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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바이오틱스란 무엇이며 왜 주목받는가?

유산균에서 중요했던 '살아서 장까지'라는 전제를 뒤집는 개념, 포스트바이오틱스. 죽은 균이 어떻게 일하는지, 프로바이오틱스와 무엇이 다른지 기능의학 관점에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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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맵의원
Aug 03, 2026
포스트바이오틱스란 무엇이며 왜 주목받는가?
Contents
포스트바이오틱스란 무엇인가?왜 지금 주목받는가? (1)왜 지금 주목받는가? (2)포스트바이오틱스가 몸속에서 하는 일5. 하이맵의원의 시선자주 묻는 질문
프로바이오틱스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늘 한 가지를 강조해 왔습니다.
 
"살아서 장까지 도달해야 한다"
 
위산을 견디고, 담즙을 통과하고, 충분한 수의 균이 살아남아 장에 자리 잡아야 비로소 이로움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 지난 수십 년간 유산균을 둘러싼 이야기 대부분이 이 하나의 전제 위에 서 있었습니다. 냉장 유통, 유통기한, 제품 겉면에 적힌 '생균수' 표기는 모두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이 전제를 조용히 뒤집는 개념이 학계와 임상 현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넓히고 있습니다. 바로 포스트바이오틱스(postbiotics)가 그 주인공입니다.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포스트바이오틱스란 무엇인가?

'죽은 균이 일한다'는 역설
 
포스트바이오틱스에는 이미 국제적 합의로 정의되어 있는 개념입니다. 2019년 국제 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 과학협회(ISAPP)가 소화기내과·소아과·미생물학·면역학 등 여러 분야 전문가로 패널을 꾸려 논의했고, 2021년 그 결과를 발표했죠.
 
이들이 내린 정의는 이렇습니다.
 
‘불활성화된(inanimate) 미생물 및/또는 그 구성 성분으로서, 숙주에게 건강상 이로움을 주는 제제.’
(Salminen et al., 2021)
 
🔗 2025년 9월 업데이트 성명 바로가기
 
문장을 천천히 풀어보겠습니다. 핵심 단어는 '불활성화된', 즉 더 이상 살아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살아있음'을 필수 조건으로 삼는 것과 정확히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균은 열이나 다른 처리로 활성을 잃었지만, 그 균의 몸을 이루던 성분과 균이 남긴 물질은 그대로 남아 몸에 작용한다는 것.(삶은 달걀, 구운 닭가슴살과 마찬가지로) 이것이 포스트바이오틱스 관점에서의 발상입니다.
 
그렇다면 "균이 만든 대사산물만 있으면 뭐든지 포스트바이오틱스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ISAPP 정의는 불활성화된 균체 또는 그 구성 성분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못 박습니다. 그래서 단쇄지방산(부티르산 등)처럼 순수하게 정제된 물질 하나만 떼어놓고 보면, 그것은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아니라 그냥 그 물질의 화학명으로 불러야 합니다.
 
단쇄지방산이 우리 몸에서 하는 일은 이미 별도의 글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니, 여기서는 ‘포스트바이오틱스의 재료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경계만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 단쇄지방산(부티르산)이란? 미생물이 만드는 '천연 약’ 이야기
 
그렇다면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실제로 무엇으로 이루어질까요? 불활성화된 균의 세포벽 성분, 균이 만들어낸 펩타이드와 단백질(장벽 기능을 돕는 것으로 연구된 p40·p75 같은 단백질이 대표적), 끈끈한 다당류인 엑소폴리사카라이드(EPS), 각종 유기산과 효소, 단쇄지방산과 비타민 등이 복합적으로 들어갑니다.
 
한 마디로 살아있는 균이라는 '배달부'는 빠지고, 그 배달부가 전하려던 '내용물'만 남긴 셈입니다.
 
이 이해가 중요한 이유는, 이게 우리가 장 건강을 대하는 질문 자체를 바꿔 놓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물음이 "어떤 균을 살려서 장까지 보낼 것인가"였다면, 포스트바이오틱스의 물음은 "몸에 실제로 필요한 신호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전할 것인가"에 가깝습니다.
 
사실 발효 음식을 오래 먹어온 인류는 알게 모르게 이런 성분들을 이미 섭취해 왔습니다. 다만 그 정체를 과학의 언어로 규정하고, 재현 가능한 형태로 다루기 시작한 것이 비교적 최근의 일일 뿐입니다.
 
참고로 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포스트바이오틱스 세 용어의 위계와 차이는 이 시리즈의 다른 글에서 정리해 두었으니, 개념 구분이 더 궁금하신 분은 그 글을 함께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프리바이오틱스vs프로바이오틱스vs포스트바이오틱스 비교 정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왜 지금 주목받는가? (1)

'살아있지 않아도 된다'는 자유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주목받는 첫 번째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프로바이오틱스’가 오랫동안 짊어져야 했던 짐에서 풀려나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 얘기인지 아래 풀어서 설명드립니다.
 
