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한 이명도 치료될 수 있는 이유, 원리 2가지

왜, 어떻게 이명은 '포기의 질환'이 되어버렸을까요? 정말 이명은 치료할 수 없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명에 대한 이해가 달라지면, 치료의 가능성도 달라집니다. 오늘은 바로 이 포기한 이명도 회복이라는 길로 들어갈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하이맵의원's avatar
Jan 30, 2026
포기한 이명도 치료될 수 있는 이유, 원리 2가지
이명으로 병원을 찾았던 분들이 가장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이상 없음', 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고, 결국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오셨을 겁니다.
20년 넘게 기능의학 진료를 하면서, 저는 이런 분들을 참 많이 만났습니다. 대부분 이미 여러 병원을 거쳤고, 어떤 분은 수십 가지 치료를 시도한 뒤였습니다. 그분들의 표정에는 공통적으로 '체념'이 묻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왜, 어떻게 이명은 '포기의 질환'이 되어버렸을까요? 정말 이명은 치료할 수 없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명에 대한 이해가 달라지면, 치료의 가능성도 달라집니다.
 
오늘은 바로 이 포기한 이명도 회복이라는 길로 들어갈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Midjourney. 이명의 파동.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Midjourney. 이명의 파동.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이명은 귀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명을 '귀에서 나는 소리'라고 생각하면, 치료가 막막해집니다. 귀 자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청력 검사도 정상, 고막도 멀쩡한데 왜 소리가 들릴까요?
 
답은 에 있습니다.
 
이명은 외부 자극 없이 뇌에서 생성되는 소리입니다. 의학에서는 이를 '환청(phantom sound)'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팔다리를 잃은 분들이 없는 손발에서 통증을 느끼는 '환지통'처럼, 이명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뇌가 만들어내는 현상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우리 몸에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바로 '신경가소성'입니다. 뇌는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 구조와 기능을 바꿀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손상에서 회복하는 것 모두 이 능력 덕분입니다.
 
그런데 이 능력이 때로는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청각 신경이 손상되면, 뇌는 줄어든 청각 입력을 보상하기 위해 청각 피질의 활동을 증가시킵니다. 마치 라디오 신호가 약해지면 볼륨을 높이는 것처럼. 문제는 이 과정에서 뇌가 '없는 소리'까지 만들어낸다는 점입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청력 검사가 정상인 이명 환자청각 신경의 미세한 손상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검사로는 잡히지 않는 작은 손상이 뇌에서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죠.
 
더 복잡한 것은, 이명이 단순히 청각 피질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감정을 처리하는 변연계, 주의를 조절하는 전전두엽,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명이 단순한 '소리'를 넘어 '고통'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Midjourney. 이명의 숨은 원인 ‘뇌’.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Midjourney. 이명의 숨은 원인 ‘뇌’.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원리 1. TMS

과활성화된 뇌를 잠재우다
 
이명이 뇌의 문제라면, 뇌에 직접 개입하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TMS, 우리 말로 ‘경두개 자기자극술’입니다.
 
TMS는 자기장을 이용해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는 치료법입니다. 두피 위에 코일을 대고 자기 펄스를 보내면, 그 아래 뇌 영역의 신경세포가 활성화되거나 억제됩니다. 수술도, 주사도, 약물도 필요 없습니다. 미국 FDA에서 우울증 치료로 승인받은, 안전성이 검증된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TMS가 이명에는 어떻게 작용할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이명은 청각 피질의 과활성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저주파 TMS(보통 1Hz)를 청각 피질에 적용하면, 이 과도한 신경 활동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과열된 엔진의 온도를 낮추는 것과 같습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TMS의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2020년에 발표된 한 메타분석에서는 29개의 무작위 대조 연구, 총 1,228명의 만성 이명 환자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실제 TMS 치료를 받은 그룹이 가짜 자극(sham)을 받은 그룹보다 이명 장애 지수(THI)에서 유의미하게 큰 개선을 보였습니다. 치료 1주 후, 1개월 후, 심지어 6개월 후에도 효과가 지속된다는 연구가 이어지는 중이죠.
 
최근에는 청각 피질만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전전두엽까지 함께 자극하는 '다중 부위 자극' 프로토콜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명은 소리의 인지뿐 아니라 그에 대한 감정적 반응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2024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연속 다중 타겟(rTMS)를 적용했을 때, 전체 만성 이명 환자의 48%가 10회 이내 치료에서 임상적 반응을 경험했습니다.
 
우울증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초기 반응률이 더 낮았지만(약 30%), 30회까지 치료를 지속한 경우 최종적으로 약 53%가 반응을 보여, 동반 우울증이 있어도 충분한 기간 치료를 이어가면 반응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같은 TMS라도 '어디를', '어떻게' 자극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이명의 원인이 되는 뇌 영역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분은 좌측 청각 피질이, 어떤 분은 전전두엽이, 또 어떤 분은 여러 영역이 복합적으로 문제입니다. 따라서 정밀한 뇌파 분석을 통해 문제 영역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자극 강도와 빈도를 설정해야 합니다.
 
 
TMS는 장비가 아니라 '해석'입니다. 같은 악기라도 연주자에 따라 소리가 다르듯, TMS도 시술자의 경험과 분석 능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Midjourney. TMS로 회복 중인 뇌.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Midjourney. TMS로 회복 중인 뇌.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원리 2. 기능의학

뇌를 흔드는 몸의 뿌리를 찾다
 
TMS가 뇌의 과활성을 직접 조절한다면, 기능의학은 한 발 더 나아가 묻습니다.
 
"왜 뇌가 과활성화되었는가?"
 
