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약, 내성 정말 생길까? (오해와 진실)

'피부과 약도 내성이 생긴다던데요?' 이 질문은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 뒤에는 두 가지 감정이 뒤섞여 있습니다. 하나는 '약이 점점 안 듣는 것 같다'는 불안. 다른 하나는 '이 약을 계속 써도 괜찮은 걸까'라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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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4, 2026
피부과 약, 내성 정말 생길까? (오해와 진실)
피부과를 오래 다녀본 분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셨을 겁니다.
 
‘처음엔 잘 듣던 약인데,
요즘은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아토피 때문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수년간 발랐는데 점점 더 강한 약이 필요해지는 느낌. 여드름 항생제를 몇 달째 복용하고 있는데 처음만큼 깨끗해지지 않는 피부. 그리고 어느 날, 인터넷에서 마주한 무서운 단어 하나.
 
내성.
 
'피부과 약도 내성이 생긴다던데요?' 이 질문은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 뒤에는 두 가지 감정이 뒤섞여 있습니다. 하나는 '약이 점점 안 듣는 것 같다'는 불안. 다른 하나는 '이 약을 계속 써도 괜찮은 걸까'라는 걱정.
 
문제는 이 불안이 때로는 위험한 선택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내성이 두려워서 의사와 상의 없이 약을 갑자기 끊거나, 검증되지 않은 대안을 찾아 나서거나, 필요한 치료를 미루다가 증상이 훨씬 악화된 후에야 다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 불안의 실체를 정확히 들여다보려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우리가 '내성'이라고 뭉뚱그려 부르는 것 안에는 전혀 성격이 다른 현상이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구분을 정확히 아는 것이, 불필요한 공포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입니다.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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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테로이드 연고 : "점점 안 듣는 느낌"의 정체

 

오래 바르면 내성이 생긴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피부과에서 가장 오래, 가장 널리 사용되어 온 약물입니다. 아토피피부염, 건선, 접촉피부염, 습진 등 거의 모든 염증성 피부 질환의 1차 치료제로 쓰이죠. 효과가 빠르고 확실하지만, 그만큼 '스테로이드'라는 이름이 주는 막연한 두려움도 큽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계속 바르면 내성이 생겨서 점점 안 듣게 된다는 얘기는, 스테로이드를 처방받아 보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의학적으로 이 현상을 '타키필락시스(Tachyphylaxis)'라고 부릅니다. 반복적으로 약물을 사용하면 신체가 점차 그 효과에 둔감해지는 급성 내성 현상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그런데 이 '타키필락시스'라는 개념에는 중요한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실험실과 진료실은 다릅니다

 
1975년, du Vivier와 Stoughton이라는 두 연구자가 사람의 피부에 스테로이드를 반복 도포했을 때 혈관수축 효과가 줄어드는 현상을 처음 보고했습니다. 이후 동물 실험에서도 세포 증식 억제 효과가 반복 사용 시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연구들이 '스테로이드 내성'이라는 관념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혈관이 수축하는 정도가 줄어드는 것과, 실제로 피부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 효과가 줄어드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2013년, 미국 Wake Forest 의과대학의 Taheri 연구팀이 스테로이드 타키필락시스에 관한 기존 문헌을 체계적으로 검토한 결과는 꽤 의미심장합니다.
 
연구팀은 비임상적 효과(혈관수축 등)에 대한 급성 내성은 보고된 바 있지만, 실제 염증성 피부 질환의 치료 효과가 장기 사용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한다는 임상적 근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또한 간헐적 사용이 지속적 사용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근거 역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12주간 스테로이드를 지속 도포한 임상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32명의 환자 중 타키필락시스의 징후를 보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연구에서 피부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했더니, 57%가 "스테로이드를 8주 이상 사용하면 타키필락시스가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의사들조차 임상 근거보다 관념에 따라 판단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렇다면, "약이 안 듣는" 진짜 이유는?

 
"이전만큼 효과가 없다"고 느끼는 가장 흔한 원인은, 사실 약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순응도 저하. 어려운 말 같지만, 쉽게 말하면 '처음처럼 꼼꼼히 바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은 초기에는 하루 두 번 빠짐없이, 적절한 양을 정확한 부위에 바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바르는 횟수가 줄고, 양이 줄고, 때로는 며칠씩 건너뛰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효과가 떨어지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약이 안 듣게 됐다"고 느낍니다.
 
한 임상 연구에서는 기존 스테로이드에 반응하지 않던 아토피 환자들에게 동일한 약을 주면서 하루에 두 번 전화를 걸어 도포 여부만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약을 바꾸지도, 강도를 높이지도 않았는데 증상이 유의미하게 호전된 것입니다. '치료 저항성'이라고 불리던 것이 실은 '치료 미이행'이었던 것이죠.
 
