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두드러기, 기능의학적 접근과 치료 바로 알기

기능의학의 접근은 "두드러기를 억제한다"가 아니라, "비만세포가 과활성화되는 환경 자체를 교정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합니다. 증상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증상이 반복되는 구조를 바꾸는 것이죠. 본문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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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6, 2026
만성 두드러기, 기능의학적 접근과 치료 바로 알기
온몸이 가렵습니다. 팔 안쪽, 목덜미, 허벅지까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올라오는 두드러기. 피부과를 거쳐 내과, 알레르기내과까지 전전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늘 비슷합니다.
 
"특별한 원인은 발견된 게 없고요.
항히스타민제 처방해 드리겠습니다."
 
약을 먹으면 잠시 가라앉습니다. 하지만 약을 줄이면 다시 올라옵니다. 서너 가지 약을 동시에 복용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날이 많아지고, 어느새 6주가 지나 '만성'이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수면은 무너지고, 긴 소매를 벗지 못하는 여름이 반복됩니다.
 
한국에는 약 150만 명의 만성 두드러기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중 약 80%는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만성자발성두드러기(CSU)로 분류됩니다. 전 인구의 약 20%가 일생에 한 번 이상 두드러기를 경험하지만, 만성으로 넘어가는 순간 환자의 삶은 질적으로 다른 국면에 진입합니다.
 
의협 신문 ‘'만성 두드러기' 치료에 생물학적제제 급여 시급’ 기사 일부
의협 신문 ‘'만성 두드러기' 치료에 생물학적제제 급여 시급’ 기사 일부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바꿔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인을 모른다"는 것이 정말 원인이 없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지금까지 들여다본 범위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요?
 

현대의학이 보는 만성 두드러기, 그 시선의 범위

 
만성 두드러기의 표준 치료는 비만세포(mast cell)에서 분비되는 히스타민을 차단하는 항히스타민제입니다. 1단계 약물로 조절이 안 되면 증량하거나 약제를 추가하고, 그래도 반응하지 않으면 생물학적 제제까지 고려합니다.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단계별 접근입니다.
 
그런데 이 치료의 초점은 히스타민이라는 '결과물'에 맞춰져 있습니다. 비만세포가 왜 과도하게 활성화되는지, 무엇이 면역 체계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깊이 들어가지 못합니다.
 
만성자발성두드러기 환자의 40~50%에서 고친화성 IgE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체가 발견된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에 밝혀졌습니다.(참고) 환자의 약 25~30%에서 갑상선 자가항체(anti-TPO)가 검출된다는 보고도 축적되어 있습니다.(참고)
 
용어들이 어려워 보이지만, 각종 연구와 사실들의 메시지를 심플합니다. 만성 두드러기는 단순한 피부 알레르기가 아니라 면역계 전체의 조절 이상을 반영하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피부 위에 나타나는 증상을 피부 안에서만 찾으려 할 때, 더 넓은 지도는 접혀 있게 됩니다.
 

‘장’이 ‘피부’를 흔든다.

‘장-피부’ 축의 과학 (근거 연구들)
 
기능의학이 만성 두드러기를 바라보는 첫 번째 렌즈는 장내 미생물 생태계입니다.
 
2024년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연구가 이 관점에 중요한 근거를 제공합니다. 중국 중남대학 상아병원(Xiangya Hospital) 연구팀과 독일 샤리테 대학(Charité) 알레르기학 연구소의 공동 연구에서, 만성자발성두드러기 환자의 장내 미생물은 건강한 대조군과 뚜렷하게 다른 패턴을 보였습니다. 단쇄지방산(SCFA)을 생산하는 유익균은 감소하고, 조건부 병원균은 증가한 상태였죠.
 
연구팀이 6주 이상된 만성 두드러기 환자의 분변 미생물을 건강한 쥐에게 이식했더니, 쥐에서도 IgE 매개 비만세포 활성화와 피부 염증 반응이 촉발되었습니다.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피부의 면역 반응을 직접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는 인과적 증거가 제시된 것입니다.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같은 해 Gut Microbes지에 게재된 쓰촨대학(Sichuan University) 연구팀의 종합 리뷰도 이 흐름을 뒷받침합니다. 만성 두드러기 환자에서 장내 세균 불균형이 존재하며, 그로 인한 면역 조절 이상이 질환의 발병과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학술적 합의에 가깝습니다.
 
