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브레인포그 정신과 약 없이 치료한 사례 (방법과 과정)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신 김미선(가명 이하 미선)님의 표정에서, 오랜 시간 쌓여온 피로의 무게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였지만, 눈빛에는 무언가를 오래 포기해온 사람 특유의 흐릿함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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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9, 2025
우울증, 브레인포그 정신과 약 없이 치료한 사례 (방법과 과정)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신 김미선(가명 이하 미선)님의 표정에서, 오랜 시간 쌓여온 피로의 무게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였지만, 눈빛에는 무언가를 오래 포기해온 사람 특유의 흐릿함이 있었습니다.
"정말 나아질 수 있을까요?"
첫 상담에서 김미선 님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이었습니다. 그 질문 안에는 13년이라는 시간이 담겨 있었죠. 수많은 병원을 다녔고, 여러 진단을 받았고, 처방된 약을 성실히 복용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던 시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무너져 내린 자신에 대한 믿음.
저는 그분의 이야기를 천천히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일단, 지금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들려주시겠어요?"
 
💊
 이 사례 3줄 요약
  • 13년간 정신과 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음
  • 원인은 '뇌'가 아닌 다른 곳
  • 3개월만에, 처음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걸 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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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포그라는 ‘무너진 일상’

 
미선님의 이야기는 사소한 실수에서 시작됩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습니다. 손님이 커피를 주문했는데, 자몽차를 가져다 드렸습니다. 5천 원을 받고 거스름돈으로 천 원을 드려야 했는데, 4만 5천 원을 건네드렸습니다.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실수가 반복되었고, 결국 일을 그만둬야 했죠.
 
"처음엔 제가 좀 덜렁거리는 성격이라 그런가 보다 했어요. 그런데 다른 직장에서도 똑같았어요. 아무리 집중하려고 해도, 머릿속이 뿌옇게 흐려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분명히 들은 건데 기억이 안 나고, 알고 있는 건데 말로 표현이 안 되고."
 
브레인포그.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생각이 흐릿해지고, 집중이 어려워지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증상입니다. 미선님은 이 안개 속에서 13년을 보냈습니다. 직장을 잃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취직을 해도 오래 버티지 못했고, 생활비를 벌지 못하니 더 초조해졌고, 초조해지니 실수가 더 늘었습니다. 악순환이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왜 나만 이럴까, 다른 사람들은 다 잘하는데 왜 나는 이렇게 못할까. 그런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점점 저 자신이 싫어졌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들었죠."
 
정신과를 찾았습니다. 여러 병원을 다녔고, 그때마다 다른 진단을 받았습니다. 조현병, 인지기능장애, 성인 ADHD, 우울증. 진단명은 계속 바뀌었지만, 처방되는 건 비슷했습니다. 약물 치료와 상담. 13년간 꾸준히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근본적으로 나아지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약을 먹으면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가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곤 했다고. 그러다 보니 점점 약의 종류도 늘고, 용량도 늘고. 그래도 여전히 머릿속은 흐릿했다고 말했습니다.
 
입원 치료를 권유받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선님은 외래 통원 치료를 선택했습니다. 낫고 싶다는 간절함다른 치료 방법도 병행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간절함이 하이맵의원까지 오시게 된 이유이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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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포그 원인 : ‘뇌’ 문제가 아닐 수도

 
  • 정신과 진단이 틀린 게 아니라,
  • 그 증상을 만들어낸 '맥락'이 다뤄지지 않았던 것
  • 검사 결과 장내과 자율신경계 불균형, 뇌파 불안정 밝혀져
 
13년간 정신과 치료를 꾸준히 받았습니다. 처방된 약을 성실히 복용했고, 진단명도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왜 나아지지 않았을까요?
 
이 질문 앞에서 저희는 조금 다른 방향을 바라보기로 했습니다.
 
정신과 치료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증상을 안정시키고, 일상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죠.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극단적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 접근이 꼭 필요한 분들이 분명히 계십니다.
 
그런데 미선님처럼 오랜 시간 치료를 받아도 근본적인 호전이 없는 경우, 우리는 다른 가능성을 열어둬야 합니다.
 
