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절성 양진, 연고 발라도 차도 없을 때 읽는 글

피부에 바르는 약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결절성 양진은 피부 표면의 문제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절성 양진은 면역과 신경이 얽힌 전신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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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7, 2026
결절성 양진, 연고 발라도 차도 없을 때 읽는 글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고,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고, 광선치료까지 받아봤습니다. 그런데 결절은 줄지 않고, 가려움은 여전합니다. 밤마다 긁다가 피가 나고, 아침이면 시트에 얼룩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고 계신다면, 지금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피부에 바르는 약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결절성 양진은 피부 표면의 문제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절성 양진은 면역과 신경이 얽힌 전신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죠.
 
실제 완치 사례 by 하이맵의원
실제 완치 사례 by 하이맵의원
 

결절성 양진,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가

 
결절성 양진은 6주 이상 지속되는 극심한 가려움과 함께, 딱딱하고 융기된 결절이 피부에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일반적인 습진이나 아토피와 혼동되기 쉽지만, 그 양상은 확연히 다릅니다. 콩알만 한 결절들이 팔다리와 몸통에 수십, 수백 개씩 생기고, 가려움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합니다.
 
환자분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긁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다는 점인데요. 그래서 긁습니다. 피가 나도 긁습니다. 잠시 후엔 더 가렵습니다. 또 긁습니다. 이것이 바로 '가려움-긁기의 악순환(Itch-Scratch Cycle)'입니다. 이 악순환은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신경과 면역이 서로를 자극하며 만들어내는 생물학적 고리입니다.
 
2024년 발표된 메타분석 연구는 충격적인 사실을 보여줍니다. 결절성 양진 환자는 일반인보다 우울증 발생 위험이 1.3배, 불안장애 1.9배, 자살 충동은 2배나 높습니다. 이 숫자는 결절성 양진이 단순한 피부병이 아니라 정신건강까지 위협하는 전신-정신 연결 질환임을 말해줍니다.
 

연고가 닿지 못하는 곳 ‘신경-면역 연결 고리’

 
결절성 양진의 핵심에는 '신경면역 조절 장애(Neuroimmune Dysregulation)'가 있습니다. 이 개념을 이해하면, 왜 연고만으로는 안 되는지 명확해집니다.
 
우리 피부 안에서는 면역세포신경세포가 끊임없이 대화합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이 대화는 균형을 이룹니다. 하지만 결절성 양진 환자의 피부에서는 이 대화가 폭주합니다.
 
1.
먼저 면역 측면을 보겠습니다. 결절성 양진 환자의 피부에서는 인터루킨-4(IL-4), 인터루킨-13(IL-13), 인터루킨-31(IL-31) 같은 염증 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됩니다. 이를 'Type 2 염증'이라고 부릅니다. 동시에 비만세포, 호산구, T세포 같은 면역세포들이 피부 깊숙이 침투해 염증 반응을 일으킵니다.
 
2.
다음으로 신경 측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결절성 양진 환자의 피부에서 신경 분포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표피층(피부 바깥층)의 감각 신경 밀도는 오히려 감소하지만, 진피층(피부 깊은 층)의 신경 밀도는 증가합니다. 이렇게 재배치된 신경들은 가려움 신호를 뇌로 과잉 전달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염증 물질이 신경을 자극하면 가려움이 심해집니다. 가려워서 긁으면 피부 손상이 생기고, 손상된 피부에서 더 많은 염증 물질이 나옵니다. 이 염증 물질이 다시 신경을 자극합니다. 이것이 신경과 면역이 서로를 증폭시키는 악순환의 정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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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연고의 한계가 보이시나요?
 
피부 표면에 바르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표피에 작용합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진피 깊은 곳에서 벌어지는 신경-면역의 교란입니다. 화재 경보가 울리는 집에서 경보기만 끄는 것과 같습니다. 불의 근원을 찾지 않으면 경보는 계속 울릴 수밖에 없습니다.
 

장-피부-뇌, 연결된 하나의 축

 
히포크라테스는 2,000년 전 이미 소화기와 체액을 질병의 중심으로 보았습니다. 오늘날 연구는 실제로 많은 만성질환에서 장–미생물–면역 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결절성 양진처럼 원인 불명의 만성 피부 질환에서 장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3년 국제분자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발표된 연구는 결절성 양진 환자의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결절성 양진 병변에서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 현저히 증가해 있었습니다. 동시에 피부 미생물의 다양성은 감소해 있었습니다. 미생물 균형이 무너지면 피부 장벽이 약해지고, 약해진 장벽으로 자극 물질이 침투하며, 염증은 더욱 악화됩니다.
 
피부의 마이크로바이옴만 문제가 아닙니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무너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장-피부 축(Gut-Skin Axis)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Dysbiosis)이 발생하면 장 점막의 투과성이 증가합니다. 흔히 '장누수'라고 부르는 상태입니다.
 
