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약 부작용 총정리, 치료 효과 높이는 방법

우울증 약을 몇 달째, 어쩌면 몇 년째 드시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분명히 처음에는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예전처럼 활기차고 개운한 느낌은 도통 돌아오지 않습니다. 웃음이 나와도 어딘가 밋밋하고, 좋아하던 일에도 마음이 동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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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8, 2025
우울증 약 부작용 총정리, 치료 효과 높이는 방법
우울증 약을 몇 달째, 어쩌면 몇 년째 드시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분명히 처음에는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예전처럼 활기차고 개운한 느낌은 도통 돌아오지 않습니다. 웃음이 나와도 어딘가 밋밋하고, 좋아하던 일에도 마음이 동하지 않습니다.
 

“약을 조금 줄여봅니다”

그래서 의사 선생님과 상의해서 약을 조금 줄여볼까 시도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이전보다 훨씬 더 심한 불안감과 불면이 찾아옵니다. 결국 다시 원래 용량으로 돌아가거나, 심지어 약을 더 늘리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걸까?"
혹시 지금 이 글을 읽으시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먼저 이것 하나만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의지가 약해서도, 성격의 문제도 아니라고.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매우 자연스러운 생리적 반응입니다. 오늘은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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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약의 ‘역할’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우울증을 '세로토닌이 부족해서 생기는 병'이라고 배워왔습니다. 세로토닌은 흔히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신경전달물질이죠. 그래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SSRI 계열 항우울제는 뇌 안의 세로토닌 농도를 인위적으로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단순한 공식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 너무 많습니다. 약을 먹어도 3명 중 1명은 효과가 없습니다.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왜 몇 주나 걸리는지 명확히 설명할 수가 없었죠. 만약 단순히 세로토닌 부족이 문제였다면, 약을 먹는 순간 바로 좋아져야 하지 않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약이 뇌에서 일으키는 일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알아두세요’ 우울증 약 부작용 3가지

 

감정이 무뎌지는 느낌 ‘정서적 둔마’

 
"우울증 약을 먹고 슬픔은 줄었는데, 기쁨도 함께 사라진 것 같아요."
 
의학계에서는 이것을 '정서적 둔마'라고 부릅니다.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모든 감정의 세기 자체가 약해지는 현상이죠. 실제로 SSRI 계열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분들 중 40에서 60% 정도가 이런 경험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은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1949년, 전두엽 절제술이라는 수술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폭력적인 환자를 순식간에 얌전하게 만든다는 '기적의 치료법'으로 찬사를 받았죠. 하지만 그 이면에는 슬픔뿐만 아니라 기쁨, 의지, 사랑까지 모두 잃어버린 수많은 환자들이 있었습니다. 감정을 억지로 지우려는 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물론 오늘날의 약물 치료는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이 정교해졌습니다. 반대로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영역을 다룰 때는 여전히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약 줄이면 더 힘들어지는 이유 ‘신체적 의존성’

 
이어서 알아야 할 것은 '신체적 의존성'입니다. 이것은 중독과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중독은 약에 대한 강박적인 갈망이나 행동을 동반하지만, 신체적 의존은 우리 몸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현상입니다.
 
우리 뇌는 굉장히 똑똑해서, 외부에서 약물이 계속 들어오는 환경에 스스로를 맞추기 시작합니다. 항우울제가 뇌 안의 세로토닌 농도를 인위적으로 높여주면, 뇌는 "세로토닌이 너무 많네"라고 인식하고 스스로 세로토닌 신호를 받아들이는 수용체의 민감도를 낮추거나 그 숫자를 줄이게 됩니다. 약이 있는 상태를 새로운 정상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것이죠.
 
이런 상태에서 갑자기 약 공급이 줄거나 끊기면 어떻게 될까요? 뇌는 엄청난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이미 스스로 균형을 맞추는 능력이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때 나타나는 어지럼, 극심한 불안감, 머리가 찌릿한 느낌, 이런 것들이 바로 금단 증상입니다. 뇌가 원래의 균형을 되찾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호인 것이죠.
 

