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없이 우울증, 불면증 치료한 실제 사례 (1부)

지금까지의 치료는 불면에는 수면제, 불안에는 항불안제, 우울에는 항우울제를 더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이 모든 증상을 만들어낸 뿌리는 건드리지 않은 채, 가지만 잘라내려 했던 것입니다.
하이맵의원's avatar
Nov 17, 2025
약없이 우울증, 불면증 치료한 실제 사례 (1부)
 
💬
본 사례는 20년 간 이어져 온 우울증과 알콜 의존증, 불면증, 비만, 호르몬 불균형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 평범한 일상을 되찾은 김선영(가명)님의 실제 이야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2024년 2월 어느 날, 진료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동생이 술을 입에도 안 댄다고. 전화를 건 분은 환자분의 언니셨습니다. 목소리에는 놀라움과 기쁨이 섞여 있었습니다.
"온 가족이 느껴요. 눈빛부터 완전히 달라졌어요. 행색 자체가 변했다고 해야 하나... 정말 다른 사람 같아요."
그분의 동생, 김선영님(가명)을 처음 만난 건 불과 2주 전이었습니다. 그때 김선영님의 표정에서 저는 6년이라는 시간의 무게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나아질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 뒤에 숨어있던 간절함과, 동시에 '또 실패하는 거 아닐까?'라는 두려움도 함께였죠.
언니분은 동생이 처음엔 병원 가는 것조차 싫어했었다고, 화만 내고 안 오려고 했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본인이 먼저 병원 가고 싶다고 한다고, 아무것도 할 기력이 없던 사람이 이제는 뭐든 의욕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고맙다는 말도 함께 전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김선영님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습니다.
 
notion image
 

chapter 1 . 조금씩 무너진 세월

 

시작은 ‘갑상선암 수술’

 
김선영님이 하이맵의원을 찾아온 건 2024년 1월 말이었습니다. 문진표를 보는 순간, 저는 이분이 얼마나 오랫동안 힘들어하셨을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7년 전, 갑상선암으로 갑상선 전절제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그 이후부터 급격하게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씀하셨죠. 체중이 증가하고, 무기력이 찾아왔습니다.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는 증상도 반복되었는데요. 처음에는 그냥 수술 후유증이라고 생각했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으로 지냈다고 하셨죠.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시간이 지나도 몸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2알로 시작된 약

 
잠이 오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밤마다 뒤척이다 결국 수면제를 처방받았습니다. 처음엔 2알이었습니다. 약을 먹으면 잠이 올 거라고 쉽게 생각하셨었다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잠은 오지 않았습니다. 가슴이 떨리고, 눈물이 났습니다. 공황장애 같은 증상도 나타났습니다. 땅이 꺼지는 듯한 느낌. 그때마다 병원을 찾았고, 그때마다 약이 추가되었습니다. 불안을 가라앉히는 약, 우울감을 다스리는 약, 가슴 두근거림을 잡는 약까지.
 
증상마다 약이 늘어났습니다. 정신과 약만 10여 종, 내과 약까지 합치면 15종이 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약을 먹어도 나아지는 게 없었습니다. 오히려 더 안 좋아지는 기분만 들었다고.
 

술, 그리고 집 안으로

 
불안할 때마다 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습니다. 술을 마시면 잠깐이나마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엔 정말 조금씩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술 없이는 잠들 수 없게 되었습니다.
 
체중은 20kg 이상 증가했습니다. 붓기가 심했고, 며칠씩 밥을 먹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 안에만 있게 되었습니다. 살고 있는 게 아니라 버틴다는 말이 더 어울리던 시기였죠.
 
김선영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6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길고 고통스러웠을지를 가늠하기 조차 어려웠습니다.
 
notion image
 

chapter 2. 다르게 보기 시작하다.

 

‘내가? 또 다른 병원에?’

 
"솔직히 병원 가기가 싫었어요. 또 약만 더 늘어나는 거 아닌가 싶었어요."
 
김선영님은 하이맵의원을 찾아오기까지도 망설이셨다고 했습니다. 가족의 권유가 아니었다면 오지 않았을 거라고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병원을 다니며 여러 약을 복용해왔지만 나아지지 않았던 분들은 대부분 이런 회의감을 갖고 계십니다. '이번에도 똑같겠지'라는 생각.
 