 
장벽이 느슨해지면 원래 통과하지 못해야 할 물질들이 혈류로 들어갑니다. 우리 면역 시스템은 이를 위협으로 인식하고 전신에 걸쳐 염증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 염증이 피부에 도달하면 어떻게 될까요? 면역세포가 활성화되고, 가려움을 일으키는 물질이 분비됩니다.
 
여기에 뇌까지 연결됩니다. 장-뇌 축(Gut-Brain Axis)입니다. 우리 몸의 세로토닌 중 약 90%가 장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세로토닌은 기분 조절뿐 아니라 가려움 인지에도 관여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 기능이 저하됩니다. 장 기능이 떨어지면 세로토닌 생성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리고 피부 증상은 악화됩니다.
 
결국 장-뇌-피부는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피부에만 연고를 바르는 것으로는 이 연결된 고리를 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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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의학이 바라보는 결절성 양진

 
기능의학은 증상이 아니라 원인을 묻습니다.
 
"가려움을 어떻게 줄일까?"가 아니라 "왜 면역이 과잉 반응하는가?"를 묻습니다. "결절을 어떻게 없앨까?"가 아니라 "왜 신경이 과민해졌는가?"를 묻습니다. "피부를 어떻게 진정시킬까?"가 아니라 "왜 피부 장벽이 무너졌는가?"를 묻습니다.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기능의학은 몸 전체를 살펴봅니다.
 
첫째, 장 기능입니다. 장내 미생물 균형이 어떤지, 장누수가 있는지, 음식에 대한 지연성 알러지 반응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둘째, 염증 상태입니다. 만성적으로 낮은 수준의 염증이 지속되고 있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추적합니다. 축적된 독소, 숨어 있는 감염, 특정 음식에 대한 면역 반응 등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셋째, 호르몬 균형입니다. 특히 부신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리듬을 확인합니다.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서 부신이 지치면 면역 조절 능력이 떨어집니다.
 
넷째, 영양 상태입니다. 아연, 비타민D, 오메가-3 지방산 같은 영양소는 피부 장벽 유지와 면역 조절에 필수적입니다. 이런 영양소가 부족하면 피부는 외부 자극에 취약해집니다.
 
다섯째, 신경 기능입니다. 자율신경계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뇌의 각성 상태가 적절한지 평가합니다.
 
이 다섯 가지 축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면, 연고로는 보이지 않던 그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환자마다 다른 불균형의 패턴이 드러납니다. 누군가는 장 문제가 핵심일 수 있고, 누군가는 부신 피로가 주된 원인일 수 있습니다. 또 누군가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피부 밖에서 시작하는 회복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의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급성 악화 시 증상을 조절하는 데 이 약들은 분명 필요합니다. 최근 승인된 생물학적 제제들도 Type 2 염증을 표적으로 해서 많은 환자분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강조 드리는 건 방향입니다. 증상을 조절하는 것과 원인을 해결하는 것은 다릅니다. 약으로 가려움을 줄이는 동안, 동시에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원인을 찾고 교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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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 기능 회복

장 기능 회복이 첫 번째입니다. 염증을 일으키는 음식을 제거하고, 장 점막을 회복시키는 영양소를 공급합니다. 유익균을 보충하고, 장 생태계의 균형을 되찾습니다.
 

2. 염증 조절

염증 조절이 두 번째입니다. 지연성 음식 알러지 검사를 통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음식을 찾아내고, 체내 축적된 독소를 해독합니다.
 

3. 신경 안정화

신경 안정화가 세 번째입니다. 자율신경계 균형을 회복하고, 필요한 경우 뇌자기자극치료(TMS) 같은 비약물 치료를 병행합니다. 가려움-긁기 악순환의 신경학적 고리를 끊는 것입니다.
 

4. 영양 보충

영양 보충이 네 번째입니다. 개인별로 부족한 영양소를 파악하고, 피부 장벽 회복과 면역 조절에 필요한 영양을 맞춤 처방합니다.
 
오랜 기간 스테로이드에 의존했던 분들이 장 기능 회복과 영양 교정을 통해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분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차가 있고,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피부는 마지막 신호입니다

 
피부는 우리 몸의 가장 바깥에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피부는 가장 안쪽의 문제를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결절성 양진의 극심한 가려움과 딱딱한 결절은 몸이 보내는 적신호입니다. 면역이 혼란스럽다는 신호, 신경이 과민하다는 신호, 장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연고로 이 신호를 덮으려 하면, 몸은 더 큰 소리로 외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절성 양진은 통일된 국제 가이드라인도 없고, 진단·치료 기준이 제각각이었다. 환자분들은 진단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여러 병원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경면역 조절 장애라는 병태생리가 밝혀졌고, 원인에 접근하는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혹시 오랜 시간 연고에만 의존해 오셨다면, 이제 다른 관점에서 몸 전체를 살펴볼 때입니다. 피부 안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장과 뇌는 어떤 상태인지, 영양은 충분한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연고가 닿지 못하는 곳에 답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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