2025년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Research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 고찰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만성특발성두드러기(CIU)와 히스타민 불내증(HIT), 소장세균과잉증식(SIBO)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을 보고하며, 장내 미생물 환경의 조절새로운 치료 경로가 될 수 있음을 제안했습니다.
 
이 연구들이 그리는 그림은 이렇습니다.
 
장내 세균 불균형이 장벽의 투과성을 높이고(이른바 '장누수'),
내독소(LPS)가 혈류로 유입되면서 전신 염증 반응을 유발합니다.
 
이 염증 환경 속에서 비만세포는 과활성화되고,
피부에서는 두드러기가 반복됩니다.
 
피부과에서 원인을 찾지 못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의 뿌리가 피부가 아니라 장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시할 수 없는 ‘면역’의 교란

갑상선 자가면역이라는 숨은 변수
 
기능의학이 주목하는 두 번째 축은 자가면역호르몬의 교란입니다.
 
2025년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만성 두드러기 환자 중 약 4명 중 1명꼴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함께 나타났습니다. 또 같은 환자들에서 갑상선을 공격하는 항체(anti‑TPO)가 발견된 비율은 약 42%였는데, 건강한 사람들에서는 4%에 불과해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갑상선 호르몬 수치 자체는 정상 범위인 환자에서도 자가항체만 높으면 두드러기가 지속된다는 보고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일반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이상 없음"이라고 판정받는 환자가 실제로는 면역학적 불균형 한가운데 놓여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능의학에서 '기능적 최적 범위(optimal range)'와 '참고 범위(reference range)'를 구분해 해석하는 이유가 바로 이 지점에 있죠.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스트레스 호르몬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만성 스트레스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축)의 리듬을 교란시키고, 코르티솔의 항염 기능을 약화시킵니다. 스트레스 상태에서 피부의 신경 말단은 염증 매개 물질을 더 많이 분비하고, 이것이 비만세포를 자극합니다.
 
실제로 두드러기 환자들이 "스트레스받으면 확 심해진다"고 말하는 게 단순한 주관적 느낌이 아니었던 거죠. 신경내분비-면역계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 그 자체입니다.
 
2025년 발표된 멘델리안 무작위화 연구는 한 발 더 나아가, 특발성 두드러기가 불안의 위험을 높이고 알레르기성 두드러기가 주요 우울장애의 위험을 높이는 인과적 방향성까지 제시했습니다. 장내 세균 19개 분류군이 특발성 및 알레르기성 두드러기와 인과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분석도 함께 보고되었습니다.
 
몸과 마음, 장과 피부, 호르몬과 면역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는 기능의학의 핵심 전제가 학술적으로 입증되고 있는 셈입니다.
 

‘히스타민 대사’라는 세 번째 열쇠

일상 속 식습관까지 들여다봐야
 
기능의학이 주목하는 세 번째 축은 히스타민 대사 자체의 문제, 즉 히스타민 불내증(Histamine Intolerance)입니다.
 
우리 몸에 히스타민이 유입되는 경로는 비만세포의 분비만이 아닙니다. 발효식품, 숙성 치즈, 와인, 가공육 등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에도 상당량의 히스타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장에서 생산되는 디아민산화효소(DAO)가 이를 분해하여 균형을 유지합니다.
 
문제는 장벽이 손상된 상태에서 벌어집니다. 장 점막의 염증이나 손상은 DAO를 생산하는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동시에 장내 세균 불균형이나 SIBO는 히스타민을 추가로 생산합니다. 분해는 줄고 생산은 느는, 이중의 불균형입니다.
 
어느 순간 체내 히스타민 총량개인의 역치를 넘어서면 두드러기가 터져 나옵니다. 마치 물이 가득 찬 양동이에 한 방울만 더해져도 넘치는 것처럼.
 
이런 상태에서는 지연성 식품 과민반응(IgG 매개)까지 겹치면서 도대체 어떤 음식 때문에 두드러기가 나는 건지 환자 본인도 종잡을 수 없게 됩니다. "먹는 것을 아무리 바꿔봐도 나아지지 않아요"라는 호소 뒤에는 이런 복합적인 기전이 작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지연성 식품 과민반응 검사보고서 by 하이맵의원
실제 지연성 식품 과민반응 검사보고서 by 하이맵의원
 

잡히지 않는 두드러기, 기능의학의 접근은?