살아있는 균, 그러니까 온전한 프로바이오틱스를 몸에 전달하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제조 순간부터 소비자의 장에 도달하는 순간까지, 균은 계속 죽어갑니다. 그래서 냉장 유통이 필요하고, 유통기한이 지나면 균수가 줄고, 같은 제품이라도 생산 배치마다 살아있는 균의 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강력한 위산과 담즙이라는 관문도 통과해야 합니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처음부터 살아있는 균을 다루지 않으므로, 이 사슬에서 대체로 자유롭습니다. 살아서 지켜내야 할 균이 없으니 보관과 유통이 한결 수월하고, 유통기한이 길며, 냉장 없이 다룰 수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정의를 정립한 연구진의 후속 논문에서도 정리되어 있습니다.(Vinderola et al., 2022)
 
이 차이가 얼마나 실질적인지는 반대편 사례가 잘 보여줍니다. 살아있는 균을 다루는 제품은 유통기한이 끝나는 순간까지 표기된 균수를 지켜야 하므로, 제조 시점에 균을 예상 감소분만큼(많게는 1.5~4배까지) 더 채워 넣기도 합니다. 그만큼 '살아있는 균수'는 다루기 까다로운 변수인 것.
 
언뜻 편의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의학적으로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살아있는 균수의 편차라는 변수가 줄면, 얼마를 먹었을 때 얼마만큼 작용하는지를 더 일정하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표준화된 용량이라는 개념이 성립하기 쉬워지는 것이죠. 이것이 연구자와 임상가 모두에게 매력적인 지점입니다.
 

왜 지금 주목받는가? (2)

안전의 여백
 
두 번째 이유는 '안전이 허용하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데 있습니다.
 
살아있는 균은 대다수 건강한 사람에게 안전하지만, 드물게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사람, 중증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 아주 이른 미숙아처럼 몸의 방어선이 약해진 경우에는 균이 원래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나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체를 몸에 넣는 일에는, 아주 낮더라도 이런 변수가 따라옵니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애초에 살아있는 균을 넣지 않기 때문에, 이런 취약한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검토됩니다. 또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살아있는 균을 통해 옮겨갈 가능성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함께 이야기되죠. 프로바이오틱스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두 접근이 잘 맞는 상황이 서로 다르다는 뜻으로 이해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다만 오해하진 않길 바랍니다. '살아있지 않으니 무조건 안전하고 무조건 좋다'는 얘기가 아니니까요. 어떤 균에서 유래했는지,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근거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검증해야 할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포스트바이오틱스가 몸속에서 하는 일

5갈래의 작용
 
그렇다면 살아있지도 않은 균의 조각들이, 우리 몸속에서 대체 어떻게 일을 할까요. ISAPP 전문가 패널은 지금까지의 근거를 정리해,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작용하는 경로를 크게 5갈래로 제시했습니다. 우리 몸을 하나의 정교한 대화 상대로 본다면, 죽은 균의 성분들은 여전히 여러 '언어'로 몸에 말을 거는 셈입니다.
 
첫째, 면역의 톤을 조율합니다. 우리 면역세포는 미생물의 특정 무늬를 알아보는 감지 장치를 지니고 있는데, 흥미롭게도 이 장치는 균이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를 따지지 않습니다. 균의 세포벽 조각 같은 성분만으로도 신호가 전달되어, 항염증 쪽 신호는 키우고 과잉 염증 신호는 눌러 균형을 잡는 방향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죽은 균의 조각이 여전히 면역과 '대화'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원리 때문입니다.
 
둘째, 장의 방어벽을 다집니다. 장 상피세포 사이를 촘촘히 이어주는 '이음새(타이트정션)'와 점액(뮤신)의 생성을 도와, 새어서는 안 될 물질이 함부로 혈류로 넘어가지 않도록 장벽의 무결성을 지지하는 역할이 보고됩니다.
 
셋째, 장내 미생물총의 지형에 관여합니다. 병원성 세균이 자리 잡기 어렵게 만들고, 이로운 균이 살기 좋은 환경 쪽으로 균형을 밀어주는 방식입니다.
 
넷째, 대사의 흐름에 신호를 더합니다. 여러 리뷰에서 혈압·혈중 지질·인슐린 감수성 같은 심대사 지표와의 연관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단쇄지방산이 대표적인 매개인데, 이 대목의 자세한 기전은 앞서 언급한 단쇄지방산 글로 넘기겠습니다.
 