"혹시, 뇌가 아닌 ‘다른 곳’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이맵의원에서는 정신 건강을 뇌 하나만의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우리 몸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장, 호르몬, 자율신경, 영양 상태—이것들이 따로따로 작동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특히 장과 뇌는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고 불릴 만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미선님에게 기능의학 검사를 제안드렸습니다. 일반 정신과에서 보지 않았던 영역을 함께 살펴보자는 것. 검사 결과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줬는데요.
 

1. 심각한 ‘장내 불균형’

 
첫째, 장내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장 속 환경이 많이 무너져 있었습니다. 장은 단순히 음식을 소화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면역 세포의 70% 이상이 장에 존재하고,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90%가 장에서 만들어집니다. 장이 무너지면 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2. ‘자율신경계’도 문제

 
자율신경 불균형도 뚜렷했습니다. 자율신경은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심장을 뛰게 하고, 호흡을 하게 하고, 소화를 시키는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의 균형이 깨져 있었습니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조화가 무너졌고, 전체적인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였습니다. 쉽게 말해, 몸이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태에 갇혀 있었던 것입니다.
 

3. 불안정한 ‘뇌파 패턴’

 
셋째, 정량뇌파 검사에서 인지 기능과 관련된 뇌파가 불안정한 패턴을 보였습니다. 정량뇌파는 뇌의 전기적 활동을 수치화해서 분석하는 검사입니다. 김미선 님의 뇌는 집중하고 판단하는 데 필요한 뇌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정신과에서 받은 진단이 틀린 게 아닙니다. 다만, 그 증상을 만들어낸 몸의 맥락이 함께 다뤄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검사 결과를 가지고 미선님에게 얘기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의 치료가 의미 없었던 게 아닙니다. 다만, 아직 찾지 못한 원인이 있었을 뿐입니다. 이제 그 부분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실제 뇌파 검사 모습 by 하이맵의원
실제 뇌파 검사 모습 by 하이맵의원
 

완전히 달라진 치료 과정 (1:1 개인 맞춤)

 
김미선 님의 치료는 3가지 축으로 설계되었습니다. , , 그리고 생활. 이 셋을 따로따로 보는 게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시스템으로 접근했습니다.
 

첫 번째 축 : 장 건강 회복

 
가장 먼저 시작한 치료는 건 ‘장’ 환경을 바로잡는 일이었습니다.
 
식이습관을 정말 디테일하게 점검했습니다. 평소 어떤 음식을 주로 드시는지, 어떤 음식을 먹고 나면 속이 불편한지, 영양소는 충분히 섭취하고 계신지. 장에 부담을 주는 음식은 줄이고, 장 점막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보충하도록 했습니다.
 
건강기능식품도 함께 처방했습니다. 장내 유익균의 균형을 맞추고, 장 점막을 보호하는 성분들이었습니다. 매일 꾸준히 복용하도록 안내드렸습니다.
 
미선님께서도 처음엔 솔직히 반신반의하셨습니다. 장이 뇌랑 무슨 상관이 있겠냐고. 그런데 통원 1, 2회가 지나자마자 속이 편해지는 느낌을 체감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머리도 조금씩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죠.
 
일반적인 정신과 치료에서는 장 건강을 직접 다루지 않습니다. 하지만 장-뇌 축의 관점에서 보면, 장의 상태는 뇌 기능과 직결됩니다. 장에서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이 뇌로 신호를 보내고, 장내 염증이 전신 염증으로 이어져 뇌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김미선 님의 경우, 이 연결고리가 문제의 핵심 중 하나였습니다.
 
 

두 번째 축 : TMS 치료

 
장 건강을 돌보는 것과 동시에, 뇌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치료도 시작했습니다.
 
TMS경두개자기자극술(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의 줄임말입니다. 어려운 이름이지만,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자기장을 이용해서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는 치료법이죠.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뇌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약을 복용해온 분들에게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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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님은 정량뇌파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TMS 치료를 받았습니다. 어떤 부위를 어떤 강도로 자극할지, 뇌파 데이터를 보면서 결정했습니다. 주 1~2회씩 꾸준히 치료를 받았고, 정기적으로 뇌파 검사를 하면서 변화를 모니터링했습니다.
 
