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아침이었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한쪽 귀가 먹먹해지더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귀에 뭐가 들어갔나?' 싶어 귀를 후비기도 하고, 침을 삼켜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삐' 하는 이명 소리까지 들리기 시작합니다.
이런 경험을 하신 분들이라면, 그 순간의 당황스러움과 불안감을 잘 아실 겁니다. "혹시 이대로 영구적으로 안 들리는 건 아닐까?", "내일 회의는 어떻게 하지?", "병원에 가야 하나, 조금 기다려볼까?"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오늘은 돌발성 난청에 대해, 그리고 왜 귀만의 문제가 아닌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돌발성 난청, 생각보다 흔합니다.
돌발성 난청은 의학적으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을 말합니다. 어려운 용어처럼 들리지만, 쉽게 말하면 내이(귀의 가장 안쪽 부분)나 청신경에 문제가 생겨 갑자기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되는 상태입니다. 보통 한쪽 귀에서 발생하며, 72시간 이내에 3개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dB 이상의 청력 손실이 나타날 때 진단됩니다.
하지만 이런 의학적 정의보다 중요한 건, 여러분이 실제로 느끼는 증상들입니다. 갑자기 한쪽 귀가 막힌 듯한 느낌, 물속에 있는 것 같은 먹먹함, 귀에서 울리는 윙윙거리는 소리, 때로는 어지럼증까지. 이 모든 것들이 돌발성 난청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만나다 보면,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처음에는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싶었다고.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작은 이상 신호들을 모두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살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돌발성 난청만큼은 예외입니다.
골든타임, ‘2주’를 기억하세요.
돌발성 난청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으라면 바로 시간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발병 후 2주 이내, 가능하면 더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청력 회복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마치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처럼, 돌발성 난청에도 '골든타임'이 존재하는 셈입니다.

돌발성 난청이 발생하면 달팽이관과 청신경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 조직들이 손상됩니다. 초기에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하면 이런 염증 반응을 빠르게 억제하고 조직 파괴를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손상된 조직을 되돌리기 어려워집니다.
일반적으로 이비인후과에서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처방하거나 고막 주사 치료를 시행합니다. 고막 주사는 보통 3~4회 정도 맞게 되며, 치료 과정에서 청력 검사로 경과를 관찰합니다. 청력이 돌아오지 않으면 혈액순환 개선제를 3개월 정도 복용하며 지켜보게 됩니다.
30%의 벽, 그리고 남겨진 질문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통계가 있습니다. 돌발성 난청 환자의 약 30%는 초기 치료만으로 청력이 완전히 회복됩니다. 일반 이비인후과의 진료와 스테로이드 처방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평균적인 수치이죠.
그럼 나머지 70%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청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거나, 이명이 계속되거나, 어지럼증이 남아있는 분들. 이분들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을 듣고 본원을 내방합니다. 실제 한 환자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병원에서는 청력이 안 돌아온 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한쪽 귀로 살아야 하나요? 이명은 평생 안고 가야 하는 건가요?"
여러분도 이 지점이 가장 궁금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정말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을까요? 왜 어떤 사람은 회복되고 어떤 사람은 회복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차이는 무엇일까요?
돌발성 난청, 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현대 의학은 돌발성 난청의 정확한 원인을 "불명"이라고 말합니다. 다만 바이러스 감염, 혈관 문제, 자가면역성 질환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추정할 뿐입니다. 이 말은 곧, 우리가 귀만 들여다봐서는 답을 찾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기능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돌발성 난청은 이명의 원인과 매우 닮아있습니다. 하이맵의원에서는 이명의 원인을 5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 원인들이 돌발성 난청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바이러스성 질환, 혈관 문제, 자가면역 질환까지. 이 모든 것들은 결국 우리 몸 전체의 불균형에서 비롯됩니다.

