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간 기능의학 진료를 하며 4만 명이 넘는 이명 환자분들을 만났고, 흥미로운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이명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 이명이 회복되고 있는 분들에게는 반드시 나타나는 신호들이 있었다는 것.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요?"
이명 치료를 시작하고 몇 주, 혹은 몇 달이 지났습니다. 약을 먹고, 생활 습관을 바꾸고,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고 있지만, 여전히 귓속에서는 소리가 들립니다.
‘나아지고 있는 걸까’라는 이 질문 속에는 회복에 대한 간절함과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에 대한 불안이 담겨 있습니다. 이명은 감기처럼 약을 먹고 며칠 지나면 낫는 병이 아닙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치료 중간에 지치고, 의심하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어집니다.
제가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여러분의 이런 물음표가 지워지지 않는 시기에 확신을 드리기 위함힙니다. 아래 소개하는 4가지 신호가 여러분에게도 나타나고 있다면, 안심하세요. 여러분의 몸은 이미 예전의 건강했던 삶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1. 잠을 잘 잔다.
"요즘 잠을 잘 잡니다."
이 한마디를 들을 때, 저는 속으로 '좋은 신호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명 환자분 열이면 열, 수면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명 소리 때문에 잠들기 어렵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뇌와 자율신경이 과도하게 긴장된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뇌가 쉬지 못하고, 교감신경이 항상 켜져 있는 것이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 8시간 이상 푹 자거나,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게 되었다면, 단순히 '잠을 잘 잔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잠은 뇌가 스스로를 재구성하는 시간입니다. 깊은 수면 중에 뇌척수액이 뇌 전체를 순환하며 낮 동안 쌓인 노폐물을 씻어냅니다. 신경세포들은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불필요한 연결은 정리합니다. 이 과정을 신경가소성이라고 부르는데, 바로 이것이 이명 회복의 핵심입니다.
제가 진료를 보며 수없이 확인한 사실이 하나 있는데, 바로 푹 자고 난 다음 날에는 이명 소리가 확실히 약해진다는 것입니다. 수면 컨디션이 좋아진 모든 환자분들께서 같은 경험을 하시죠. 깊은 수면이 찾아왔다는 것은, 과도하게 긴장되어 있던 교감신경이 가라앉고 부교감신경이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입니다.
정량뇌파 검사를 해보면, 수면이 좋아진 환자분들은 델타파가 증가하고 고베타파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계 검사에서도 심박변이도가 개선됩니다. 이건 단순한 숫자를 넘어, 여러분의 몸이 균형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객관적 증거로 해석됩니다.
혹시 여러분이 요즘 잠을 잘 자고 계신다면, 축하드립니다. 여러분의 뇌는 지금 스스로를 치유하고 있는 겁니다.
체크 포인트
- 밤 11시 전에 잠들고, 아침 7시 전에 일어난다
- 중간에 깨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곤하지 않다
- 꿈을 꾸는 횟수가 늘어났다

2. 줄어든 허리(복부) 둘레
"바지가 헐렁해졌어요."
"특별히 다이어트를 한 건 아닌데 벨트 구멍이 한 칸 줄었어요."
이런 말씀을 하는 환자분들을 만나면 혈액 검사 결과를 다시 확인합니다. 거의 예외 없이 염증 수치가 낮아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명 환자분들 중에는 뚱뚱한 분들이 특별히 많지는 않습니다. 경험상 오히려 마른 편인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공통점을 찾아면, 복부둘레가 굵습니다. 이른바 '마른 비만', 내장지방이나 피하지방이 복부에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복부지방은 단순한 에너지 저장고가 아닙니다. 염증 물질을 만들어내는 내분비 기관입니다. 복부지방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이라는 염증 물질은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며, 뇌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뇌의 신경세포들이 이 염증 신호에 반응하면서, 이명이 더 크게 들리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치료를 하다 보면, 체중은 그대로인데 허리둘레만 줄어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몸속 염증이 가라앉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식습관을 바꾸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장 건강이 회복되면서 만성 염증이 감소합니다. 그러면 복부에 축적되어 있던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이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타액 코르티솔 검사를 해보면, 스트레스 호르몬 리듬이 정상화되는 게 확인되기도 하죠. 소변 유기산 검사에서는 대사 기능이 개선되는 조짐이 보입니다.
진료실에서 이런 경험을 수없이 했습니다. 허리둘레가 줄어든 환자분들은, 예외 없이 이명이 좋아졌습니다. 잊지마세요. 복부둘레 감소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염증이 사라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체크 포인트
- 바지가 헐렁해지거나 벨트 구멍의 위치가 바뀌었다
- 체중 변화는 크지 않지만 옷맵시가 달라졌다
- 복부 팽만감이 줄어들었다
- 얼굴이나 손발의 부기가 빠졌다

