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많이 꾸는 사람은 건강한걸까? 사실은,

"꿈 많이 꾸는 건 좋은 거야. 뇌가 활발하다는 증거잖아." "창의적인 사람들이 꿈을 잘 꾼대." 그래서인지 우리는 자주 꿈을 꾸는 걸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사실 기능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꿈을 과도하게 많이 꾸는 것은 오히려 '수면의 균형이 깨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던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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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3, 2025
꿈 많이 꾸는 사람은 건강한걸까? 사실은,
꿈의 내용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마치 밤새 영화를 본 것처럼 장면들이 이어졌고, 어떤 꿈에서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잠을 잤는데도 '일한 것 같은' 이 피로감. 이상하게도 충분히 잔 것 같은데 전혀 쉬지 못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이렇게 말해요. "꿈 많이 꾸는 건 좋은 거야. 뇌가 활발하다는 증거잖아." "창의적인 사람들이 꿈을 잘 꾼대." 그래서인지 우리는 자주 꿈을 꾸는 걸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하지만 진료실에서 만나는 분들의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꿈을 너무 많이 꿔서 오히려 피곤하다, 잠을 안 잔 것 같다, 꿈속에서도 일하고, 사람들 만나고, 뛰어다니고... 아침에 일어나면 뭔가 좀 지친 느낌이다. 8시간 넘게 잤는데도, 전혀 개운치가 않다.
 

꿈이 많다는 것, 정말 건강한 신호일까?

 
사실 기능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꿈을 과도하게 많이 꾸는 것은 오히려 '수면의 균형이 깨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던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죠?
 
건강한 수면은 단순히 '오래 자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수면의 각 단계가 적절한 비율로 반복되며, 뇌와 몸이 충분히 회복되는 게 진정한 의미의 '좋은 잠'입니다. 그런데 꿈을 지나치게 많이 꾼다는 것은, 이 균형이 무너졌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아래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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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었을 때, 뇌에서 벌어지는 일

 
수면은 단순히 '의식이 꺼지는 시간'이 아닙니다. 우리 뇌는 밤 동안 두 가지 중요한 작업을 반복합니다.
 

1. 깊은 수면 = Non-REM 수면 = 회복

 
먼저 깊은 수면입니다. 의학적으로는 Non-REM 수면이라고 부르는 이 단계에서 우리 몸은 진정한 휴식을 취합니다. 뇌파는 느리고 규칙적으로 움직이며, 성장호르몬이 분비되고, 면역체계가 강화되며, 손상된 세포들이 회복됩니다.
 
마치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설비를 점검하고 수리하는 시간과 같습니다. 이 시간 동안 우리는 거의 꿈을 꾸지 않습니다.
 

2. 꿈꾸는 수면 = REM 수면 = 정리

 
두 번째는 REM 수면입니다. Rapid Eye Movement, 즉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는 이 단계에서 우리는 꿈을 꿉니다. 뇌는 낮 동안 경험한 정보를 정리하고, 감정을 처리하며, 기억을 저장합니다.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나 학습의 공고화도 이 시간에 일어납니다.
 
이 두 가지 수면 단계는 대략 90분을 주기로 교대로 나타납니다. 밤이 깊어질수록 깊은 수면의 비중은 줄어들고, REM 수면의 비중이 늘어납니다. 이것이 정상적인 수면의 흐름입니다.
 
합이 잘 맞는 오케스트라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습니다. 각 악기가 정확한 타이밍에 등장해야 아름다운 하모니가 완성되죠. 깊은 수면과 REM 수면, 이 둘의 균형이 맞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잘 잤다'고 느끼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꿈을 많이 꾼다면?

 
꿈을 과도하게 많이 기억한다는 것은, 2가지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첫째, REM 수면의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둘째, 깊은 수면(Non-REM)이 충분하지 않아 얕은 수면을 반복하고 있을 가능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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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 1. 뇌가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는 것

 
깊은 수면이 부족하면 뇌는 충분히 회복되지 못합니다. 컴퓨터가 완전히 꺼지지 않고 대기모드에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다시 말해, 화면은 꺼졌지만 전원은 켜져 있고, 시스템은 역시 여전히 돌아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꿈을 많이 꾼다는 것은 뇌가 '깊이 쉬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REM 수면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지만, 깊은 수면 없이 REM만 과도하게 반복되면 진정한 회복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check 2. 신체 회복이 불충분한 상태

 
깊은 수면 동안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어른에게도 중요합니다. 이 호르몬은 근육을 회복시키고, 세포를 재생하며, 면역 기능을 강화합니다. 깊은 수면이 부족하면 이 모든 회복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잠을 잤는데도 개운하지 않다, 오히려 더 피곤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
 

Q. 이런 일이 왜 생길까요?

 
수면 문제로 본원을 찾으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스트레스가 원인 아니냐고 여쭤보십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스트레스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기능의학에서는 수면 문제를 단순히 '불면증'으로만 보지 않고, 몸 전체의 불균형이 만들어낸 결과로 봅니다.
 