진료실에서 돌발성 난청 환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부분 난청이 발생하기 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몸이 많이 지쳐있었다고 말씀하십니다. 몇 달 전부터 무언가 무리를 했다거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거나, 회사 일로 과로를 했거나. 이런 말들 뒤에는 우리 몸이 보내는 SOS 신호가 숨어있습니다.
우리 몸은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입니다. 장과 뇌가 연결되어 있고, 호르몬 시스템이 면역 시스템과 대화하며, 자율신경계가 모든 장기를 조율합니다. 이 중 어느 한 곳에서 균형이 깨지면, 그 영향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돌발성 난청도 그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지속적으로 높입니다. 코르티솔이 높아지면 전신의 염증 수치를 올리고, 혈액순환을 방해하며, 면역 시스템을 교란시킵니다. 내이(귀의 가장 안쪽 부분)는 매우 작고 섬세한 혈관으로 영양을 공급받는데, 이런 상태에서는 충분한 혈류가 공급되지 않습니다. 결국 달팽이관의 유모세포가 손상되고, 청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요?
오랜 경험에 비추어 보면, 돌발성 난청을 겪으신 분들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각 유형마다 필요한 접근이 다릅니다. 아래 하나씩 설명드립니다.
1. 치료 후 청력이 완전히 회복된 분들
축하드립니다. 다행히도 초기 치료가 효과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이 있죠? "왜 내 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합니다. 돌발성 난청은 한 번 발생한 사람에게 재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쪽 귀의 난청이 회복된 후 반대쪽 귀에 난청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몸의 균형을 바로잡을 좋은 시점입니다. 예방적 관점에서 기능의학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2. 청력이 부분적으로 회복된 분들
어느 정도 청력은 돌아왔지만, 완전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명이 남아있거나, 소음 속에서 대화하기가 여전히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여러분의 몸은 완전히 회복된 분들보다 더 많은 불균형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지금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혈액순환 개선제만 복용하며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신체 밸런스를 회복하는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기능의학적 검사와 치료를 통해 추가적인 청력 개선을 기대할 수 있으며, 이명이나 어지럼증 같은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3. 청력이 거의 돌아오지 않은 분들
가장 힘든 상황입니다.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릅니다.
청력 손실이 심할수록 신체의 불균형도 더 심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런 불균형은 돌발성 난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명, 어지럼증은 물론이고, 고혈압, 당뇨, 자가면역성 질환 등 다른 건강 문제의 원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이맵의원에는 수년 전 돌발성 난청이 발생했지만 초기 치료 후에도 청력이 개선되지 않아 포기하고 지내다가, 이명이나 어지럼증, 메니에르병 등으로 내원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기능의학적 치료를 받은 후 청력이 20에서 30dB씩 개선된 사례들도 있습니다. 비록 정상 청력으로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더라도, 이명이 줄어들고 어지럼증이 사라지며, 전반적인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을 경험하셨습니다.

몸 전체의 균형을 회복하는 치료
그렇다면 기능의학적 치료는 어떻게 다를까요? 하이맵의원의 7Core-3Balance 검사는 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 상태를 파악합니다. 장 건강, 뇌 기능, 호르몬 균형, 면역 시스템, 자율신경계, 혈액순환, 영양 상태까지 모든 것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왜냐하면 돌발성 난청은 단순히 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신의 염증을 조절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바로잡고, 장 건강을 회복하고, 면역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것. 이 모든 과정이 청력 회복을 돕고, 재발을 막으며, 합병증을 예방합니다.
실제 치료 과정에서는 TMS(경두개 자기자극술), 영양 치료, 해독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법을 개인에 맞게 조합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의 변화입니다. 수면 패턴,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 등이 병행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입니다.
돌발성 난청은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 돼요", "지금 당장 쉬어야 해요", "몸의 균형을 바로잡아야 해요"라고 말하는 것이죠.
이 신호를 무시하고 그냥 지나가면,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쪽 귀의 난청일 수도 있고, 만성 이명일 수도 있으며, 메니에르병이나 다른 자가면역 질환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 신호에 관심을 기울이고 근본 원인만 찾아 해결한다면, 청력 회복은 물론이고 더 건강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설사 청력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더라도, 이명과 어지럼증을 줄이고, 재발을 막고,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너무 늦은 건 아닐까 라고 묻는 분들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고. 수년이 지난 후에도 개선되는 경우를 봤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 올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돌발성 난청 후 청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거나, 이명으로 고통받고 계신다면, 치료를 포기하지 마세요. 원인을 찾고,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귀는, 그리고 여러분의 몸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으니까요.
본 콘텐츠는 의학적 조언을 대체할 수 없으며, 개인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반응은 다를 수 있습니다. 돌발성 난청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시고,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아래 서식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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