또 하나의 원인은 질환 자체의 자연적 악화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계절, 스트레스, 식이, 환경 변화에 따라 증상이 나빠지고 좋아지기를 반복합니다. 약을 열심히 바르는 동안 질환이 자연적으로 악화기에 접어들면, 환자는 "약이 안 듣는다"고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내성이 아니라, 질환의 흐름입니다.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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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경계해야 할 것 : 스테로이드 ‘금단’

 
스테로이드 연고에서 '내성'보다 실제로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스테로이드 금단 현상(Topical Steroid Withdrawal, TSW)입니다.
 
중등도 이상의 강한 스테로이드를 수개월에서 수년간 매일 사용한 후 갑자기 중단하면, 일부 환자에게서 원래 질환보다 더 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피부가 전신적으로 붉어지고, 화끈거리며, 진물이 나고, 가려움이 극심해집니다. 이전에 연고를 바르지 않았던 부위까지 증상이 번지기도 합니다. 이 상태를 '붉은 피부 증후군(Red Skin Syndrome)'이라고도 부릅니다.
 
2021년, 영국 의약품건강제품규제청(MHRA)스테로이드 금단 현상(TSW)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처방 정보에 관련 내용을 포함하도록 조치했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에서도 TSW가 단순한 아토피 악화가 아닌 독립적인 피부 질환일 수 있다는 가설 하에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5년에 발표된 한 분자 분석 연구에서는 스테로이드 금단 현상(TSW)에 걸린 피부에서 신경염증 관련 물질의 증가와 미토콘드리아 복합체 I의 과활성화가 확인되어, 이 현상이 단순한 '리바운드'가 아닌 별도의 병리적 기전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건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내성'과는 성격이 다른 문제입니다. 약의 효과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약에 대한 의존이 형성되었다가 갑작스러운 중단으로 반동이 오는 현상입니다. 마치 진통제를 끊었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
정리하자면,
스테로이드 연고에 세균 내성 같은 의미의 '내성'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약이 안 듣는 것 같다"는 느낌은 순응도 저하이거나 질환의 자연 경과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강한 스테로이드를 오래 사용한 후 갑자기 끊으면 심각한 금단 반응이 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지도 하에 감량해야 합니다.
 

2. 항생제 : 이게 바로 '진짜 내성'

 

피부에만 바르는 건데, 내성이 무슨 상관?

 
피부과 약 이야기에서 스테로이드가 '과장된 내성'이라면, 항생제는 정반대입니다. 의학적으로 확인된, 실재하는, 그리고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내성입니다.
 
여드름은 세계에서 가장 흔한 피부 질환 중 하나입니다. 12세에서 24세 사이 인구의 85~90%가 경험하며, 성인 여드름도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드름 치료의 중심에는 오랫동안 항생제가 자리해 왔습니다. 에리스로마이신, 클린다마이신 같은 외용 항생제, 독시사이클린이나 미노사이클린 같은 경구 항생제가 50년 넘게 처방되어 왔습니다.
 
문제는 이 오랜 사용의 대가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

 
1970년대 중반, 여드름 환자 1,000명 이상의 피부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프로피오니박테리아(현재 명칭: 큐티박테리움 아크네스, C. acnes)는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참고) 그로부터 불과 몇 년 후인 1979년, 에리스로마이신과 클린다마이신에 대한 최초의 내성이 보고되었습니다.(참고) 이후 내성률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1978년 약 20%였던 내성률은 1996년 62%까지 치솟았습니다.(참고)
 
영국의 경우 현재 에리스로마이신과 클린다마이신에 대한 여드름균 내성률이 약 65%에 달합니다. 테트라사이클린 계열도 약 20%의 내성률을 보이고 있습니다.(참고) 미국 피부과학회(AAD)와 유럽 피부과학회(EADV) 모두 이 추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항생제 단독 요법을 강력히 지양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피부과 의사는 전체 의사의 약 1%에 불과하지만, 전체 항생제 처방의 거의 5%를 차지합니다. 여드름 처방의 54%에 항생제가 포함되어 있고, 고정 용량 복합 제제까지 합하면 그 비율은 66%에 달합니다. 그리고 이 중 상당 부분이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3~4개월을 훨씬 넘어, 6개월 이상 장기 처방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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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약이 전신에 미치는 영향

 
"피부에만 바르는 건데 뭐가 문제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얼굴에 에리스로마이신을 외용으로 바른 환자의 등과 비강(코 안)에서도 내성균이 검출되었습니다. 약을 바르지 않은 부위까지 내성이 번진 것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여드름 때문에 항생제를 사용하는 환자의 가족들에게서도 높은 내성률이 관찰되었다는 점입니다. 가족 구성원 본인이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았는데도 말입니다. 여드름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피부과 의사 전원의 얼굴에서 내성 프로피오니박테리아가 검출된 반면, 다른 분과에서 일하는 의사 27명 중에서는 단 한 명에서도 검출되지 않았다는 다기관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항생제 사용이 여드름균에만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장기간 항생제를 사용한 여드름 환자는 상기도 감염이나 요로감염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영국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가 있으며, 구강 내 A군 연쇄상구균의 내성률이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크게 높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2023년, 예일 의대 연구팀은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을 밝혔습니다. 광범위 항생제를 단기간만 사용하더라도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교란되며, 이 회복에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것. 여드름이라는 피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한 약이, 장이라는 전혀 다른 장기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어떻게 권고하는가?