원인 1. 스트레스와 코르티솔 불균형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코르티솔은 낮에는 높고, 밤에는 낮아져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이 리듬이 무너집니다.
 
밤에도 코르티솔이 높게 유지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된 상태가 지속됩니다. 즉, 몸은 '긴장 모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죠. 잠자리에 들어도 머릿속이 계속 돌아가고, 얕은 수면만 반복되며, 꿈을 과도하게 많이 꾸게 됩니다.
 
실제로 한 환자분이 진료실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던 적이 있는데요.
 
"잠들기 전까지 회사 일이 계속 생각나고, 꿈속에서도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면 회의 내용은 기억나는데, 몸은 전혀 안 쉰 것 같아요."
 
이 환자분의 타액 코르티솔 검사 결과, 밤 시간대 코르티솔 수치가 정상보다 훨씬 높게 나왔습니다. 몸은 잠자리에 있었지만, 뇌는 여전히 '깨어있는 모드'였던 것입니다.
 

원인 2.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부교감신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교감신경은 '전투 모드', 부교감신경은 '휴식 모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건강한 사람은 밤이 되면 자연스럽게 부교감신경이 우세해지며 깊은 수면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면, 밤에도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HRV(심박변이도) 검사로 이 균형을 확인합니다. 심박변이도는 심장 박동 간격의 미세한 변화를 측정하는 것으로, 자율신경계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줍니다. 많은 환자분들이 검사 결과를 보며 알지 못했던 평소 내 몸의 긴장 상태를 깨닫게 됩니다.
 

원인 3. 장-뇌 축(Gut-Brain Axis)의 문제

 
여기에 더해 우리의 수면은 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장 건강이 수면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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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토닌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흔히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이 신경전달물질은 우리 몸에서 생성되는 세로토닌의 약 90%가 장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이 세로토닌은 밤이 되면 멜라토닌으로 전환되어 수면을 유도합니다.
 
문제는, 장내 환경이 무너지면 세로토닌 생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장내 유익균이 부족하고, 염증이 있으며, 장 점막이 손상되면 ‘세로토닌 → 멜라토닌’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끊깁니다.
 
실제로 본원에서 장내미생물검사를 받은 많은 환자분들이 유익균 부족, 유해균 과다, 장내 염증 소견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장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면의 질이 개선되는 것을 경험하셨습니다.
 

원인 4. 호르몬의 불균형

 
멜라토닌은 수면을 조절하는 핵심 호르몬입니다. 하지만 블루라이트 노출, 불규칙한 생활 패턴, 노화 등으로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집니다.
 
또한 갑상선 호르몬의 이상도 수면에 영향을 미칩니다.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자극되고, 저하되면 에너지 대사가 느려져 피로감이 증가하면서 수면 구조가 무너지죠.
 

원인 5. 염증과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만성 염증은 우리 몸 곳곳에 영향을 미칩니다.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균형을 무너뜨리고, 수면의 질을 저하시킵니다. 또 세포의 발전소라 불리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떨어지면, 에너지 생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낮 동안 충분한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면, 밤에도 몸은 제대로 회복되지 못하고 얕은 수면을 반복하게 됩니다.
 

수면의 퀄리티를 높이고 싶다면?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면제를 먹는 것이 아니라, '왜 깊은 수면에 들지 못하는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원인을 찾는 과정으로 시작해, 몸의 균형을 고려한 통합적인 개선안을 도출하는 것이 올바른 방식이라고 할 수 있죠.
 

