요. 각 과마다 다른 약을 받으면서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었는데… 지금은 다르게 느껴져요. 앞으로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도 알겠고요."
 
그 말씀이 참 감사했습니다.
 
기능의학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증상을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환자분 스스로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왜 이런 증상이 생겼는지 납득하며, 앞으로 어떻게 건강을 지켜나갈 수 있는지 알게 되는 것. 그것이 진정한 회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민호님은 지금도 정기적으로 내원하시면서 관리를 이어가고 계십니다. 당뇨약은 내분비내과 선생님과 상의하며 용량을 조정 중이고, 장 증상은 거의 일상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안정되었습니다. 이명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같이 살 만해졌다"고 표현하십니다.
 

혹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계신가요?

 
여러 병원을 다니며 각각 다른 약을 받아 복용하고 계신 분. "검사상 이상 없다"는 말을 들었지만, 여전히 불편한 증상에 시달리시는 분. 한 가지 증상이 나아지면 다른 증상이 나빠지고, 컨디션이 떨어지면 모든 게 동시에 무너지는 경험을 하신 분. '왜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계신 분.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어쩌면 '따로따로'가 아니라 '함께' 보는 시선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민호님처럼 여러 증상의 연결고리를 찾고, 뿌리부터 바로잡아 나가는 여정. 그 여정을 함께 걸어가실 준비가 되셨다면, 저희 하이맵의원이 동행하겠습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사람마다 원인의 비중은 다릅니다. 그래서 저희는 먼저 듣고, 검사하고, 함께 이해한 뒤에 치료를 시작합니다.
 
당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들로 계속된 어려움을 겪고 있자면, 이제는 하나로 연결해서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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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례는 실제 환자의 동의하에 작성되었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름과 일부 세부사항은 변경되었습니다. 개인마다 증상의 원인과 치료 반응은 다를 수 있으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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