이명이 처음 발생하는 계기는 다양합니다. 소음 노출, 스트레스, 감염, 약물 부작용, 노화에 따른 청력 저하 등. 그런데 같은 자극을 받아도 어떤 사람은 이명이 생기고, 어떤 사람은 생기지 않습니다. 이명이 생겨도 어떤 분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어떤 분은 수십 년을 안고 갑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올까요? 우리 몸의 전반적인 상태, 특히 염증, 호르몬, 자율신경, 영양 균형이 이명의 발생과 지속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2-1. 장-뇌 축과 신경염증

 
최근 가장 주목받는 연구 분야 중 하나가 '장-뇌 축'입니다. 우리 장 속에 사는 39조 개의 미생물이 뇌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2022년에 발표된 한 문헌 리뷰에서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명의 발생 기전과 연결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장내 미생물은 GABA,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에 관여합니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 뇌의 흥분과 억제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장 건강이 나빠지면 TNF-α, IL-1β 같은 염증성 물질이 증가하고, 이것이 혈액-뇌 장벽을 넘어 청각 중추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죠.
 
여기에 더해 2019년에 진행된 동물 연구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소음에 노출된 쥐에서 TNF-α 유전자를 제거하자, 청각 피질의 염증이 줄어들고 이명 행동이 감소했습니다. 염증이 이명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2-2. 자율신경계와 스트레스 반응

 
이명 환자분들 중 "스트레스받으면 이명이 심해진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이건 단순한 느낌이 아닙니다. 우리 몸의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인 HPA 축(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이 이명과 관련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명 환자들에게서는 스트레스 상황 후 코르티솔 반응이 정상인보다 느리고 약하게 나타나는 패턴을 보입니다. 스트레스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몸의 상태가 이명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관련 연구 1, 2)
 
자율신경계의 균형, 특히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조화가 무너지면, 뇌는 만성적인 경계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청각 피질의 과활성은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2-3. 영양 결핍과 대사 문제

 
아연, 비타민 D, 마그네슘 같은 영양소의 결핍이 이명과 연관된다는 연구들이 많습니다. 특히 아연은 청각 신경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많은 이명 환자들에게서 아연 결핍이 발견된다는 보고도 적지 않죠.(관련 연구 1, 2)
 
당뇨와 같은 대사 질환도 이명의 위험을 높입니다. 혈관 손상, 산화 스트레스, 만성 저강도 염증이 청각 신경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기능의학 검사는 이러한 숨겨진 원인들을 찾아냅니다. 소변 유기산 검사로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신경전달물질 대사를 확인하고, 모발 미네랄 검사로 영양 불균형과 중금속 축적을 평가합니다. 장내 미생물 검사, 타액 호르몬 검사, 푸드 알러지 검사 등을 통해 염증을 유발하는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합니다.
 
Midjourney. 증상 넘어 ‘사람’과 ‘삶’을 보는 기능의학.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Midjourney. 증상 넘어 ‘사람’과 ‘삶’을 보는 기능의학.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두 원리가 함께해야 하는 이유

 
TMS와 기능의학, 이 두 가지 접근은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나의 목표를 향합니다. 이명이라는 악순환을 끊는 것입니다.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집에 화재가 났을 때, 불을 끄는 것은 급선무입니다. 하지만 불을 끈 뒤에도 누전된 배선을 고치지 않으면, 화재는 다시 발생할 수 있습니다.
 
TMS는 불을 끄는 역할을 합니다. 과활성화된 뇌를 직접 진정시킵니다. 기능의학은 누전을 고치는 역할을 합니다. 염증을 줄이고, 호르몬 균형을 맞추고, 영양 상태를 최적화하여 뇌가 다시 과활성화되지 않도록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어떤 분은 TMS만으로도 큰 효과를 보십니다. 하지만 이명이 오래되었거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두 가지를 병행할 때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TMS의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되고, 이명이 재발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22년의 임상이 말해주는 것

 
하이맵의원에서는 정량뇌파(qEEG) 검사를 통해 환자 개개인의 뇌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어느 영역이 과활성화되어 있는지, 뇌파의 균형은 어떤지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한 뒤, 그에 맞는 TMS 프로토콜을 설계합니다. 지금까지 6만 건 이상의 TMS 시술과 뇌파 분석 경험이 이 정밀함의 바탕이 됩니다.
 
동시에 기능의학 검진을 통해 몸 전체의 상태를 평가합니다. 7만 건 이상의 기능의학 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명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염증, 호르몬 불균형, 영양 결핍, 장 건강 문제 등을 찾아냅니다. 내과, 가정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영양사가 협진하여, 뇌만이 아닌 몸 전체를 함께 치료합니다.
 
 
실제로 20년 이상 된 이명을 가진 분들 중에서도 이명이 거의 완치 수준으로 호전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물론 모든 분이 같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이명의 원인, 기간, 동반 증상, 전신 상태에 따라 치료 반응은 개인마다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가능성을 확인해보는 것'이죠.
 

'포기'라는 진단에 의문을 권합니다.

 
이명은 '불치'가 아니라 '복잡한 질환'입니다. 귀에서 뇌로, 증상에서 원인으로 관점을 전환하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립니다.
 
뇌의 신경가소성은 이명을 만들어낸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치료의 열쇠이기도 합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변화한 뇌를, 올바른 방향으로 다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TMS는 그 변화를 직접 유도하고, 기능의학은 변화가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오랜 이명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셨다면, 한 번쯤 의문을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정말 가능성이 없는 걸까?" 정밀한 검사와 분석을 통해, 당신의 이명에도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라는 말을 마음 위에 얹어두세요. 오랜 시간 이명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어떤 치료에도 달고 살아야 한다는 절망만 반복됐다면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증상의 원인부터 바라봐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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