STEP 1. 증상 뒤에 숨은 연결고리를 찾기

 
불면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꿈을 많이 꾼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런 분들은 수면 문제만 있는 게 아닙니다.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만성 피로를 호소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불안감이 있거나, 두통이 잦거나, 피부 트러블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언뜻 보면 수면과 관계없어 보이는 증상들이죠. "제가 원래 몸이 약해서 그런가봐요"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기능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 모든 증상들은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가지들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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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건강이 무너지면 세로토닌 생성이 저하되고, 이것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만성 스트레스로 코르티솔 리듬이 깨지면 밤에도 긴장 상태가 유지되어 깊은 수면에 들지 못합니다. 염증이 지속되면 뇌의 신경전달물질 균형이 무너지고, 이는 다시 수면 구조를 왜곡시킵니다.
 
그래서 수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단순히 "잠이 안 온다"가 아니라, 뇌는 어떤 상태인지, 자율신경은 균형을 잃었는지, 호르몬 리듬은 정상인지, 장 환경은 건강한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량뇌파검사로 뇌파 패턴을 분석하면 어떤 주파수 대역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검사로는 밤에도 교감신경이 우세한지, 부교감신경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타액 검사로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하루 리듬을 확인하고, 장내미생물검사로는 세로토닌을 만드는 장 환경의 상태를 파악합니다.
 
이런 검사들이 단순히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과정입니다.
 

STEP 2. 역순으로 통합적 접근

 
원인을 찾았다면 이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수면 문제는 결코 한 가지 방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만약 장 건강이 무너져 있다면, 장부터 회복해야 합니다. 염증을 유발하는 음식을 피하고, 장 점막을 회복시키는 영양소를 보충하며, 유익균을 채워 넣어야 합니다. 장이 건강해지면 세로토닌 생성이 정상화되고, 이것이 밤에는 멜라토닌으로 전환되어 자연스러운 수면을 유도합니다.
 
코르티솔 리듬이 깨져 있다면, 생활 패턴을 재조정해야 합니다. 아침 햇빛을 쐬고, 규칙적인 식사 시간을 지키며, 저녁에는 긴장을 풀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야 합니다. 동시에 스트레스 대응 능력을 높여주는 영양소를 보충합니다.
 
뇌파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다면, 뇌의 균형을 되찾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약물이 아닌 뇌 자극 치료로 과활성화된 영역을 안정시키고, 수면을 담당하는 영역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장만 좋아진다고, 뇌파만 안정된다고 해서 수면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습니다. 몸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의 균형을 되찾을 때 비로소 진정한 회복이 일어납니다.
 
이것이 기능의학이 수면을 바라보는 방식입니다. 단편적인 처방이 아니라, 몸 전체의 흐름을 읽고 균형을 되찾는 것. 그래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지만, 그 결과는 단순히 '잠이 온다'를 넘어 '깊이 잔다', '개운하다', '에너지가 회복된다'는 진정한 변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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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수면 개선 팁

 
물론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도 있습니다.
 
취침 3시간 전에는 카페인을 피하세요. 카페인은 생각보다 오래 체내에 남아있습니다. 오후 늦게 마신 커피 한 잔이 밤의 수면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저녁 식사는 가볍게, 그리고 일찍. 취침 2-3시간 전에 식사를 마치세요. 소화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는 깊은 수면에 들기 어렵습니다.
 
침실 환경도 최적화하세요. 어둡고, 시원하고(18-20도), 조용한 환경이 이상적입니다. 블루라이트를 차단하고, 가능하면 전자기기는 침실 밖에 두세요.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만드세요. 주말에도 비슷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몸의 생체 리듬은 규칙성을 좋아합니다.
 
스트레스 관리를 일상화하세요. 깊은 호흡, 가벼운 명상, 스트레칭 등 하루 10분이라도 긴장을 풀 수 있는 시간을 만드세요.
 

누구든 다시, 깊이 잘 수 있습니다.

 
꿈을 많이 꾼다는 것이 단순히 '체질'이 아니라,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라는 것을 이제 이해하셨을 텐데요.
 
이 신호를 제대로 읽고 근본 원인을 찾으면, 당신도 '깊이 잔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라는 감정을 누구든 다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정말 잘 잤다고 느끼는 그 개운함, 하루를 시작할 에너지가 충만한 그 느낌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하이맵의원은 단순히 증상을 덮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을 회복하는 여정에 함께합니다. 7만 건 이상의 기능의학 검진 데이터와 6만 건 이상의 TMS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분 한 분 한 분의 근본 원인을 찾고 맞춤 치료를 설계합니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는 걸 기억하세요. 수면은 우리 삶의 질이 결정되는, 어쩌면 삶의 행복도와 만족감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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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건강 상태와 원인은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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