우리 몸이 말하는 것들

 
하지만 하이맵의원은 단순히 약을 더하는 곳이 아닙니다. 우리는 먼저 이분의 몸 전체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듣고자 했습니다.
 
첫 진료는 오래 걸렸습니다. 김선영님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증상 하나하나가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악화되는지, 일상은 어떤지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종합적인 기능의학 검사를 제안했습니다.
 
푸드 알러지 검사, 모발 미네랄 검사, 장내미생물 검사, 타액 호르몬 검사, 소변 유기산 검사, 혈액 중금속 검사, NK세포 활성도 검사. 이 모든 검사가 필요한 이유를 하나씩 설명드렸습니다.
 
"이렇게까지 검사를 많이 해야 하나요?"
 
"네. 우리 몸은 연결되어 있어서요. 한 부분만 보면 놓치는 게 많습니다."
 
며칠 후,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나씩 결과를 보며 김선영님의 몸이 왜 이렇게 힘들어했는지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김선영(가명)님의 장내미생물 검사 및 분석, 결과
실제 김선영(가명)님의 장내미생물 검사 및 분석, 결과
 

결과(1) ‘장’에서 시작된 무너짐

 
먼저 장이 문제였습니다.
 
푸드 알러지 검사에서 우유, 치즈, 계란, 카제인, 마늘 등 일상적으로 먹던 여러 음식에 지연형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단순히 '이 음식이 안 맞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장벽이 손상되어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음식 단백질이 혈액으로 들어가면서 우리 몸의 면역계가 혼란에 빠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장내미생물 검사 결과도 예상대로였습니다. 유익균은 부족하고, 유해균이 증식해 있었습니다. 장에 헬리코박터균도 검출되었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 70%가 장에 있습니다. 장이 무너지면 면역이 무너집니다. 실제로 NK세포 활성도는 65.2pg/mL로 매우 낮았습니다. 정상적인 면역 방어가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결과(2) 쌓인 독소, 막힌 배출

 
혈액 중금속 검사에서는 카드뮴과 수은이 높게 검출되었습니다. 모발 검사에서도 중금속이 확인되었습니다.
 
중금속은 우리 몸의 해독 시스템을 방해합니다. 간의 해독 기능이 떨어지면 지방 대사도 영향을 받습니다. 실제로 김선영님의 중성지방 수치도 정상 범위를 훨씬 넘어섰었죠.
 
소변 유기산 검사는 더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주었습니다.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즉 우리 몸의 에너지 생산 공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비타민B군의 대사도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김선영님이 줄곧 무기력했던 원인을 찾아 낸 것이죠.
 
실제 김선영(가명)님의 소변 유기산 검사, 모발 미네랄 중금속 검사 결과
실제 김선영(가명)님의 소변 유기산 검사, 모발 미네랄 중금속 검사 결과
 

결과(3) 호르몬, 그리고 뇌로 이어지는 길

 
타액 호르몬 검사에서 성장호르몬은 거의 바닥이었습니다. 부신 기능을 나타내는 코르티솔 수치도 정상적인 일중 리듬을 잃어버린 상태였습니다. 만성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 부신을 지치게 만든 것입니다.
 
혈액 검사의 호모시스테인 수치는 23.35였습니다.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혈관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면서, 동시에 엽산과 비타민B12 같은 영양소 대사에 이상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영양소들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합니다.
 
염증 수치인 CRP 역시 1.12로 높았습니다. 만성 염증은 우리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뇌에 큰 영향을 줍니다.
 

정리하자면,

 
검사 결과를 모두 펼쳐놓고, 천천히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갑상선 수술 후 호르몬 균형이 흔들리면서 대사 전반이 저하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장 기능이 약해지고, 장벽이 손상되었습니다. 장이 무너지자 영양소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동시에 면역계가 과민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영양 불균형은 호르몬 생성을 더욱 방해했고, 해독 기능도 떨어뜨렸습니다. 배출되지 못한 독소가 쌓이고, 만성 염증이 생겼습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이 뇌로 영향을 미쳤습니다.
 
장에서 만들어지는 세로토닌은 우리 몸 전체 세로토닌의 90%를 차지합니다. 세로토닌은 기분을 조절하고 수면을 돕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장이 무너지면 세로토닌 생성도 영향을 받습니다.
 