 
미국 피부과학회(AAD)와 유럽 피부과학회(EADV)의 현행 가이드라인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항생제 단독 요법은 외용이든 경구든 권장하지 않습니다.
둘째, 항생제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벤조일 퍼옥사이드(BPO)를 병용하여 내성균 발생을 억제해야 합니다.
셋째, 항생제 사용 기간은 3~4개월 이내로 제한해야 합니다.
넷째, 유지 치료에는 레티노이드 등 비항생제 치료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
정리하자면,
피부과 항생제의 내성은 ‘실재’합니다. 그리고 이 내성은 피부에 국한되지 않고 전신의 미생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항생제가 필요한 상황이 분명히 있지만, 장기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은 가이드라인에서도 권고하지 않는 접근입니다.
 

3. "약이 안 듣는다"의 이면에 숨은 더 본질적인 질문

 
지금까지 스테로이드와 항생제의 '내성'에 대한 오해와 사실을 정리했습니다. 스테로이드는 내성이 생긴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고, 항생제의 내성은 실재합니다. 만약, 다른 약물 복용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하이맵의원 카카오톡으로 언제든 바른 정보를 알아가실 수 있길 바랍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겠습니다.
 
환자분들이 "약이 안 듣는 것 같다"고 말씀하실 때, 그 이면에는 사실 이런 질문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약을 끊으면 다시 나빠지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해, 기능의학은 다른 각도에서 답을 제시합니다.
 
피부 관련 학회에서 의견을 펼치고 있는 하이맵의원 김혜연 원장
피부 관련 학회에서 의견을 펼치고 있는 하이맵의원 김혜연 원장
 

핵심 = ‘피부는 독립된 장기가 아니다’

 
우리는 흔히 피부 문제를 피부 '자체'의 문제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치료도 피부 위에 바르는 약, 피부를 향한 약이 중심이 됩니다. 이 접근이 효과적일 때가 분명히 있습니다. 급성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고, 감염을 억제하고, 가려움을 줄여 삶의 질을 회복하는 데 외용제와 경구제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약을 쓰면 나아지고, 끊으면 다시 나빠지는" 패턴이 수개월, 수년간 반복된다면, 이건 비단 약의 문제가 아닌 다른 곳에 답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장-피부 축’(Gut-Skin Axis)이라는 연결고리

 
지난 10여 년간 '장-피부 축(Gut-Skin Axis)'에 대한 연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이 개념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무너지면(장내세균 불균형, 디스바이오시스), 그 영향이 면역 경로와 대사 경로를 통해 피부에까지 미친다는 것입니다.
 
2021년 Microorganisms 저널에 발표된 종설 논문은 아토피피부염, 여드름, 건선, 주사비(장미증) 등 주요 피부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관찰된다고 보고했습니다.
 
2022년 Mucosal Immunology 저널의 리뷰에서는 장내 미생물이 면역 세포의 분화를 조절하고, 단쇄지방산(SCFA)이라는 대사산물을 통해 전신 염증 반응과 피부 장벽 기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기전이 정리되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 장 속에 살고 있는 수많은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물질이 혈류를 타고 돌면서 피부의 면역 반응을 조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장이 건강하면 이 조율이 순조롭지만, 장의 균형이 무너지면 피부에도 염증 신호가 과잉으로 전달됩니다.
 
이런 연구 결과들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피부 위에 아무리 좋은 약을 발라도, 피부 아래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약을 끊는 순간 증상은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장 넘어 ‘호르몬, 영양, 면역’

 
기능의학적 관점에서 반복되는 피부 문제의 근본 원인은 장에만 있지 않습니다.
 
지연형 식품 과민반응
즉각적인 알레르기와 달리, 특정 음식을 섭취한 후 수 시간에서 수일 후에 나타나는 면역 반응(IgG 매개)이 있습니다. 밀, 달걀, 유제품 같은 일상적 식품이 원인인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일반 피부과에서는 이 검사를 거의 시행하지 않습니다. 환자는 무엇이 자신의 피부를 자극하는지 모른 채, 매일 원인 식품을 섭취하면서 약으로 증상만 억제하는 패턴에 머물게 됩니다.
 