‘억제’한다가 아니라 ‘교정’한다
 
기능의학의 접근은 "두드러기를 억제한다"가 아니라, "비만세포가 과활성화되는 환경 자체를 교정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합니다. 증상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증상이 반복되는 구조를 바꾸는 것입니다.
 

1. ‘장내 환경’ 정밀 분석

 
첫 번째는 장내 환경의 정밀 분석입니다. 소변유기산검사로 체내 대사 흐름의 이상 여부를 파악하고, 장내미생물검사로 유익균과 유해균의 분포를 확인합니다. 호기가스분석을 통해 소장세균과잉증식(SIBO) 유무를 진단하고, 지연성 푸드알러지 검사로 무의식적으로 섭취하고 있는 식품과민 요인을 찾아냅니다.
 
피부 위에 나타난 증상의 원인이 장 속에 있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보이지 않는 곳을 먼저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2. ‘면역-호르몬’ 종합 평가

 
두 번째는 면역-호르몬 축의 종합 평가입니다. 타액호르몬검사로 코르티솔의 하루 분비 리듬과 성호르몬 밸런스를 확인하고, 혈액검사를 통해 갑상선 자가항체, NK세포 활성도, 전신 염증 지표를 함께 살핍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해석의 관점입니다. "참고 범위 안에 있으니 정상"이 아니라, "이 환자에게 기능적으로 최적인 상태인가"를 기준으로 읽어내는 것이 기능의학의 핵심적 차이입니다.
 

3. 간과할 수 없는 ‘신경계 안정’

 
세 번째는 신경계 안정과 뇌-면역 연결의 회복입니다. 자율신경검사(HRV)와 정량뇌파검사(qEEG)를 통해 만성 스트레스가 신경계에 남긴 흔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합니다. 필요 시 경두개자기자극술(rTMS) 같은 비약물적 접근으로 자율신경의 균형을 되찾습니다.
 
스트레스 반응의 과잉이 면역 교란의 강력한 트리거인 만큼, 뇌와 면역의 연결을 정상화하는 것은 두드러기 치료에서 간과할 수 없는 축입니다.
 

4. 맞춤 영양 설계 + 생활 교정

 
마지막은 맞춤형 영양 설계와 생활환경 교정입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항염 식단을 설계하고, 히스타민 저감 식이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장벽 회복을 위한 영양 보충(비타민 B6, 아연, 비타민 C 등 DAO 생산에 필요한 영양소)을 포함한 1:1 맞춤 영양 루틴을 운영합니다.
 
진료실에서 끝나는 치료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지속되는 건강 설계입니다.
 
설명드린 4가지 축은 별도로 각기 작동하지 않습니다. 장-면역-호르몬-신경계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듯, 치료 역시 하나의 통합된 흐름으로 설계될 때 비로소 "원인 모를 두드러기"의 실체에 다가설 수 있고, 교정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기억하세요. ‘원인 모를 두드러기는 없다’

 
"원인 불명"이라는 진단은 환자에게 깊은 절망을 줍니다. 이유를 모르니 대책도 없고, 끝이 보이지 않으니 지칩니다. 하지만 기능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원인을 모른다"는 말은 "아직 충분히 넓게 보지 못했다"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피부 위에 나타난 두드러기는 몸 속 어딘가에서 균형이 무너져 있다는 신호입니다.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일 수 있고, 갑상선 자가면역의 조용한 진행일 수 있으며, 만성 스트레스가 신경-면역계에 남긴 누적된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 요인들이 단독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기능의학은 그 얽힌 실타래의 출발점을 찾는 과정입니다. 한 가지 검사, 한 가지 약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기능적 균형을 회복해 나가는 여정입니다. 시간이 필요하고 인내가 필요하지만, 방향이 맞다면 몸은 반드시 반응합니다.
 
오래된 두드러기 앞에서 포기하기 전에,
한 번쯤 시선의 방향을 바꿔보시길 권합니다.
 
피부 너머, 몸 안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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