염증은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합니다. 만성 염증 상태에서는 뇌가 계속 경계 상태에 놓입니다. 불안과 불면이 악화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장-뇌-호르몬 축'입니다.
 
정리하자면, 발현된 증상은 여러 가지였지만 뿌리는 단 하나였던 셈.
 
오늘 소개해드리는 김선영(가명)님의 이야기는 이웃집닥터TV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김선영(가명)님의 이야기는 이웃집닥터TV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chapter 3. 회복의 시작, 단 하나의 뿌리 치료

 
김선영님은 검사 결과를 받아 들고서야 약을 그렇게 많이, 오래 먹어도 나아지지 않았었는지를 이해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치료는 불면에는 수면제, 불안에는 항불안제, 우울에는 항우울제를 더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이 모든 증상을 만들어낸 뿌리는 건드리지 않은 채, 가지만 잘라내려 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접근을 제안했습니다.
 
첫째, 장 환경을 회복합니다. 손상된 장벽을 복구하고, 장내 미생물 균형을 바로잡습니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음식을 피하고, 장을 회복시키는 영양소를 보충합니다.
 
둘째, 쌓인 독소를 배출합니다. 중금속 배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간의 해독 기능을 강화합니다.
 
셋째, 영양 균형을 맞춥니다. 부족한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을 보충하여 호르몬 생성과 신경전달물질 합성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넷째, 뇌 기능을 직접 회복시킵니다. 정량뇌파(qEEG) 검사로 김선영님의 뇌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한 후, 그에 맞춰 TMS(경두개 자기자극술) 치료를 진행합니다.
 

TMS, 뇌에 직접 말을 걸다

 
TMS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뇌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입니다. 자기장을 이용해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여, 저하된 신경세포를 활성화하거나 과활성된 부위를 안정화시킵니다.
 
중요한 건 '어디를', '어떻게' 자극하느냐입니다. 그래서 하이맵의원에서는 정량뇌파 검사를 먼저 거쳐갑니다. 32채널 뇌파 측정 시스템으로 뇌 전체의 활동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국제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여 어느 부위가 어떻게 불균형한지 파악합니다.
 
김선영님의 정량 뇌파검사 결과 일부 (뇌파를 수치화해 평균과 얼마나 다른지를 색으로 시각화한 지도)
김선영님의 정량 뇌파검사 결과 일부 (뇌파를 수치화해 평균과 얼마나 다른지를 색으로 시각화한 지도)
 
정량뇌파에서 수면과 관련된 뇌기능인 델타파와 세타파는 저활성화되어있고, 불안과 관련된 뇌기능, 베타파와 하이베타 또한 저활성화로 만성적인 뇌피로 상태를 보였습니다. 또한 자율신경검사에서 교감신경 실조증 정도로 에너지 바닥으로 스스로 조절하는 에너지가 없어 보였습니다.
 
TMS 치료가 바로 이 불균형을 바로 잡아 줍니다. 약물처럼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뇌 부위에만 정확히 작용합니다. 그래서 부작용이 거의 없고, 약물도 줄여갈 수 있는 것이죠.
 
하이맵의원은 지금까지 6만 건 이상의 TMS 치료 데이터를 축적해왔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분마다 최적의 자극 위치, 강도, 빈도를 설정합니다.
 

약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모든 설명을 마치고 우리는 약을 줄여 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김선영님은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약을 더 주는 게 아니라, 빼겠다니요. 아마 두려우셨을 겁니다. 6년을 함께 버텨오던 약을 줄이겠다는 제안을 단숨에 받아 들이긴 쉽지 않으셨겠죠. 잠시 망설이던 선영님이 말씀하셨습니다.
 
"해볼게요.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안 되는 게 확실하니까요.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 제 몸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처음으로 이해가 됐어요. 믿어보겠습니다."
 
우리는 함께 치료 계획을 세웠습니다.
 
TMS 치료와 수액 치료를 주 2-3회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장 회복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 활성형 비타민B, 오메가-3를 복용하고, 중금속 배출을 위한 영양제도 시작했습니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음식은 당분간 피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약을 줄여가기 시작했습니다.
 
2부에서 실제 회복 과정을 확인하세요 (준비 중) >
Share article

기능의학의 중심 '하이맵의원'에서 운영하는 기능의학 라이브러리 '하이브러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