부신 기능과 코르티솔 리듬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우리 몸의 가장 강력한 천연 항염증 물질이기도 합니다. 만성 스트레스로 부신이 지치면 코르티솔 분비 리듬이 깨지고, 몸이 스스로 염증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이 상태에서는 외부에서 스테로이드(합성 코르티솔)를 넣어도 근본적 해결이 되기 어렵습니다.
 
 
미네랄 불균형과 중금속
아연은 피부 재생과 면역 기능에 핵심적인 미네랄입니다. 아연이 결핍되면 상처 회복이 느려지고, 염증이 잘 가라앉지 않습니다. 반대로 수은이나 알루미늄 같은 중금속이 체내에 축적되면 면역 체계가 과민해지고, 만성 염증의 불씨가 꺼지지 않습니다.
 
이 모든 요소가 함께 작용하여 피부라는 '결과 화면'에 증상을 만들어냅니다. 연고를 바르는 것은 화면의 경고등을 끄는 것과 같습니다. 경고등을 끄는 것도 필요하지만, 엔진에서 실제로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 점검하지 않으면 경고등은 계속 다시 켜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하이맵의원 근본 원인 치료 사례 (왼쪽 전, 오른쪽 후)
실제 하이맵의원 근본 원인 치료 사례 (왼쪽 전, 오른쪽 후)
 

피부 아닌 '원인'을 치료한다는 것

 
하이맵의원은 기능의학 진료 22년, 7만 건 이상의 기능의학 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많은 피부 질환 환자를 만나왔습니다. 그중에는 수십 년간 피부과를 전전하면서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의 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피부 질환에 접근하는 방식은 일반적인 피부과 진료와 출발점이 다르죠.
 

"어떤 연고를 바를까"가 아니라, "왜 이 피부가 이렇게 되었는가"

 
피부에 드러난 염증은 하나의 결과입니다. 그 결과를 만들어낸 원인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하이맵의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능의학 검사를 통해 몸 안의 흐름을 확인합니다.
 
푸드 알러지(지연형 IgG) 검사
: 특정 식품에 대한 지연성 면역 반응 여부를 확인합니다. 밀, 달걀, 유제품 등 일상적 식품이 피부 염증의 숨은 촉발 인자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장내 미생물 검사
: 대변을 배양하여 유익균과 유해균의 분포, 진균이나 클로스트리디움 같은 문제 균의 과증식 여부를 확인합니다. 장 환경의 균형이 깨져 있다면, 피부에 아무리 약을 발라도 염증의 불씨는 꺼지지 않습니다.
 
모발 미네랄 검사
: 아연, 마그네슘 같은 필수 미네랄의 균형과 수은, 알루미늄 등 중금속 축적 여부를 확인합니다. 피부 재생에 필수적인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면역 체계를 교란하는 중금속이 쌓여 있다면 이를 먼저 바로잡아야 합니다.
 
타액 코르티솔 검사
: 아침부터 밤까지의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리듬을 추적합니다. 만성 부신피로가 확인되면, 몸이 스스로 염증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므로 이 리듬의 회복이 피부 치료의 기반이 됩니다.
 
 

면역 오작동의 원인 축부터 정비

 
검사를 통해 확인된 원인에 따라, 항염식단 설계소화효소·프로바이오틱스 처방으로 장 기능을 회복하고, 장누수(Leaky Gut) 개선을 위한 영양요법을 적용하며, 중금속 해독부신피로 회복 프로그램을 병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피부만을 따로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불면이 있으면 불면을, 소화 불량이 있으면 소화를, 스트레스 호르몬 리듬이 깨져 있으면 부신을 함께 봅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연결 구조 안에서 피부 증상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은 도구일 뿐, ‘원인은 몸 안에’

 
이 글을 통해 정리하고 싶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스테로이드 연고의 '내성'은 우리가 알고 있는 내성과 다를 수 있다는 점. 다만 장기 사용 후 중단 시 나타나는 금단 현상(TSW)은 실재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지도 하에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항생제의 내성은 실재합니다. 피부를 넘어 전신의 미생물 생태계에 영향을 줍니다.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신중한 사용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약이 안 듣는다"고 느끼는 순간, 진짜 문제는 약이 아니라 '약을 끊으면 돌아오는 증상'에 있을 수 있습니다. 증상이 돌아온다는 것은 근본 원인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는 뜻입니다. 피부는 독립된 섬이 아니라, 장·호르몬·면역이라는 세 축의 교차점에 놓인 결과 화면입니다.
 
내 몸의 문제를 바르게 이해하고,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여정은 피부과 처방전이 아니라 내 몸 전체를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
본 콘텐츠는 의학적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현재 치료 중인 약물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중단하지 마시고 반드시 담당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치료 방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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