다섯째, 신경계를 통해 전신에 말을 겁니다. 장은 흔히 '제2의 뇌'라 불릴 만큼 촘촘한 신경망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포스트바이오틱스가 만들어내는 신호 물질 역시 이 장-뇌 축을 통해, 장에서 시작된 정보가 소화기에만 머무르지 않고 몸 전체의 조절에 참여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장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가 컨디션 전반에 파문을 일으키는 이유를, 우리는 이제 조금씩 분자 수준에서 이해해 가고 있는 셈입니다.
 
이 5갈래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살아있는 균의 정착'이 아니라 '균이 만들어낸 기능적 신호'를 통해 몸과 대화합니다. 다만 이 다섯 경로의 상당 부분은 실험실과 동물 연구에서 다져진 것이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근거는 지금도 쌓이는 중이라는 점은 정직하게 덧붙여야 합니다.
 
기능의학의 중심, 하이맵의원의 모습
기능의학의 중심, 하이맵의원의 모습
 

5. 하이맵의원의 시선

'심는 것'에서 '전하는 것'으로
 
우리는 이 이슈를 늘 한 걸음 뒤로 물러나 큰 그림을 봅니다. 포스트바이오틱스가 반가운 이유도 바로 이 큰 그림 안에 있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장 건강을 '좋은 균을 심는' 문제로 다뤄왔습니다. 살아있는 균을 넣고, 그 균이 내 장에 뿌리내리기를 기대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앞선 글들에서 이야기했듯, 균이 실제로 정착하는지는 사람마다, 장의 부위마다, 균주마다 크게 갈립니다. 심는다고 늘 뿌리내리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죠.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이 지점에서 발상을 바꿉니다. 정착 여부에 기대는 대신, 균이 만들어내고 남긴 '기능적 신호'를 직접 전한다는 접근입니다.
 
그렇다고 꼭 이것이 만능 열쇠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어떤 성분이든 결국 그것이 작용하는 무대는 '그 사람의 장 생태계'라는 토양입니다. 같은 씨앗도 토양에 따라 다르게 자라듯, 같은 포스트바이오틱스도 개인의 장 환경에 따라 결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기능의학의 질문은 언제나 제품 이름이 아니라 사람에서 출발합니다.
 
"내 장의 지형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
 
흥미롭게도 포스트바이오틱스의 정의는 학계에서 아직 다듬어지는 중이기도 합니다. ISAPP의 정의가 여러 대상을 하나로 묶어 오히려 혼란을 준다는 반론도 같은 저널에 실렸습니다.(Aguilar-Toalá et al., 2021) 개념이 살아 움직이는 최전선의 주제라는 뜻이고, 그렇기에 더욱 균형 잡힌 시선이 필요합니다.
 
하이맵의원이 마이크로바이옴 검사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8만 건 이상 축적된 기능의학 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행하는 성분을 먼저 고르기보다 개인의 장 생태계를 먼저 읽고 접근하기 위해서입니다. 포스트바이오틱스라는 새로운 도구 역시, 그 지형도 위에서 비로소 제자리를 찾습니다.
 
🔗 관련 글 : 마이크로바이옴 치료, 식단 관리만으로 가능할까?
🔗 관련 글 : 장내 미생물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자주 묻는 질문

 

Q1.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죽은 균이라는데, 정말 효과가 있나요?

포스트바이오틱스의 핵심은 '살아있는 균'이 아니라 균의 구성 성분과 균이 남긴 물질입니다. 이 성분들이 면역 조절, 장 장벽 강화 등 여러 경로로 몸에 작용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다만 사람 대상 임상 근거는 아직 쌓이는 단계이므로, 개별 제품의 효과는 검증된 근거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Q2. 프로바이오틱스와 포스트바이오틱스, 어느 쪽이 더 좋은가요?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낫다기보다, 잘 맞는 상황이 다릅니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보관·안정성이 좋고 살아있는 균에 따르는 변수에서 자유로운 편이며, 프로바이오틱스는 살아있는 균만이 하는 역할이 필요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개인의 장 상태에 따라 전문의와 상의해 선택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Q3. 포스트바이오틱스는 냉장 보관이 필요 없나요?

살아있는 균을 다루지 않으므로 열과 보관 조건에 견디는 성질이 좋아, 상온 보관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제품마다 성분과 제형이 다르므로 실제 보관법은 제품 표기를 따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Q4. 단쇄지방산(부티르산)은 포스트바이오틱스인가요?

엄밀히는 아닙니다. 국제 정의에 따르면 순수하게 정제된 대사산물 하나만으로는 포스트바이오틱스로 보지 않으며, 그 물질의 화학명으로 부릅니다. 단쇄지방산은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이루는 재료 중 하나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본 콘텐츠는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건강 상태나 영양 보충에 대한 판단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에 따라 반응과 결과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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