마지막,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세 번째는 자율신경계의 문제입니다. 우리 몸에는 교감신경부교감신경이라는 2가지 자율신경 시스템이 있습니다. 교감신경은 위험한 상황에서 우리 몸을 긴장시키고 활동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고, 부교감신경은 몸을 편안하게 쉬게 하고 회복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불안, 우울, 불면을 오래 겪으신 분들은 대부분 교감신경이 너무 예민해져 있습니다. 작은 스트레스에도 교감신경이 너무 쉽게, 그리고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이죠. 심장이 이유 없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차고, 어깨 근육이 항상 뭉쳐 있고, 소화가 잘 안 되는 증상들이 바로 이때 나타납니다.
 
약은 이런 증상을 일시적으로 눌러줄 수는 있지만,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교감신경 자체를 안정시켜 주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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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약이 잘 듣지 않는 진짜 이유 (연구 인용)

 

마음 감기 아닌 ‘마음 염증’

 
그렇다면 애초에 왜 우리 뇌와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진 걸까요? 여기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암이나 C형 간염을 치료하기 위해 인터페론이라는 면역촉진제를 맞은 환자들이 갑자기 아주 심한 우울증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을 넣었더니 마음의 병이 생긴 것이죠.
 
처음에는 "마음의 병에 면역이 무슨 상관이냐"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후 연구들은 우울증 환자의 혈액에서 염증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보고했습니다.
 
이제는 명확해졌습니다. 우리 몸에서 시작된 염증 신호가 뇌의 방어막을 뚫고 들어가서 뇌 기능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진 거죠. 특히 염증은 우리의 보상회로, 즉 즐거움과 의욕을 담당하는 도파민 시스템을 직접 공격합니다. 그래서 염증 수치가 높을수록 우리가 예전에 즐거웠던 모든 것에서 흥미를 잃어버리는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이 느끼는 무기력과 슬픔은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몸의 염증이 뇌의 의욕을 담당하는 신경회로의 활동을 억제한 결과입니다. 정리하자면,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가 아니라 마음의 염증이었던 것이죠.
 

부정적 생각의 굴레에 갇히는 뇌

 
뇌의 입장에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바깥 세상에서 보상을 얻을 힘을 잃어버린 뇌는 자연스럽게 안으로,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돌리게 됩니다. 이때 활성화되는 것이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입니다. 이 네트워크는 우리가 멍하니 있거나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할 때 활성화되는 부분입니다.
 
건강한 뇌에서는 다른 일에 집중할 때 이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꺼집니다. 하지만 우울한 뇌에서는 이 스위치 전환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너무 과하게 활성화되면서, 뇌는 "나는 왜 이럴까",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하는 반복적인 부정적 생각의 굴레에 갇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울증 원인은 무엇일까?

 
기능의학적 관점에서 이 여러 불균형의 원인을 살펴보면, 크게 3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1. 영양의 문제

 
첫째는 영양의 문제입니다.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은 뇌에서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비타민 B군, 마그네슘, 아연 같은 재료가 반드시 있어야 하죠. 만약 식생활이 불규칙하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이런 필수 영양소들이 고갈된 상태라면, 우리 뇌는 행복 호르몬을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가 없습니다.
 

2. 호르몬의 문제

 
둘째는 호르몬의 문제입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우리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비정상적으로 분비하게 됩니다. 이 코르티솔의 불균형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불안감을 증폭시키며, 뇌 기능을 직접적으로 저하시킵니다.
 

3. 장-뇌축 문제

 
셋째는 장-뇌축의 문제입니다. 놀랍게도 우리의 기분과 안정감을 조절하는 핵심 물질인 세로토닌은 90% 이상이 뇌가 아닌 장에서 만들어집니다. 만약 장내 환경이 나빠져서 장의 보호막이 손상되면, 원래는 혈관으로 들어가면 안 되는 염증 유발 물질들이 그대로 흡수됩니다. 이렇게 혈관으로 들어온 염증 물질들은 결국 뇌의 방어 시스템까지 뚫고 들어가 신경염증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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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줄이고, 치료 효과 높이는 방법

 