약물 조절이 중심이 되는 기존 치료와 달리, 하이맵의원에서는 뇌파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약물적 접근을 병행했습니다. 약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약이 아닌 방법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습니다. 이 둘을 함께 활용하는 것이 기능의학적 접근의 핵심입니다.
 
 

세 번째 축 : 약물 조절

 
상태가 나아지면서 정신과 약물도 조금씩 줄여나갔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약을 끊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목표는 최소한의 용량으로 안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약은 필요한 것입니다. 다만, 약이 더 잘 작동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미선님의 경우, 장 건강과 영양 상태가 개선되면서 같은 약물에 대한 반응도 좋아졌습니다. 몸의 기초 컨디션이 올라가니, 약이 제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용량을 줄여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3개월, 그리고 변화의 시작

 
치료를 시작하고 약 3개월이 지났을 때, 김미선 님의 표정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기분이 조금씩 올라오는 것 같아요."
 
극적인 변화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13년 만에 처음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셨습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조금 덜 무겁고, 사람들과 대화할 때 말이 덜 꼬이고,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는 횟수가 줄었습니다.
 
작은 변화들이었지만, 김미선 님에게는 큰 의미였습니다.
 

13년만에 되찾은 일상

 
현재 미선님은 유지 치료를 받고 계십니다.
 
정량뇌파 검사를 다시 했을 때, 변화는 눈에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치료 전에는 불안정했던 인지 기능 뇌파가 회복되고 있었고, 뇌 안쪽의 복잡한 회로들도 더 안정된 패턴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숫자와 그래프로 확인되는 변화였습니다.
 
실제 미선님의 호전 상태 : 안정화된 정량 뇌파 데이터
실제 미선님의 호전 상태 : 안정화된 정량 뇌파 데이터
 
나아진 데이터보다 더 의미가 컸던 건, 미선님이 들려주신 일상이었습니다.
 
요즘은 내가 뭘 하려고 했는지
까먹는 일이 많이 줄었다고.
 
예전에는 냉장고 문을 열고
뭘 꺼내려고 했는지 몰라서
멍하니 서 있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일이 거의 없어졌다고.
 
이제는 간혹 실수를 해도 예전처럼
자책도 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실수는 누구나 하는 거라며
쿨(?)하게 넘어가신다고.
 
스스로 계획하고, 스스로 실행하고, 스스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상. 보통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것이지만, 미선님에게는 13년 만에 되찾은 고맙고 소중한 일상이었습니다.
 
물론 아직 예전 상태로 완전히 돌아간 건 아닙니다. 여전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고, 꾸준히 관리해야 할 것들이 있곘죠. 하지만 방향만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무너져 내리던 삶이, 이제는 천천히 쌓아 올려지고 있습니다.
 

브레인포그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미선님의 치료 과정을 돌아보며, 저는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됩니다.
 
정신적인 문제를 장 기능을 기본으로 신체적인 문제들과 함께 살펴보는 것. 뇌만 따로 떼어 보는 게 아니라, 몸 전체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 이 접근이 누군가에게는 13년간 찾지 못했던 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물론 모든 분에게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사람마다 몸의 상태가 다르고, 원인도 다르고, 회복의 속도도 다릅니다. 개인차도 분명히 있고요.
 
하지만 오랜 시간 치료를 받아도 나아지지 않았다면, 다른 관점에서도 원인을 한 번 찾아봐야 합니다. 아직 시도하지 않은 방법이 분명히 있고, 그 가능성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다시, 김미선 님이 첫 상담에서 물었던 질문이 떠오릅니다.
 
"정말 나아질 수 있을까요?"
 
그 질문에 저는 이제 이렇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나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실마리를 찾는 게 우선이겠죠."
 

 
지금까지의 치료으로 차도가 없었다 해도, 그게 꼭 틀렸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혹시 비슷한 고민을 안고 계신다면, 하이맵의원에서 다른 관점으로 한 번 살펴보는 시간 갖길 바랍니다. 분명히,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인이 있을 겁니다.
 
브레인포그를 비롯해, 뇌 관련 질환으로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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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실제 환자 사례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치료 효과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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