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다양한 검사를 받았지만,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경과를 지켜보자’는 말만 듣고 돌아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증상은 해결되지 않고, 불안감과 예민함, 답답함만 커져가죠. 불편은 있지만 똑 부러지게 해결은 되지 않는, 이런 상황은 왜 자꾸 반복될까요?
사실 어지럼증은 단일 원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 전체 시스템이 보내는 신호로 이해해야 합니다. 귀, 뇌, 심혈관계, 호르몬, 자율신경, 심지어 장 건강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증상이라서, 한 부분만 들여다 보는 방식으로는 진짜 원인을 찾는 것도, 온전한 치료 효과를 보는 것도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기능의학이 어지럼증 치료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어지럼증을 바라보는 2가지 시선
어지럼증의 원인을 이해하려면, 먼저 의학에서 어지럼증을 바라보는 2가지 시선(관점)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선 1. ‘증상’ 중심 접근
첫 번째는 증상 중심 접근입니다.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처럼 귀의 평형 기관에 직접적인 문제가 생긴 경우죠.
이석증은 내이의 작은 돌멩이가 제자리에서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을 자극하면서 어지럼증을 일으킵니다. 특정 자세를 취할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전정신경염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을 받게 되죠.
메니에르병은 내림프액의 생성과 흡수 과정에 이상이 생겨 귀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어지럼증, 난청, 이명이 함께 나타납니다.
어지럼증에서 이런 진단들은 분명히 중요하긴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면 안돼요. 한 발짝 더 들어가야 합니다. 여기서 두 번째 관점, 시스템 중심 접근이 이야기가 연결됩니다.
시선 2. ‘시스템’ 중심 접근
"왜 이 사람에게 이석증이 생겼을까?"
"왜 전정신경이 반복될까?"
이런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 우리는 더 깊은 원인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부신 기능 저하,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영양 결핍, 장 건강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귀의 평형 기관이 약해지고, 결국 어지럼증으로 이어지는 사례들이 많습니다.
결국, 사람의 몸은 시스템으로 작동합니다. 한 부분에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부분의 문제로 이어지고, 원인이 결과가 되고 결과가 다시 원인이 되는 순환이 만들어집니다. 어지럼증이 치료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 복잡한 연결고리 때문이기도 하죠.

어지럼증의 원인 6가지
그렇다면 기능의학은 어지럼증의 어떤 숨은 원인들을 주목하고 있을까요? 아래 하이맵의원이 꼽은 어지럼증의 대표적인 원인 6가지를 공유해 드립니다.
원인 1. 부신 기능 저하 → 기립성 저혈압
갑자기 일어설 때 어질하거나 심할 경우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기립성 저혈압은 어지럼증의 흔한 원인입니다. 이건 단순히 혈압이 낮아서라기 보다 우리 몸이 자세 변화에 맞춰 혈압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의 핵심에 부신이 있습니다. 부신에서 분비되는 알도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은 혈압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나 지속되는 염증 반응으로 부신 기능이 떨어지면, 혈압 조절 능력이 약해지고 어지럼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원인 2.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교감신경은 혈압을 높이고, 부교감신경은 혈압을 낮춥니다. 이 둘의 조화로운 작동이 우리 몸의 균형을 유지하죠. 하지만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거나 몸 안의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부조화가 생깁니다.
이런 자율신경계 불균형은 혈압 조절뿐 아니라 심장 박동, 소화, 수면 등 다양한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칩니다. 어지럼증과 함께 불안감, 예민함, 수면 장애, 소화 불량 등이 동반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원인 3. 혈액 공급의 문제
머리로 가는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도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빈혈이 있어서 평소에도 산소 공급이 부족한 경우, 또는 고지혈증으로 혈액 점도가 높아서 혈액 순환이 느린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빈혈은 단순히 철분 부족만이 아닙니다. 비타민 B12, 엽산 결핍도 빈혈을 일으킬 수 있고, 이건 적혈구 생성과 신경계 기능에 모두 영향을 끼치게 되죠.
원인 4. 영양 불균형과 대사 이상
"공복일 때 어지러워서 자꾸 먹게 돼요. 그러다 보니 살만 찌네요."
이런 호소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음식을 먹어도 그 음식들이 제대로 에너지로 전환되지 않는 것이죠.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대사에 문제가 생기면, 충분히 먹어도 세포는 에너지 부족 상태가 됩니다. 뇌는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이런 대사 이상은 어지럼증, 브레인포그, 만성피로로 이어지게 됩니다.
원인 5. ‘장 건강’과 신경전달물질의 연결고리
놀랍게도 장 건강 역시 어지럼증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 장에는 약 39조 개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이들의 균형이 깨지면 영양소 흡수 장애와 염증 반응이 일어납니다.
더 중요한 건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약 90%가 장에서 생성된다는 사실입니다. 장내 환경이 불균형하면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에도 문제가 생셔요. 예민함, 불안감, 짜증 등의 감정 변화와 함께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생기고, 이것이 다시 부신 기능을 떨어뜨리며 어지럼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원인 6. 중금속 축적과 신경계 영향
몸속에 축적된 중금속은 신경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알루미늄, 수은, 납 같은 독성 중금속은 뇌 기능을 저하시키고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검사를 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숨은 원인이죠.
어지럼증 원인 규명,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 있는 어지럼증의 원인들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요? 우선 몸 전체의 균형 상태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종합적인 기능의학 검사가 필수적이죠.