1. 몸을 통해 뇌를 바꾸는 접근

 
먼저 항염증 식단을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가공식품과 설탕을 줄이고, 과일과 채소에 풍부한 폴리페놀, 생선에 들어있는 오메가3,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과 발효식품을 섭취하는 겁니다. 이런 식단은 장내 환경을 좋게 만들어서 뇌로 가는 나쁜 신호를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규칙적인 운동도 강력한 도구입니다. 운동은 염증 수치를 낮출 뿐만 아니라, BDNF라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의 분비를 촉진합니다. 이 물질은 새로운 뇌세포의 성장을 돕고 신경의 연결을 튼튼하게 만들어줍니다. 우울증으로 인해 손상된 뇌를 회복시키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생물학적 기초를 다지는 일입니다.
 
질 높은 수면을 확보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수면은 뇌가 낮 동안의 경험을 정리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단단히 자리잡게 하는 필수적인 시간입니다. 일정한 수면 시간을 지키고 침실 환경을 관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치료의 일부입니다.
 
 

2. 행동을 통해 뇌를 바꾸는 접근

 
1996년, 한 연구는 모든 것을 뒤집었습니다. 생각을 바꾸는 것보다 삶의 즐거움을 되찾는 행동을 먼저 시작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증명된 것입니다.
 
'행동 활성화'라고 불리는 이 방법은 단순히 기분 전환을 하라는 게 아닙니다. 저활성화된 뇌의 보상회로를 직접 자극하고 재부팅하는 가장 강력한 신경과학적 치료법입니다.
 
핵심은 기다림을 멈추는 것입니다. 기분이나 의욕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지 마세요. 아주 작고 사소해서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는 활동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5분 산책하기, 좋아하는 음악 한 곡 듣기, 친구에게 문자 메시지 보내기 같은 것들이요.
 
계획은 구체적으로 세우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운동하기"가 아니라 "화요일 오후 5시에 집 앞 공원에서 10분 걷기"처럼요. 이 활동을 해냈다는 사실 자체가 움츠러들게 만드는 악순환을 깨고, 보상회로에 아주 작은 신호를 보내는 시작점이 됩니다.
 
마음챙김 명상도 도움이 됩니다. 이건 좋고 이건 나쁘다는 판단을 잠시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연습입니다. 과열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의 활동을 줄여주고, 생각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와 현재에 머무를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3. 데이터로 내 상태를 확인하기

 
회복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은 나의 뇌와 몸의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건데요. 눈에 보이지 않는 것과는 싸울 수가 없습니다.
 
정량뇌파 검사 중인 하이맵의원
정량뇌파 검사 중인 하이맵의원
 
정량뇌파 검사는 뇌의 전기적 활동을 분석하는 검사입니다. 이 검사를 통해 뇌의 어떤 부분이 정상보다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는지, 혹은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불안이나 걱정이 많은 분들은 전두엽 부위에서 빠른 뇌파가 과도하게 나타나는 패턴을 보이고, 무기력하고 우울한 분들은 좌측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된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율신경 검사는 심장 박동의 미세한 변화를 분석해서 우리 몸의 스트레스 상태와 회복력을 측정합니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중 어느 쪽의 활동이 더 강한지, 내 몸이 얼마나 긴장 상태에 있는지를 숫자로 알 수 있습니다.
 
"항상 불안하고 머리가 복잡해요"라는 막연한 호소가 객관적인 데이터로 바뀌는 순간, 비로소 문제의 실체를 파악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우울증 치료, ‘근원’이라는 새로운 출발점에서

 
약을 끊기 어려운 것은 단순히 뇌가 약에 적응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 몸 전체, 영양과 호르몬과 장 건강의 불균형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함께 작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우리는 과거의 실패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왜 약이 잘 듣지 않았는지, 왜 줄이려고 하면 더 힘들어졌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이 이해 자체가 새로운 출발점이 됩니다.
 
회복의 첫걸음은 내 뇌와 몸의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과는 싸울 수 없지만, 데이터로 확인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금 겪고 계신 어려움이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다른 길이 있다는 걸 꼭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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