3. 신경이 덜 쓰인다.
"신기한 게요. 하루 종일 일하다가 문득 생각해보면 이명 소리가 없는 날이 있더라고요."
이 말을 들을 때, 저는 '이제 거의 다 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명이 심한 분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귀를 막아보거나, 조용한 곳에 가서 소리가 들리는지 확인합니다. "지금도 들리나? 크기가 줄었나? 주파수가 바뀌었나?" 끊임없이 체크합니다. 이것이 습관이 되고, 나중에는 무의식적으로 이명을 찾게 됩니다. 이명 자체보다 이명에 대한 집착이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명을 확인하는 횟수가 줄어든다면, 하루 중 이명 생각 없이 다른 일에 몰두하는 시간이 생긴다면, 바로 뇌가 변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명은 귀의 문제가 아닙니다. 중추신경계, 즉 뇌의 문제입니다. 뇌가 실제로는 중요하지 않은 소리 신호를 '위협'으로 인식하고, 그 소리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죠. 뇌의 편도체라는 부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고, 주의 네트워크가 이명 소리에 고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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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치료가 진행되면서, 뇌는 점차 이 소리를 '중요하지 않은 배경음'으로 재분류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을 습관화라고 부릅니다. 마치 에어컨 소리나 시계 초침 소리처럼, 뇌가 그 소리를 무시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정량뇌파 검사를 하면, 이런 변화가 수치로 보입니다. 과도하게 높았던 고베타파가 줄어들고, 전두엽의 알파파가 회복됩니다.
22년간 진료하며 제가 확신하게 된 것이 있습니다. 이명이 완전히 사라진 분들은, 어느 날 갑자기 '아, 그러고 보니 이명이 안 들리네'라고 깨닫습니다. 소리가 서서히 줄어든 것이 아니라, 뇌가 그 소리를 더 이상 의식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체크 포인트
- 하루 중 이명을 확인하는 횟수가 줄었다
- 일이나 취미에 집중할 때 이명이 느껴지지 않는다
- 이명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이 줄었다
- "이명이 평생 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덜 든다

4. 활력의 회복
"원장님, 요즘 아침에 일어나는 게 덜 힘들어요."
"오랜만에 친구 만나서 수다 떨었어요."
"주말에 등산 갔다 왔어요.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했을 일인데."
여러분도 이런 경험을 느낀다면, 완치에 거의 다다른 상태입니다.
이명은 단독으로 오지 않습니다. 만성피로, 집중력 저하, 우울감, 의욕 상실, 사회적 위축이 함께 옵니다. 이명 소리 자체보다, 그로 인해 무너진 일상이 더 큰 고통입니다. 일하기 싫고, 사람 만나기 싫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집니다. 환자분들은 종종 "이명 때문에 제 삶이 멈췄어요"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치료가 진행되면서,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아직 이명 소리는 들리는데, 왠지 모르게 기운이 생깁니다. 오랜만에 친구에게 먼저 전화를 걸고 싶어집니다. 미뤄뒀던 일을 하고 싶어집니다. 이명은 여전한데, 삶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명은 전신 기능 불균형의 표현입니다. 장이 나빠지고, 호르몬이 흔들리고, 미토콘드리아가 제대로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고, 면역계가 오작동하면서 뇌에 영향을 미친 결과가 이명입니다.
그런데 치료를 하다 보면, 이 모든 것이 함께 회복됩니다. 장 건강이 좋아지고, 호르몬이 균형을 찾고, 세포들이 에너지를 제대로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활력이 돌아옵니다. 이명 소리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완연하게 느낄 수 있죠.
하이맵의원에서는 이런 체계를 7Core-3Balance 시스템이라고 부릅니다. 신체 기능의 균형 회복, 뇌·신경계의 안정, 지속 가능한 생활환경 교정. 이 세 가지가 모두 작동할 때, 비로소 진정한 회복이 일어납니다. 이명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 전체가 건강해지는 개념입니다.
체크 포인트
- 만성피로가 줄어들고 에너지가 생겼다
- 집중력이 예전보다 좋아졌다
-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덜 부담스럽다
- "앞으로 나아질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지금 잘하고 계십니다.
오늘 이야기한 4가지 신호, 여러분은 몇 개나 해당되시나요?
하나도 없다고요? 괜찮습니다.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거나,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뿐입니다. 회복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어떤 분은 한 달 만에 변화를 느끼고, 어떤 분은 석 달이 걸립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가는 것입니다.
하나라도 있다고요? 축하드립니다. 여러분은 지금 제대로 가고 있습니다. 이명 소리가 아직 들리더라도, 여러분의 몸은 분명히 변하고 있습니다. 두 개 이상이라고요? 정말 잘하고 계십니다. 계속 이대로 가시면 됩니다. 조만간 "그러고 보니 이명이 안 들리네"라고 말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걸 꼭 얘기드리고 싶습니다. 이명 회복은 직선이 아니라는 것. 어떤 날은 소리가 줄어들었다가, 다음 날은 다시 커집니다. 좋아지다가 나빠지고, 나빠지다가 좋아집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분명히 나아지고 있습니다. 마치 계단을 오르듯이, 때로는 평평한 구간도 있고 때로는 조금 내려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결국 위로 올라가고 있는 것이죠.
회복은 갑자기 오지 않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이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수면이 좋아지고, 허리둘레가 줄고, 이명 생각이 줄고, 활력이 돌아오면서, 어느 순간 "아, 그러고 보니 이명이 안 들리네"라고 깨닫게 됩니다. 이것이 진짜 회복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수많은 분들이 여러분과 같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길 끝에서 회복한 분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이명으로 고생하시다가 회복하신 분들도 많습니다. 그분들도 처음에는 "정말 나을 수 있을까?" 의심하셨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치료받으셨고, 지금은 이명 없는 삶을 살고 계십니다.
치료가 힘들고, 지치고, 의심스러울 때, 이 글을 다시 꺼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잘 자고 있는가?"
"나의 허리둘레는 어떤가?"
"이명 생각이 줄었는가?"
"조금이라도 활력이 생겼는가?"
여러분의 몸을 믿으세요. 그리고 여러분 자신을 믿으세요. 당신은 지금 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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