방법 1. 정량 뇌파 검사(qEEG)
뇌의 전반적인 기능 상태와 활동 패턴을 분석합니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신경학적 이상을 확인하고, 뇌의 특정 부위 기능이 떨어져 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방법 2. 타액 호르몬 검사
부신 기능을 정밀하게 평가합니다. 특히 부신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과 DHEA, 알도스테론 수치를 여러 시점에 걸쳐 측정하여 부신 피로 단계를 진단합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일 변화 패턴을 보면, 자율신경계의 균형 상태도 함께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방법 3. 모발 중금속 검사
몸속에 축적된 중금속의 농도를 분석합니다. 혈액 검사로는 찾기 어려운 만성적인 중금속 노출을 확인할 수 있죠. 알루미늄이나 수은 같은 독성 물질이 높게 나온다면, 이것이 어지럼증의 숨은 원인일 수 있습니다.
방법 4. 소변 유기산 검사
체내 대사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검사입니다. 에너지 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은 어떤지, 장내 미생물의 상태는 건강한지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음식을 먹어도 에너지로 전환되지 않는 문제,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이 모든 것이 소변 유기산 검사에서 드러납니다. 감정이 예민하고 불안증상이 있다면,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방법 5.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장내 미생물의 균형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염증 지수가 높거나 유익균과 유해균의 비율이 무너져 있다면, 이것이 영양소 흡수 장애와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으로 이어져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검사가 필요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어지럼증이라는 하나의 증상 뒤에는 여러 층위의 원인들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표면적인 증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시스템을 입체적으로 파악해야 진짜 원인을 찾고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 원인별 치료 과정 안내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했다면, 이제 그 원인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차례입니다. 이 글에서 모든 과정을 다룰 수는 없기에, 위에서 언급한 대표적인 원인과 연결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치료 1. 맞춤형 영양 치료
부신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부신 추출물, DHEA, 비타민 C를 처방합니다. 심장 기능과 혈액 순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카르니틴, 비타민 A, D, E, K2 같은 지용성 비타민을 활용합니다. 저체온이나 저혈압이 있다면 요오드, 셀레늄, 비타민 A 등으로 갑상선 기능을 지원합니다.
영양제는 단순히 부족한 것을 채우는 개념이 아닙니다. 몸의 생화학적 균형을 회복시키고, 세포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죠.
치료 2. 식습관과 생활습관 재설계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섭취하고, 철분, 단백질, 비타민 B12, 엽산이 풍부한 음식으로 영양소 결핍을 예방합니다. 항염 식단을 통해 몸 안의 만성 염증을 줄이고,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킵니다.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합니다. 반신욕, 명상, 호흡 운동 등으로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면, 과도하게 항진된 교감신경과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간혹, 기능의학에 대해 스스로 떠올리고 실천할 수 있는 것들만, 뻔한 얘기만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기능의학의 방향과 실제 효용을 글로 정리해 둔 적이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확인해 보세요.
치료 3. TMS(경두개자기자극) 치료
뇌의 특정 부위를 자기장으로 자극하여 신경계의 기능을 조절합니다. 특히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을 개선하고, 뇌 기능을 정상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뇌신경의 활동 패턴을 건강하게 재구성할 수 있는 치료법이죠.
치료 4. 중금속 해독 프로그램
중금속 축적이 확인되면 체내에 쌓인 독성 물질을 제거하는 해독 치료를 진행합니다. 중금속이 제거되면 신경계의 정상 기능이 회복되고, 어지럼증뿐 아니라 브레인포그, 만성피로 같은 다른 증상들도 함께 개선됩니다.
치료 5. 장 건강 회복을 통한 전신 균형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을 되찾는 것은 단순히 소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불러옵니다. 장-뇌 축을 통해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회복되고, 염증이 줄어들며, 면역 기능이 정상화됩니다. 이 모든 변화가 자율신경계와 부신 기능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어지럼증이라는 증상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됩니다.
실제 사례로 보는 ‘어지럼증 치료 여정’
쉬운 이해를 위해 실제 50대 여성 환자분의 사례를 들어 설명드립니다.

이분은 항상 바이킹을 타는 듯한 어지럼증으로 혼자 산책도 못 할 정도였어요. 술 취한 듯한 느낌이 계속됐고, 공복에 어지럼증이 너무 심해 자꾸 음식에 손이 갔죠. 당연히 체중도 증가했습니다. 최근에는 불안장애까지 생기는 이중, 삼중고를 겪고 계셨습니다.
이 증상은 20년도 지난 증상이었습니다. 그동안 대학병원 이비인후과에서 모든 검사를 받았지만 정상 판정을 받았고,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하이맵의원에서 시행한 검사 결과는 이랬습니다.
- 정량 뇌파 검사(QEEG) : 뇌파 분석 결과 푸른색 영역이 많아, 전반적인 뇌 기능 저하가 확인됨.
 
- 타액 호르몬 검사 : 부신 피로 5단계 소견 및 DHEA 호르몬 농도 저하로, 스트레스 반응 및 회복 능력 저하 확인.
 
- 모발 미네랄 검사 : 알루미늄 농도 상승으로, 체내 중금속 축적 가능성 발견 — 숨은 원인으로 추정.
 
- 소변 유기산 검사 : 에너지 대사 불균형 발견 — 섭취한 음식이 에너지로 전환되지 않는 원인 규명.
 
- 신경전달물질 검사 : 감정 조절 관련 물질 불균형으로 인해 예민함과 불안 증상 발생.
 
-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 염증 지수 매우 높음, 전신 염증 및 장-뇌 축 불균형 가능성 시사.
 
[결과 해석 요약]
정량 뇌파 검사에서 푸른색이 많이 보여 뇌 기능 저하가 확인되었습니다. 타액 호르몬 검사에서는 부신 피로 5단계 소견이 나왔고, DHEA 호르몬 농도도 크게 떨어져 있었습니다.
모발 검사에서는 알루미늄 농도가 높게 나왔습니다. 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전혀 알 수 없었을 숨은 원인이었죠. 소변 유기산 검사에서는 에너지 대사의 심각한 불균형이 발견되었습니다. 음식을 먹어도 에너지로 전환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었습니다. 감정을 조절하는 물질들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예민함과 불안증상이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죠.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검사에서는 염증 지수가 매우 높게 나왔습니다.

이 모든 검사 결과는 하나의 그림을 그려냈습니다. 만성 스트레스가 부신을 지치게 만들었고, 부신 기능 저하가 혈압 조절 장애로 이어졌다는 것. 동시에 장 건강이 무너지면서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이 생겼고, 이것이 다시 불안감과 자율신경계 불균형을 일으켰습니다. 그 위에 중금속 축적까지 더해져 뇌 기능이 떨어진 상태였던 것이죠.
치료는 이 모든 원인을 통합적으로 접근했습니다. TMS 치료로 뇌 기능과 자율신경계 균형을 회복하고, 중금속 해독 치료를 진행했습니다. 부신 기능을 지원하는 맞춤형 영양제를 처방하고, 에너지 대사와 신경전달물질 균형을 개선하기 위한 영양 치료를 병행했습니다.
석 달이 지나자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만성적으로 괴롭히던 어지럼증이 많이 좋아졌고, 깜빡깜빡하던 기억력이 돌아왔습니다. 에너지가 올라오고 부신 기능이 회복되면서, 조절되지 않던 식욕도 정상화되었습니다.
정량 뇌파 검사를 다시 찍어보니, 푸른색이었던 부분들이 초록색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뇌신경이 균형을 되찾고 건강을 회복한 것이죠. 어지럼증이라는 한 가지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전반적인 삶의 질이 개선된 셈입니다.
어지럼증, 포기할 증상이 아닙니다.
어지럼증으로 고통받던 분들이 병원에 들렀다가 ‘원인을 모르겠다’는 피드백을 듣고 좌절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원인을 ‘모르겠다’는 것이지, 원인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렇기에 원인을 찾을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하죠.
기능의학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증상이 나타난 곳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증상을 만들어낸 몸 전체의 시스템을 봅니다. 귀에서 시작된 것처럼 보이는 어지럼증이 실은 부신, 장, 뇌, 자율신경계의 복합적인 불균형에서 비롯되었을 수 있습니다.
하이맵의원이 이 복잡한 연결고리를 하나씩 풀어 드리고 있습니다. 정밀한 검사로 숨은 원인들을 찾아내고, 통합적인 치료로 몸의 균형을 회복시킵니다. 증상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증상이 생기지 않을 건강한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죠.
다시 얘기 드리지만, 어지럼증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그 신호에 귀 기울이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한다면, 어지럼증뿐 아니라 함께 있던 만성피로, 불안감, 수면 장애, 소화 불량 등도 함께 개선될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 더이상 포기할 증상이 아닙니다. 원인을 알면 길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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